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의 "사춘기여, 안녕" 그리고 사소한 소설 질문

"글틴"에 실린 듀나의 단편 소설 "사춘기여, 안녕"


( http://teen.munjang.or.kr/read/view.asp?pKind=93&pID=7&pPageID=&pPageCnt=&pBlockID=&pBlockCnt=&pDir=&pSearch=&pSearchStr= )


은, "글틴"에만 실린 건가요, 아니면 다른 곳에도 실린 적 있는 겁니까?


글틴에만 실린 글이라면, 이거 반응이 좀 미약한 듯도 하고, 몇 달째 아시는 분도 많지 않은 듯 해서 소개 말씀 한 번 드려 봅니다.

듀나님 글이야 재미난 것 많기도 많습니다만,

이번 "사춘기여, 안녕"은 구성이나 진행방법, 결말, 주제 등등 다양한 면에서 참으로 교과서적인 깨끗한 솜씨를 구경할 수 있는 훌륭한 단편소설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내용이나, 소재면에서 특별히 좋아하고 연거푸 읽게 되는 소설이 있겠습니다만,

이야기와 문장을 짜 맞춘 기술이라는 면에서는 이, "사춘기여, 안녕" 만큼 안정감있게 튼튼한 것도 세상 많은 소설 중에 참 드물지 않겠나 생각해 봅니다.

혹시 아직 안읽어 보신 분 추천 합니다. 단편 소설은 이런게 정석 아닌가 싶습니다. (SF물로서도 정석스럽고... )


특히 이야기 중에 "청소년들이 자주 쓰는 말투" 등등의 소재에 대해서는,

듀나님께서 종종 갖고 계셨던 감상을 이곳 게시판 같은 곳에서 보아 온 것이 있는 지라,

'아... 생활 속에서 이런 소재를 보고 기억해 두었던 것이 이런 식으로 주물러져서 단편소설에 자리를 잡는 구나.'

하는 점도 참 마음에 남습니다.



그리고 이상의 내용과 전혀 상관 없이,

2년전 부터 궁금하던 것인데 질문인데...

기욤 뮈소 소설, "구해줘"는 왜이렇게 잘 팔린 겁니까?

제가 뭐 놓치는 부분이 있는 지는 모르겠는 데,

초반에는 좀 재미있기는 한데, 중반 이후로는 너무 재미 없고 결말은 아주 엉성했다고 생각 합니다.

무슨 제가 놓친 부분이라도 있는 겁니까?

    • 저런 글이 있었군요. 당장 읽어봐야겠네요.
      구해줘가 잘 팔린 건 마케팅이 잘 됐고 책 표지가 이쁘다는 점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작가 이름도 기묘하고요.
      방금 다 읽었습니다. 섬뜩하네요. 아무튼 굉장한 글이었습니다.
    • 다 읽었습니다. 재미있네요. 그래서 시술은 받아야 하는걸까요 안받아야하는걸까요.. 아 어렵다...
    • 오, 정말 좋은 SF 단편이네요.
      곽재식 님 말씀처럼 평소에 듀나님이 투덜거렸던 말들이 이런 식으로 소설로 구현되는 걸 보는 재미도 있고요.
      저도 글재주가 있었으면 평소 고민하던 것들을 SF로 만들 수 있었을텐데요. 가령 개인의 선호를 전부 알 수 있는 기계가 발명돼서 가격의 개념이 달라진 근미래 같은 ㅋㅋ 재미없겠네요.
    • 일단 세상이 저지경(?)까지 되면 시술은 안 받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사람은 언제나 '정상에 자연스러움보다 훨씬 많이 매달리니까요. 자아가 바뀐다는 게 두렵긴 한데...
      자폐를 치료할 수 있는 근미래의 자폐인 이야기 '어둠의 속도'가 생각나네요.
    •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런 사이트도 있었네요. 청소년전용 온라인문학사이트라니..문학소년소녀들의 전통이 아직도 살아있군요.
      저는 원고속도가 당췌 나질 않고 작업진행이 맘같이 되질 않는 어떤 작가의 한숨도 좀 느껴졌어요.
    • 우와, 정말 재미있어요. 이런 생각을 하고 이렇게 이야기로 꾸며낼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해요.

