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통증, 의외로 괜찮았어요.

별로 호감가지 않는 두 배우에 관심없는 원안 제공자, 오글거리고 투박한 남성영화 전문감독의 신작이라

땡기진 않았습니다. 되도록 한국영화는 챙겨보려고 하기 때문에 본건데요. 극장가 비수기에 도가니 개봉전까진

막강한 경쟁작도 없어서 이 정도 관객을 모았는데도 한달 가까이 상영할 수 있었던것같아요.

앞으로 1~2주 정도 더 버티고 막내릴것 같네요. 한달가까이 상영을 하길래 뒷심 발휘해서 흥행 좀 되나 싶었는데

100만명은 커녕 80만명도 안 봤네요.

저희 동네는 이번 주 부터 관객 제일 안 오는 시간대에만 상영회차가 배치됐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이 작품 괜찮네요. 생각보다 덜 투박하고 덜 인위적이었어요. 강풀 원작 영화들이 하나같이 닭살돋고

작위적인 감동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아서 견디기 힘들 때가 많은데 이 작품은 강풀이 원안을 제공해서 그런지

아니면 감독의 연출솜씨 덕인지 기존의 강풀 원작 영화들에 비하면 감정굴곡이 자연스럽고 깔끔했습니다.

곽경택이 이런 식의 가슴 찡한 사랑이야기도 만들 줄 아네요. 의외였어요.

특히 그의 장기인 남자배우 살려주는 연출은 내공이 느껴집니다. 권상우 연기 좋았거든요. 

몇몇 장면에선 감동적이기도 했고. 정려원 연기도 괜찮았어요. 정려원은 눈물연기에 있어 항상 감정과잉이었는데

이 작품에선 절규하는 장면이나 우는 장면에서 어느 정도 조절이 됐습니다.

 

고등학교 때 반에 혈우병 환자가 있었어요. 남자애였는데 결석하는 날도 잦았고 체육시간이나 여러 분야에서

열외됐었죠. 1년 365일 출석기록부에는 '혈소판 부족'이라고 가로 치고 써있었죠.

한번은 코피가 났는데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바로 병원에 가더군요. 멈추질 않았거든요.

다행이 아이들과 잘 섞여 어울렸고 배려해줬습니다.  

정려원 캐릭터를 보면서 학창시절 때 그 아이를 떠올리며 봤어요.

영화 속에선 20살 넘긴 혈우병 환자가 세상에서 7명 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 아이는 잘 살고 있을지...

 

관객 없는 낮시간대에 보긴 했지만 관객이 저 혼자였어요.

 

암튼 영화는 괜찮았어요.  

    • 전 이해가 안가는게
      이 세상에 혈우병 가진 여자가 있을 수 있나요?
      다들 학교 생물시간에 열성 유전자의 대표적인 예로 배우는게 혈우병 아닌가요?
      혈우병 유전자를 2개 다 가진 여아는 무조건 태내에서 죽는다고 배웠어요
      아무도 이런 사실을 언급안해서 이상하더군요
    • 네이버 영화 상단에 어느 혈우병 환자가 쓴 이 영화 후기를 읽어봤는데 그 후기에서도 그러더라고요. 강풀이 사전조사 전혀 안 하고 자기 멋대로 혈우병을 상상해서 쓴거라고. 그 후기 댓글을 보니 희귀하게나마 여자 혈우병 환자도 있긴 있대요. 그리고 요즘은 혈우병 재단에서 약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영화 속 정려원처럼 자가치료하는게 말이 안 된다고. 그리고 피가 조금 나는것 정도는 멈춘답니다. 각본가건 원안제공자건 아예 병을 상상해서 썼다면 좋았을것같긴 했어요.
    • 영화보고, 혈우병 관련 글들을 보고 난 뒤.... 깼어요.
      저 또한 영화 자체는 본문의 감상과 거의 동일하게 느꼈습니다.
      곽감독이 남자배우를 잘 살려요. 남자를 잘 알아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8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