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라고 갖고 논 듯한 기분이 드는 기억들이 몇몇있지요. 예전에 담임 선생님도 아니고 정말 싫어하던 미술 선생님이 컵 씻어 오라고 했을 때 깨버리고 싶은 충동이 있었는데(물론 깨끗이 씻어 갔습니다. 어렸으니까..) 요즘 의식있는 교사들 중에는 컵도 본인이 씻고 교실 청소도 앞장 서서 하시는 분들도 있다네요.
한국인들의 노예근성 자기검열(일기장 검사) 등이 초딩때부터 생긴게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여담임 2명이 개독이었는데 점심시간에 억지로 기도시키고, 수업시간에 타종교 비난하고(애들이 상당히 싫어했음 어려도 알꺼는 다 알죠) 검증도 안된 기독교 신화(컴퓨터로 돌리면 실제로 지구가 멈춘적이 있다는 개소리 등등)를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치가 떨리는군요. 초딩교사들은 어린애들을 상대로 하다보니 만만함을 넘어서서 자기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는 권력을 가져서 그런지 아주 저열한 권력관계를 보여주더군요.
선생님이 점심때 먹을 외부음식 수업시간에 나가서 직접 가서 시키고 오고 그랬죠. 그때 초등학교 2학년이었는데 저랑 같이 곧잘 심부름하던 친구는 그 선생님한테 성추행을 당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짜장면값을 흰 봉투에 넣어서 잃어버리면 안된다며 친구 바지춤을 끌어당겨 그 안에 직접 넣어주던거 지금도 생각나네요. 음식같은거야 전화로 시켜도 되는건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짓거리를 하려고 일부러 심부름을 시킨거였어요. 친구가 그거 너무 싫다고 저한테 말했는데 전 오히려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대답했었어요 선생님이 다른 뜻이 있겠냐고. 지금같으면 난리가 날 일인데 그땐 너무 어려서 잘 몰랐어요. 지금 생각하면 당시 아홉살이던 그 친구한테 너무 미안해요.
언젠가 알림장을 놓고 와 해질녘에 다시 반으로 갔더니 선생님이 계셨어요. 선생님이 만약 자신이 없었다면 어쩔 번했냐는 말을 하시길래 "그럼 창문을 넘었을거에요"라고 하자 그냥 웃으시면서 요즘에도 비싼축에 속하는 초콜릿 두어개를 나누어 주신 기억이라던지, 제가 책만 좋아해 아이들 이름을 기억 못한 걸 알고는 자신의 탓이 아닌데도 자책한 선생님이라던지,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너무 열심히 일한 탓에 동료 교사들 사이에서 소외되기도 했던 40여명의 아이들 하나하나를 주의깊게 살피고 위해주신 선생님이라던지...
아 하긴 아무 잘못도 없는 예쁘고 운동 잘하는 부반장이었던 애를 '인기만 많아서 부반장 된 주제에'라며 갈구곤 했던 이상한 선생님도 계셨네요. 초딩 부반장에게 인기 외의 자질이 필요한가; 뭐 학교 다니다 보면 정말 이상한 선생님들 많이 만나긴 해요. 그래서 소수의 유독 존경스럽고 좋았던 분들이 더 생각나는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 30대 중후반의 노처녀 선생에게 당한 기억들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노골적인 남녀차별, 점심시간에 애들 밥 먹을 때 일부러 심부름 마구 시키기, 공부 잘하는 여자애에 대한 알 수 없는 적개심까지... 지금 생각함 참 웃기지도 않았군요. 저는 초딩 6년 동안 좋았다고 생각할 만한 선생은 1명 정도 밖에 없어서... 초딩 시절이 좀 괴롭긴 했네요. ㅎㅎ
전에 친구가 저에게 그런 얘기를 했었어요. '교사 되는 게 결코 쉽지가 않은데 (일단 교대 들어가는 것부터가 커트라인이 높죠..)왜 그런 이상한 교사들이 많은걸까..?' 라고요. 그 때 제 대답은 '교육에 대한 뜻이 있어서 교사가 되려는 사람보다는 그냥 안정적이고 시집 잘가려고 교사가 되려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거 아닐까.' 였어요. 물론 진짜 교육에 뜻이 있어서 교사가 되려는 분들도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제 주변에서 본 경우는 사실 안정적이어서-가 대부분의 이유를 차지했거든요. 제일 친한 친구가 사범대를 나와서 그 과 친구들이 모인 곳에 같이 어울릴 기회가 있었는데, 20대 중반 정도 되는 아가씨들이 다들 모피를 걸치고 나와서 자신의 '스폰서'가 사준거라며 까르띠에 시계를 자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실 그 때 좀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남자친구도 아니고 '스폰서'라고 표현을 하더군요.) 물론 좋은 선생님들도 많이 봤어요. 저도 초등학교 때 좋은 교사, 안좋은 교사를 다 만나봤구요. 다만 지금 제 주위에서 임용 준비한다고 하는 친구들 중에 교육자로서의 뜻을 가지고 임용을 준비하는 친구를 많이 못본 거 같은게 아쉬울 뿐이에요. 물론 저라도 마찬가지였을거에요. 대학 졸업하고 가장 후회한 일이 교대에 가지 않은 것이었으니까요. -_-;
제 친구에게 은행 심부름 시키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었고 저는 초등학생 걸음으로 10-15분 거리에 있는 곳에 가서 물건 사오라는 지시를 이행한 적이 있었죠. 제일 경악스러웠던 일은 학교 근처에 있던 자기 집에 가서(열쇠도 줬어요) 냉장고에서 멸치가 담긴 봉지를 가져오라고 한 거였어요. 멸치가 도착한 뒤에는 방과 후 교실에서 여자 초등학생 몇 명이 둘러앉아 멸치 똥 빼기 작업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