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 라이프 사이클

얼마전 모 해외 블로그에 중국집의 라이프 사이클에 대해서 설명한 글이 올라온 것을 인상깊게 읽었어요.


1. 신장개업: 요식업 평정의 꿈을 품은 주인, 중국집을 새로 열면서 훌륭한 요리사를 초빙하고, 진귀한 재료를 아끼지 않고 사용.

2. 완전대박: 차츰 입소문을 탄 식당. 점심 저녁이면 한시간씩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로 대박.

3. 잠룡출사: 식당의 성공이 자신의 능력에 있다고 자만한 요리사, 대폭 승급을 요구.

4. 읍참마속: 격분한 주인, 건방진 요리사를 해고.

5. 은근민감: 맛에 민감한 단골들, 맛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을 알고 발길을 끊음.

6. 원가절감: 손님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을 깨달은 주인. 재료의 질을 낮춤으로써 원가를 절감하고 수익성을 회복하고자 함. 때로는 음식값을 올리기도 함.

7. 이건뭥미: 음식의 수준이 2차로 하락하고, 손님의 숫자가 더 크게 줄어둠.

8. 명예퇴직: 손님의 수에 비해 종업원이 많다고 생각한 주인. 종업원의 수를 감축.

9. 물은셀프: 맛도 형편없는데, 서비스마저 엉망이 된 식당은 파리를 날리게 됨.

10. 명쾌해설: 마침내 식당은 망하고, 주인은 망한 원인이 근처에 새로 생긴 식당 때문이라고 생각.


비단 중국집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이 글을 보면서 조직에 찾아온 위기의 원인을 적확하게 진단하고 대책을 처방하는 리더쉽의 중요성을 느꼈어요.


그리고, 집 앞에 있던 맛있는 짜장면집. 어느날 주방장이 바뀌면서 맛이 없어져서 더이상 찾게되지 않은 그 집에 대한 생각도 했습니다. 주방장 어디갔냐는 제 질문에, 주방장이 바뀌지 않았다고 주장하던 주인의 목소리서 울려오는 미묘한 떨림을 나는 캐치하고 있었단 말입니다!

    • 비단 중국집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식당에서 주방자와 주인(경영자)의 갈등은 인류역사만큼 까지는 아니더래도;;;
      그 갈등과 근본적인 모순을 잘 풀어가는 식당들이 오래가겠구요.
      중국에서 보게 되는 희안한 '한국음식관련' 요식업 풍토.... 맛이 그야말로 '발로 만들었니' 수준의 현지중국인 사장이 운영하는 대형 한식당 체인점이 있는데
      한국음식을 가장 많이 찾는 20-30대를 타켓으로하여 입지, 가격, 분위기를 정확히 세팅을 하는데 맛이 그야말로 형편 없지만 (이게 한국사람 입맛 기준이 아니라 좀 수준이 높은 30대 초반의 중국사람들도 알아차리는) 피크아워에 1시간씩 줄을 서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어요. 그러길 3년째가 되어 백화점과 쇼핑몰마다 거의 다 들어가고 있는데 한국사람이 이렇게 성공한 케이스는 '전무'하답니다.
      중국(상해)에서는 '한국식당'이 '맛'이 아니라 '패션'같은 소비형태를 보이고 있다는....고로 주방장이 '잠룡출사'를 하는 일도 '읍참마속'을 당하는 일도 없더라구요.
    • 소규모 중국집 같은 경우는 오픈 전문 프리랜서 주방장분들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 분들은 다른가게로 가시고 그 동안 옆에서 눈으로 음식을 배운 주인분들이 영업을 하시면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그러니 3,4번은 일반적이라기 보다는 거의 소설이라 봅니다)
      신도시 같이 오픈하는 중식당이 많은 지역은 한명의 프리랜서 요리사분이 개점집을 연속으로 맡으시는 경우가 있는데,
      한 집이 괜찮았다가 맛이 없어져서 다른 집서 배달했는데 예전의 그 식당 음식 맛이 나는 경우도 허다했죠.
    • 3. 요리사의 자만이라기 보다.. 왠지 '대박났는데 왜 나에게는 더이상 떨어지는게 없지?'라는 식의 서운함의 표출일 것 같아요. 음식점이 성공하는 것의 요인은 서비스같은 것보다 역시나 맛이 가장 클텐데, 주인이 혼자만 잇속을 챙기려고 하면 저라도 인상을 요구할 듯..
    • 오픈 손님몰이용 프리랜서 요리사 고용은 상당히 일반화 되어 있어요. 이런 식의 프리랜서로만 활동하는 요리사들도 꽤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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