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E 는 어떻게 기획된 시리즈였을까요?

ABE 관련된 글들을 가끔 이 게시판에서 본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정말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던 어린이 문고에요.

 

다양한 스펙트럼의 소설들이 많았지만, 저는 단순하고 밝은 취향의 글들을 좋아했어요.

 

<아이들만의 도시> , <긴코장이 대모험> , <장닭호 모험>, <마나난 숨은 섬>, <바랜랜드 탈출작전>, <조각배 송사리호> 등등;;

 

<얼음바다밑 노틸러스>도 재미있었고, <콘티키>도 많이 봤고, <신비섬탐험>도 많이 읽었군요.

 

<파묻힌 세계>도 정말 많이 읽었고,  <북극의개>랑 <시베리아 망아지>도 정말 좋아했었지요.

 

글고보니 장왕록 선생님이 번역하신 <큰숲작은집> <우리읍내> <초원의집> 시리즈도 여기서 처음 봤군요.

 

ㅋㅋ <작은 바이킹>도 있었구나 ㅎㅎ;

 

나중에 머리가 크니까 어머니께서 다시 다 파셨었는데, 스스로 돈을 조금이라도 벌기 시작했을때

 

갑자기 ABE 책들이 너무 가지고 싶어져서 중고 장터에서 전 시리즈를 8만원에 사기도 했습니다.

 

어릴 적 추억을 사는 가격 치고는 싼 가격이었지요( 사면서 가슴이 두근두근한 거는 참 오랜만의 일이었어요;; )

 

이 시리즈는 당시 어린이 문고 중 정말 양질의 시리즈라고 생각합니다.

 

장르도 다양했고, 저는 좀 덜 좋아했지만 슬프고 서정적인 이야기도 많았구요.

 

<빵 포도주 마르셀리노>나 <목화마을 소녀와 병사> 와 같은.

 

바이킹 호콘과 헬가 시리즈도 이 시리즈에 있었고,

 

꼭 영미권 문학만이 아니라 독일책도 있었고, 심지어 러시아권 문학도 많았습니다.

 

<비챠의 학창생활>도 많이 좋아했어요;;

 

<작은 물고기>도 괜찮았었고,

 

심지어 <매는 낮에 사냥하지 않는다>는 신교 부흥의 시기에 영어성경을 밀수입하는 목사의 이야기 였었고,

 

노동운동 책도 있었어요. <검은 램프> 였던것 같아요. 한참 후에 대학생이 되고 나서 그 책이 이런거였구나 라고 알았어요. ㅎㅎ;

 

2차 대전 배경 책들도 많았고 <우리 어떻게 살 것인가> 등등.

 

시간이 많이 남고 제가 아직 호기심이 많았을 때 이 시리즈가 어떻게 기획되었는지가 너무 궁금했어요.

 

먼저 이름이랑 작품 선정에서 볼때, 우리나라 출판사에서 기획된 책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러면 해외에서 기획된 아동 문고를 그대로 (저작권 협의 없이) 따서 온 것인지,

 

일본에서 가져온 것인지 아니면 영미권에 이 문고가 있는 것인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출판사는 학원출판사 였는데, 지금도 이 문고가 어떻게 기획되었는지 알고 싶어요.

 

시간이 된다면 당시 이 문고를 기획하셨던 분들 내지는 해적 수입;; 하셨던 분들의 이야기를

 

르포 형식으로 기록해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해본 적이 있지요.

 

여기에는 심지어 어슐라 르귄의 부모님이 쓴 책도 있다구요;; <마지막 인디언>  

 

혹시 ABE가 어떻게 기획된 것인지, 해외 아동 기획 문고를 그대로 해적 번역한 것이라면 그 원판은 어느나라의 무엇인지

 

아시는 분이 계실까요? 저는 사실 이 시리즈를 기억하고 찾는 분들이 있는 것도 되게 좋더라구요. :)

