가을운동회, 하면 뭐 생각나세요?

 

오늘 어제 못한 설겆이를 하려고 부엌에 있는데 창문으로 보니 초등 아가들이 아침 9시부터 으샤으샤하며 줄 긋고 뜀박질하고 있더군요. 창문으로

초등학교 운동장이 바로 보이거든요.

가을 운동회라 색종이 끈 걸어 놓고 아이들이 우르르 모여있더라구요." 너희들이 아침부터 수고가 많다" 싶었어요. 오늘 날씨가 꽤 추웠잖아요.

 

가을 운동회 하면 뭐가 생각나세요? 전 별로 그렇게 행복한 기억은 아닌데 생생하긴 하네요.

약간 차가운 공복에 먹는 약간 차가워진 김밥, 엄마와 비닐 돗자리, 찐밤 (저희집은 매년 찐 밤이 운동회표 간식이죠)

막 추워졌는데 내복은 못 입고 맨살에 까끌까끌한 츄리닝 입고 야외에서 장시간 오들오들 떨며 의자에 앉아 있던 기억.

롱다리로 시원시원하게 잘 달리는 아이들에 대한, 달리기에 대한 열등감. 반 대항으로 뭐 한다 싶을 때 괜히 소리지르고 무서운 선생님들, 박카스 처음

먹어보고 맛있었던 기억.

뭐 그런 것들이 생각나요.

 

아주 생생하지만 초등학교 운동회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기억은 아니네요. 반대로 중고등학교 체육대회는 구기대회도 하고 응원도 개성있게 반별로 짜고 그런대로 재미가 있었어요.

초등학교 운동회, 재미있으셨나요?

    • 달리기 출발선에선 숨막히는 긴장감 ㅠㅠ 너무 무서웠어요
    • 전 콩주머니 팥주머니. 집에서 만들어오라고 시키면 할머니가 예쁘게 만들어 주셨었는데^^
    • 콩주머니 던져서 터트리는 박이요. 언제나 터트리고 싶었는데 나오지도 않고 나와봤자 터지지도 않았던....
    • 육십 미터 달리기. 늘 꼴찌 아니면 꼴찌에서 두 번째였거든요. 고도 비만인 아이가 끼어 있어야 그나마 꼴찌에서 두 번째였죠. 까짓 꼴지 해도 괜찮은데 왜 그렇게 부담을 가졌나 몰라요.

      그리고 부채춤과. 저희 세대는 육 학년 여학생들이 부채춤 추는 것이 어느 학교나 비슷했어요. 오 학년 소고춤, 육 학년 부채춤. 먼지 풀풀 날리면서 구월 내내 연습했었죠.
    • 청군 백군. 나일론 포장끈 사다가 만든 응원용 술, ABC 초컬릿, 엄마
    • 부모님 동반 달리기요!
      꼴찌하던 저를 우리 엄마가 붙잡고 우다다다 달려서 1등했던 기억이 나요.
    • 강제노동 이라고 생각하면 막장인가요... ㅎㅎ
    • 저는 초등학교 1학년 운동회날 넘어져서..입안이 찢어졌었어요.. 근데 엄청 크게 넘어져서 그런건지... 내가 왜 넘어졌는지.. 왜 다쳤는지에 대한 기억은 하나도 없어요..
    • 달리기 순서대로 손목에 찍어주던 도장.
      바쁜 엄마 대신 동생들 콩주머니 만들던 일.
      메스게임 연습한단 핑계로 은근히 좋아했던 남학생네 집에 모여서 놀던 기억.
      교문앞에서 팔던 달달한 냉차... 같은게 기억나네요.
    • 줄다리기 하고 나면 손에서 나는 냄새랑 혀로 입술 핥으면 나는 흙맛. 그래서 저는 황사시즌을 운동회날이라고 부릅니다. 윽
      아 맞다, 아침에 좀 일찍 가면 만국기만 걸려있고 사람없는 운동장도 저한테는 묘한 기분... 운동회 자체는 기억 안나요. 뭐했지?
    • 전 몸치라 체육대회 아주 싫어했어요. 그날 하루를 위해 무용연습에 피구연습에 달리기 연습까지...선택이아닌 강제로! 하면서도 덥고 얼굴 타는데 먼지나는 운동장에서 이게 무슨 뻘짓인가...했죠. 체육대회 즐기는 분껜 죄송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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