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냥]고양이 아롱이의 30분 가출.
방금 전, 30분짜리 프리즌 냥브레이크를 찍고 왔습니다. ㅠㅠ;
일의 발단은 틈새가 벌어진 옆방 창문의 방충망이었습니다.
전부터 방충망이 좀 허술하다는 것을 느꼈지만 아롱이가 항상 창틀에 앉아도 가만히
창밖만 구경하길래 방심하고 있던 것이 화근이었어요.
30분 전 저는 안방에서 웹서핑중을 하던 중 옆방이 이상하게 조용한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아롱아~ 하고 불러봤으나 당연하게도 아롱이는 대답이 없었습니다.
왠지 불안한 마음에 옆방으로 건너가보니 아롱이는 방에 없었고 방충망이 벌어져 있었습니다.
*이 사진은 사건 종료 후 찍은 사진으로 실제로 방충망은 이정도까지 벌어진게 아니고 아래
틈새가 벌어져 있었습니다. 이 모습은 후에 제가 창문을 넘어 아롱이를 쫓아가기 위해 벌려놓은 상태에요.
저는 깜짝 놀라서 창문쪽으로 달려가서 밖을 쳐다보았습니다. 다행히(?) 아롱이는 멀리 안 가고
창문 건너편 옆집 지붕위에서 놀고 있더라구요.
저기 초록색 틈새 뒷쪽에 어둡게 보이는 옆집 지붕위에 아롱이가 있었습니다.
저는 다행히다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기도 하고 - 아롱이 단속(?)을 못한 저 자신에게 - 이 상황이 웃기기도 해서 이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려고 안방으로 가서 사진기를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사진기를 가지러 갔다오니까 아롱이가 안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역시 그냥 바로 창문 넘어서 잡으러 갔어야 한다고 애를 태우다가 몸을 내밀어서 옆을 보니까 저쪽 끝에 가있더라구요.ㅜㅜ
본격 도둑고양이 놀이.
확대샷.
너님은 여유로와도 나는 똥줄탄단다.jpg
여튼 저는 이대로 아롱이가 다른 곳으로 가버리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에 최대한 다정한 목소리로
아롱이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다행히 저를 애태우던 아롱이가 다시 창문쪽으로 다가오더라구요.
그런데 이 바보고양이, 창문에서 뛰어내릴때는 잘 내려간 것 같은데 막상 창문으로 도로 올라오지를 못하고
몇번 애옹 거리다가 올라오는 것을 포기하고 다시 산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ㅠㅠ
왼쪽 둘러봤으니까 이번엔 오른쪽.
그래서 저는 결국 저는 창문을 넘어서 직접 데려오기로 마음먹고 후다닥 신발을 챙겨서
신고 창을 넘어 저 공간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아롱이에게 다가가지는 않고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계속 이름을 부르니까 녹색난간에서
내려와서 바닥에서 알짱거리더라구요.
저는 최대한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면서 아롱이가 놀라서 돌발행동을 하지 않게 살짝 살짝 다가가서 아롱이를 코너에 몰았고 이 둔티 고양이는 코너에 몰리자 뒤늦게 다른 도망갈 곳을 찾아서 스텝을 밟았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녹색 난간으로 올라가기 직전 저는 아롱이를 온몸으로 껴안아 붙잡고 잽싸게 창문안쪽으로 집어 넣었습니다.
그 다음 저도 방 안으로 돌아온 뒤 창문을 닫고 고양이 아롱이를 껴안고 마구 잔소리를 늘어놓으면서
짧은 헤프닝을 일단락 지었어요.
이 모습은 한참 혼내킨 뒤 풀이 죽은 아롱이의 모습입니다.
너 그렇게 불쌍한 척 해도 소용없어.-ㅅ-
여튼 짧은 시간 이었지만 정말 간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한편으로는 솔직히 그 짧은 시간동안 호기심 가득한 모습으로 옆집 지붕과 난간을 돌아다니는 아롱이를 보면서 외출냥이로 키우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이 동네는 고양이에게 특별히 호의적인 동네도 아니고 무엇보다도 길냥이들이 너무 많아서 아롱이가 다시 집에 돌아오지 못할 확률이 크기 때문에 힘든 생각이네요.
여튼 아롱이 무사히 잡아왔습니다.
고생한 것은 저인데 지가 삐진척 하길래 이번엔 제가 삐쳐서 아롱이를 못본척 하니까 옆에서 애옹거리다 가네요.
만져주러 가야겠습니다.
찐빵같으니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