    • 이거 구하고 싶어요 최근에 닭튀김님때문에 알게 된
    • 충남공주/ 네이버에서 뒤져 보면 판다는 사람들 있었어요. :)
    • 아아 ABE를 생각하면 뭔가 약간의 신비감마저 들어요..이국적인 내용과 그 삽화하며..뭔가 일관성이 없는 전집이긴 한데 어린 마음에도 내용이 수준있다는 생각은 했던 것 같네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 아버지께서 아직 전집을 사줄 능력이 안되셨던 건지, 애한테 너무 어려울 거라 생각해서 그러셨는지 '어린농장주인'이라는 책 한 권만 사주셨어요.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굉장히 아껴서 침대 머리맡 스탠드 위에 늘 놔두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그 후 초등학교 고학년에 올라가면서 아버지의 사업도 번창(엥?)하게 됐고 전집을 다 가질 수 잇었죠. 그런데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는 오리무중..저도 지금까지 소장하고 있었다면 꺼내어 차근차근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요^^
    • 김전일 / 헌책방에서 구하셨겠죠 아마? ㅎ
    • 초, 중, 고 시절 모두 ABE를 늘 곁에 두고 지냈어요. 각 시기마다 좀 더 좋아했던 책이 달라요. 오빠는 ABE에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언니들과 저는 ABE를 너무 좋아해서 나중에 이 책들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 혹은 어떻게 평화적으로 나눠가질 것인가에 관해 고민했었죠.
    • 김전일/ 아 동서문화사가 출판사군요;; 아직 그 때 일을 기억하시는 원로 분들이 계실지도 :) 저도 그 엄한 시기에 러시아 문학작품을 어떻게 출간할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바이칼 호수 근처를 개간하는 내용의 책도 있었지요.

      WILLIS/ 저도 어린농장주인 기억나요 :)
    • 폴리리듬/ :) 시기마다 좋아했던 책이 다를 것 같아요. 나중에 머리크고 봐야 무슨 소린지 알법한 책들이 많았어요. 저희 집은 여동생이 책을 별로 안 좋아했었는데, <아이들만의 도시>로 꼬셔서 책을 읽기 시작했죠. 동생도 나중에는 무척 좋아해서 둘이 반분해서 중고전집 다시 구했답니다. :)
      • 네. 정말 시기마다 달랐어요. 근데, '그 때, 프리드리히가 있었다.' 경우는 어릴 때도, 어른이 된 후에도 여전히 읽기 참 괴로웠어요.
    • 우연히 ABE문고 기획관련자와 인터뷰까지 했던 경험이 있는 관계로 덧글을 답니다. 짧은 전화&서면 인터뷰였지만, 당시 그 출판사가 운동권출신들이 모여 만든 출판사여서 자연스럽게 그런 의식(?)이 있는 분들이 좋게 읽었던 책들을 추천하면서 그게 모여서 문고가 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일본판 문고를 중역하는게 대다수였던 그 시절에(그런 문고들 많았죠. 삼중당이나 계림문고나같은) ABE문고는 일본판 문고를 배낀게 아니라 기본 골조는 영미권 문고선집에 출판사 사장님과 주변분들의 추천으로 끼어들어간 책들이 추가됐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책은 당시 유럽에서 유학하셨던 인문학도분들이 가져와서 직접 번역하거나 한 것들도 끼어있었다고...

