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젼, 사상 최고의 공포 영화

저는 호러 장르를 좋아합니다. 깜짝깜짝 잘 놀라긴 하지만 별로 무서워하는 편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호러 영화는 제게 있어 판타지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죠.

저는 귀신의 존재를 믿지만 그들이 현실의 인간에게 해악을 끼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영화 속에서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귀신의 존재를 현실에 이입하지 않을 수 있죠.

 

이런 제가 가장 무서워하는 건 고어 장르입니다.

굳이 장르로 특화되지 않아도 신체강탈, 신체훼손 장면이 나오면 거의 제대로 눈을 못 뜹니다.

상황의 허구성을 고려해도 신체훼손은 귀신의 위협보다는 현실적으로 더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일이니 단순히 비쥬얼을 끔찍함을 차치하고도 견디기가 힘들어요.

제게 공포의 기준은 만약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난다면.. 이라는 상상이 기본 바탕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컨테이젼은 사상 최고로 공포감을 안겨주는 영화였습니다.

치명적인 치사율의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퍼져나간다는 스토리..

굉장히 충격적인 장면들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덤덤하게 보여주는 연출이 더 끔찍했어요.

바로 얼마 전에 신종플루로 같은 종류의 공포를 경험해본 적 있는 사람들에게 신종플루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빨리 퍼지는데다 치료제도 없는 전염병 이야기라니...

소더버그 감독이 대체 어떤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설마 진짜 질병관리본부의

의뢰로 계몽성을 목적으로 한 홍보영화는 아니겠지요.;;) 만약 '호러'로서 목적이 1g이라도 있었다면

그것은 대성공인 것 같습니다.^^;;;

 

 

어제 야구장 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충동적으로 버스에서 내려서 본 거였는데 영화 보고 나오니까

야구 보고 좋았던 기분도 다 망가졌어요. 그냥 나중에 볼걸... 싶었어요.

더불어 제가 이 영화를 본 이유 중 3할 정도는 주드로 때문이었는데...............................

이 아저씨의 미모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 걸까요. ;ㅁ;

깔끔하게 양복 입고 앉아있는데도 이제 그냥 아저씨일 뿐....orz

 

(+) 더불어 가장 무서운 특수효과는 영화 보는 내내 옆자리에서 코를 훌쩍이던 여자분이었습니다.;;;

정말 그 분이 팔걸이에 손이라도 올리면 저도 모르게 움찔...;;;;

    • 제가 지금 다니는 회사가 CDC와 좀 관련된 일을 하는데 저번 주에 인근 facility에서 열리는 이 영화 유료 시사회에 회사가 비용을 대줄테니 희망자는 참석하라는 공문이 내려오더군요.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빠지긴 했지만 후기들을 들어보니 CDC 쪽에선 이 영화에 아주 만족하고 있답니다. CDC 홍보도 홍보거니와 평소 자기네들이 하는 일을 정말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요...:)
    • 우가/ 관련자들이 영화에 만족하는 이유는 아마도 관련자들로 등장한 캐릭터들에 대한 묘사도 큰 이유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세한 얘기는 스포가 되겠지만 아주 살짝 인간적인 나약함을 보여주는 걸 제외하면 대부분 강직하게 공익을 위해서 스스로를 희생하는 캐릭터로 묘사되죠. 이 공포스러운 영화에서 관객을 위한 배려같기도 했고 유일하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했어요.
    • 굉장히 재미있게 봤어요.
      연기 연출 뭐하나 흠잡흘 곳이 없고
      내용도 굉장히 사실적이고...
      CDC 사람들 애환(?)을 그리느라 꼰대 아줌마 관료 같은 스테레오 타입이 등장하는 건 좀 불공정하지만요ㅎ (게다가 그 아줌마가 딴지거는 대상이 무려 케이트 윈슬렛...불공평해..ㅎ)
    • 폴라포/ 정말 너무 사실적이어서 다큐멘터리 혹은 잘 만든 서프라이즈(..) 보는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중간중간 와아.. 배우들 연기 왜 이렇게 잘해? 싶기도 하고, 어쩐지 그 성우분 나래이션이 나와야할 것 같기도 하고..;;;
    • 예고편만 봐도, CDC 홍보 영화가 아닐까 싶더니만.. 예전의 아웃 브레익도 연상되고..
    • 최근에 본 가장 공포스러운 영화는 <도가니>였어요. 고어, 슬래셔 뭐 각종 장르 가리지 않고 공포영화 많이 봤는데, <도가니>가 압권이었습니다. 제일 무서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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