      호레이쇼/ 재미있어요^^ 얼른 드는 생각은 그런 세상에서는 거짓이 불가능하므로 정직도 없어지지 않을까 (위 소설에서도 시술 후에는 절제라는 미덕이 사라지죠), 선호와 지식은 어떤 관계인가, 게임이론의 common knowledge 개념과 정보 집합에 대한 모형들이 그런 세상의 '가격' 개념에 시사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정도에요. 기발합니다. 사실, 지금도 선호는 충분히 알려져요. 그리고 그런 세상에서 만약 가격차별이 금지된다면, 거래 행태는 지금과 크게 다를 것 같지 않아요, 여전히 소비자 잉여는 발생하고 자원의 낭비가 줄어들 것 같아요. 아이고야 딱딱한 머리가 괴롭다고 우네요;;
    • 구해줘가 베스트셀러가 되기 전에 읽었는데, 읽고 얼마 안되서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길래 '왜왜왜왜!!' 했던 기억이 있네요.

      듀나님글을 보고 나니, 그렇다면 심리상담의 목표는 무엇이 되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군요.
    • 김리벌/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 뇌의 어떤 부분이 활성화되는지 판별이 나와서, 백화점에서 어떤 상품의 효능과 가격을 설명하면 그 가격보다 옷의 가치에 더 높게 반응하는 사람이 누군지 나도 너도 알 수 있고, 그러면 옷을 사는 것이 무조건 더 합리적이라는 말로 설득하고, 이런 data가 오픈소스처럼 쌓여서 합리적 소비를 나보다 국가나 기업집단의 코디네이터가 더 잘 하는 사회가 되고, 모든 소비는 주식거래 비슷한 게 되었을 때 자유의지로 돈을 쓰겠다는 낭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생기고 이런 과정이면, 듀나님 단편과 너무 비슷한가요 ㅎㅎ
    • 지능에 대해서 상당부분 연구가 진행되도 여전히 '자아'나 '자유의지'가 무엇인지는 알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데 듀나님 단편의 세계에서 자살율은 올라갈까요 내려갈까요. 살아야한다는 아무 이유 없는 충동이 합리적으로 제어된다면 살 이유 없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은데
    • 글을 쓰지 않을땐 소재가 마구마구 떠오르는데 정작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는 순간 백지가 됩니다...
    • 남들 하니깐 나도 하는 현재와 똑같네요.
    • 듀나님 소설의 저 시술은 충동제어와 조금 더 합리적으로 생각하게 해주는 장치지 자유의지나 선호나 도덕 자체를 강제 하는 시술은 아닌것 아닌가요? 아닌게 아닌게 아닌가;
      그러니까 거짓말 같은건 계속 있을 수 있을것 같아요. 거짓말을 하는게 충분히 합리적이라면 말이죠.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정도도 허용이 안되는 시술이라면 저 세계는 훨씬 더 몰개성하고 암울하게 그려져야할것 같아서요;; 단지 충동을 제어하고 합리적으로 생각하게 해준다 정도여야 시술을 할까 말까 갈등이 생기지 않을까 싶거든요. 저라면.
    • 레옴/거짓말을 못하게 하는 건 당연히 아닐 것 같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마음의 여러 목소리를 더 잘 통제하는 정도 아닐까 싶습니다. 그 정도도 자아나 자유의지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 같아요. '대학원에 가고 싶다' 같은 비합리적인 충동이 제어되면 문제 아니겠습니까 ㅎㅎ
    • 헉; '대학원가고 싶다'라는 비합리적인 충동이 제 최근 고민이라서 뜨끔하네요. 충동을 제어하는 쪽으로 어느정도 마음의 결정을 내렸는데 제어되면 문제니까 가야하려나 ;_;
    • 살아야한다는 충동이라니요.. ㅋㅋㅋ 살아야 맛있는것도 먹고 이쁜것도 보고 웃긴것도 듣고... 얼마나 합리적인가요.
      ..........
      그러고보니 다 좀 말초적이군요;; 제가 살아야하는 이유를 찾은게 그것들 뿐이었는데.. 흐음. 충동제어라는게 꼭 말초적인 것들에 대한 제어를 의미하는건 아닐지도 몰라요..;;
      더 큰 말초 자극을 위한 작은 말초 자극의 연기 (ex libris 마쉬멜로우 이야기)
    • 굶은버섯스프/얼마 전에 실종신고되셨던 거 아시죠? 많이 바쁘셨나봐요.ㅎㅎ
    • 시술을 받는다면 급한 공부가 있어서 들어온 카페에서 이러고 앉아 있진 않을텐데... 라는 생각이 드네요.ㅠㅠ
    • 공장장 / 뜨...뜨..뜨끔.. 그러고보니 듀나님이 왜 저런 소설을 구상하셨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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