      그분의 그 설명을 듣고 나니 몇 가지 그제서야 이해되는게 있더군요. 책들의 번역수준이 고르지 않았던 거나, 역자의 이름이나 약력이 가명과 가짜 약력이었던 것이라던가....(이것 때문에 역자를 찾기가 어려워서 관계자 수소문이 어려웠었죠.)
    • 폴라리듬/ 예 그렇죠 T.T 재미있어 보이는 책들부터 쭉 보고 나머지는 의무감 + 호기심으로 순서대로 읽었었는데, 그 때 프리드리히가 있었다는 두 번 이상은 안 읽었던 것 같아요. 어려운 책들이 많았어요 ==' 슬픈 책들도 많았고 은근 추리물들도 있었지요. :)
    • 봄고양이/ 우와 !! 이 게시판은 정말 신기한 곳이군요. 감사합니다. 번역 수준이 고르지 않은 것들도 있었고, 심지어 어떤 책은 책 부분을 아예 빼버린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떤 기회로 이 책 기획하신 분을 인터뷰 하게 되신 것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 아, 보고 싶네요. 예전에 전집 가진 친구가 너무 부러워서 친구네 가서 틈타면 읽곤 했었는데. 지금 기획되어 나와도 반응 좋을 것 같아요.
    • 대필작가M/ 맞아요. 출판사에서 임의로 책을 아예 축약하거나, 심지어 어린이문고가 아닌 책을 어린이용으로 소프트한 버젼(?)으로 만든 것도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저작권이 엄격하지 않던 시절이니까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판문고들을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통째로 베끼던 그 시절 한국출판계의 관행에 비하면 비교적 해당원서를 입수해서 내부의 엄격한 검열과 심사를 거친 뒤 되도록 원서의 내용을 살려 번역하고자 노력하셨다고 하더군요.
      저는 기자로 일했었고, 당시 이 인터뷰는 외부 기고용 기획기사에 한 꼭지 넣기 위해 어렵게 취재한 것이었는데, 결국 기획 자체가 무산되어 버려서 그 인터뷰는 빛을 보지도 못했었네요. 저도 어릴 때 ABE문고를 읽고 정신세계의 지평이 달라져서(ㄷㄷㄷ이거뭐야 무서워ㄷㄷㄷ) 그 추억으로 기획한 것이었는데...아무튼 이렇게라도 그 문고를 좋아하시는 분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되니 좋군요.

      김전일/ 그 문고는 정말이지, 어린애들에게 너무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문제작들의 보고였지 않습니까.ㅋㅋㅋㅋ
      아참, 위에 적었다시피 이 문고들은 저작권 문제가 걸려있어서 이제는 더이상 복간되지 못할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요즘에도 종종 문의는 들어오긴 하는데, 당시 그 문고 자체가 책을 축약본으로 만들어 넣는 등의 '적극적인 편집'이 많이 들어간 문고였고, 김전일님이 말씀하신대로 90년대 이후엔 다른 출판사에서 저작권협약을 걸고 완역본으로 출간한 것들도 많아서요.
      정말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7~80년대의 출판시장에서만 나올 수 있는 가장 실험적인 어린이문고가 아니었을까...
    • 봄고양이/ 출판사 구성원이 그런 생각으로 전집을 엮은 거면 이해가 가는군요. 어른학교 아이학교 같은 것은 참교육? 을 지향하는 소설이었지요.
      김전일/ :) 소장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전집이에요. 클로디아의 비밀(집나간 아이)도 좋고, 샘아저씨 유산도 재미있었지요.
    • 대필작가M/ 덧글을 좀 더 손보고 나왔더니 다시 새로운 덧글이..ㅎㅎ
      네. 저도 위에 적었다시피 더이상 복간본이 나오기 힘든 문고이기 때문에, 소장할 가치가 더욱 큰 문고라고 생각합니다.
    • 메르헨 전집도요.........
    • 김전일/ ㅋㅋ 그러고보니 '우리 어떻게 살 것인가'가 하드보일드였네요; 전집 문체들이 대체로 짧고 간결한 서양식 문체였던 것 같아요.
      all/ 아 너무 좋아요; 사실 글 쓰면서 별 기대는 안하고 썼는데, 이렇게 후일담 + 기획의도를 알게 될 줄이야. 이 문고 기억하시는 분들 많이 만나서 좋아요 :)
    • 청룡열차/ 메르헨 전집은 좀 더 환상문학적인 내용이 많았었지요? 저는 친구네 집에 들러서 빌려보곤 했었어요 :)
    • 아니 분명 한번이상씩은 다 읽은 것 같은데 지금 줄거리 말씀하시니까 기억을 전혀 못하겠네요!
      다시 한번씩 다 읽어봐야겠어요!!!
      전 헤어졌을때 만날때를 젤 좋아했네요. 그 책은 노랗게 될 정도로 읽었어요.
    • 메르헨은 5권 소실, 에이브는 스무 권 정도만 생존. 그래도 거금들여 책 사준 엄마아빠 고맙습니다. 제게도 인생의 책들.
    • 피비/ 헤어졌을때 만날때도 재미있지요. :) 현대를 배경으로 리메이크되서 영화도 있어요 ㅎㅎ;
      sunset/ 저도 부모님께 감사를. 어렸을 때 애착을 갖고 있는 것이 많을 수록 좋다네요. 하나씩 더 찾아봐야겠어요.
      김전일/ ㅎㅎ 추석 휴일이라.. 근데 정말로 독서성향이 사람한테 영향을 많이 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왠지 이 게시판엔 이 책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았어요;
    • 김전일님 1-66권을 갖고 계시다구요?? 부러워서 울고 싶네요ㅠㅠ
      복간되거나 원작을 찾아 읽는다고 해도 옛날에 읽었던 그 하얗고 딱딱하던 커버와 거멓고 거칠던 종이, 그런 책 자체의 모습이 많이 그리워서 아쉬울 것 같아요.
      제닝스, 비케... 가끔 어떤 장면이나 이야기는 생각이 나는데 제목이나 주인공들 이름이 생각이 안 나서 머리가 간질간질할 때 있잖아요. 들으니까 딱 알겠네요. 내가 가끔 생각하던 애들이 얘들이구나.ㅎ <빵 포도주 마르셀리노>나 <목화마을 소녀와 병사>같은 건 분위기가 밝지 않아서 한 번만 읽고 말았는데도 아직도 인상이 남아있어요. 정말 ABE 시리즈엔 어둡고 슬픈 이야기도 많았죠. 사실 그래서 읽은 것보다 안 읽은 책이 훨씬 더 많아요. ㅎㅎ 전 <부엌의 마리아님>을 가장 여러번 읽은 것 같아요. 지금도 ABE 시리즈 중 딱 한 권만 가질 수 있다면 희망 1순위는 <부엌의 마리아님>. 별 얘기도 아닌데 왜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어요. 사실 그래봤자 작가가 누군지도 모르고ㅎㅎㅠㅠ 마더 테레사도 ABE로 알았죠.
    • ABE 시리즈 얘기는 정말 꾸준하네요. 전 소년 소녀 세계 문학전집, 계몽사 문고와 더불어 여전히 소장 중인데 나름 뿌듯합니다. 아울러 봄고양이님 말씀을 보니 이 시리즈가 다른 전집류에 비해서 왜 그렇게 사회 고발류 라고 할 만한 작품의 비율이 높았는지 이해가 가네요. 소중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 이 글 스크랩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버지가 다 폐품으로 버리고 큰숲작은집 / 목화마을 소녀와 병사 / 막다른집 1번지 밖에 없어요 ㅠㅠ
    • 이 전집을 사준 부모님께 감사를.



      다 읽지는 못했지만 몇몇 책들은 읽고 또 읽었죠.



      기억을 돌이켜보니 참으로 오래전이네요.
    • 아니 이런 보물같은 글타래! 저는 <은빛 시절>이 기억에 남아요 위의 제목들은 모두 아련하게 익숙한데 왜 내용은 기억이 안 나는지... <작은아씨들> 도 들어이었던 것 같은데 맞나요? 제목은 좀 달랐던 것 같기도 하고..
    • 와, 저는 세대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댓글들 주욱 읽다 보니까 이상하게 생각이 나는 거예요ㅎㅎ tnfeo님이 부엌의 마리아님 얘기하시니까 알겠어요! 저도 그 책 참 좋아했었는데!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읽었군요. 안네 프랑크 전기 비슷한 것도 있지 않았나요? 다른 시리즈일 수도 있지만.
    • 전 미국 노예나 독일 유태인들 탈출기, 전쟁 속 아이들 이야기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때 프리드리히가 있었다>, <쥬릴리>, <아버지가 60명 있는 집> <룰루와 끼끼>....
    • 아. 이 글 참 좋네요. 본문도 댓글도 모두요. ABE 시리즈는 모르지만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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