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과 함께하는 늦은 저녁의 쓸데없는 잡담

1. 핫핫핫, 신입사원 知泉입니다. 회사는 처음 다니지만 조교, 연구원 으로 살았던 시간이 있어서 일손이 좀 빠릅니다. 그래서 저는 일은 일찍 끝낸 후 마무리만 남기고 땡땡이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던 오늘, 일손이 빠른 게 뽀록났습니다. 안그래도 우리회사 일이 많은데.T^T 

그래서 일곱시쯤 퇴근하려던 제 계획은 어디론가 스러지고 저녁먹고 야근하고 있습니다.


2. 지금 하는 일은 잡무와 단순작업의 어드매쯤 있습니다. 창의력이라고는 요만큼도 필요없는, 그저 한번한번 할때마다 단련되어가는 숙련도만 존재합니다. 


그래서 좋아요. 머리는 상큼하게 비우고 노동요나 들으며 작업하다 간간히 취미생활이나 하는. 전 그냥 월급만 주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인종인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보려고 했던 이력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좋아하는 일 때문에 하루하루 으르렁대는 한마리 짐승이었습니다. 


단순 업무를 하는 요즘 오히려 사람꼴을 하고 다닙니다.


3. 요새 제 노동요는 케이티페리와 케샤입니다. 쿵딱쿵딱거리는 리듬감이 트랜스 상태로 인도하여 아무 생각없이 단순작업에 매진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단순작업은 최고예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고통스러울망정 무언가를 이루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전 그런 사람이 아닌가봐요. 배부른 돼지로 살아서 행복합니다.


4. "고독은 점점 살쪄갔다. 마치 돼지처럼"이라고 미시마 유키오는 '금각사'에서 말했습니다. 참으로 그다운 말이 아닙니까.


5. 요새 중얼거리는 문장은 "우리가 잃을 것은 쇠사슬 뿐이요, 우리가 얻는 것은 전세계 일지니"입니다. 묘하게 근대문학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섹시하지 않습니콰? 그런 후 "만국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라니요. 마르크스옹은 멋진 문장으로 선동하실 줄 아십니다. 하긴 "하나의 유령이 유럽에 떠돌고 있다, 공산주의의 유령이"이란 끝내주는 문장으로 시작하셨으니 끝까지 섹시하십니다.


6. 요즘 아무생각없이 흥얼거리는 노래는 '순정마초'입니다. 미치겠어요. 넋놓고 있다보면 입으로 흥얼흥얼. 일하다가 흥얼거리는 자신에게 경기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성격도 나쁘고 상식도 없으면 TPO라도 지키는 차칸어린이가되고싶어요.


7. 전 정재형씨 음악 들을 때마다 "이렇게 예민해서야 어떻게 세상을 살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습니다. 두배로 기쁘고 열배로 상처입을 것 같아서 어린 마음에, 그러니까 십대후반 이십대 초반에 매우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무한도전에서 "으흐흐흐흐흐"거리며 웃는 모습을 보아 매우 기쁘고 다행스러웠습니다.


8. 하긴 피아노오타쿠에 히키고모리인 글렌굴드도 잘 살았습니다.


9. 아아, 오룡차는 맛있고, 정재형씨의 섬세한 촉수같은 음악도 좋군요.

그저 여기가 회사만 아니라면 참 기쁠텐데요.


10. 그럼 모두들 좋은 밤, 즐거운 꿈이 있기를.

    • 1번은 빼고(전 일손 느려요ㅎ) 2번부터 문장을 복사하며 동감이요하다가 포기했습다. 끝번까지 다 동감입니다ㅎㅎ 좋은 밤 되세요^^
    • 크림/동감하신다니, 기뻐요. 근데 "우리가 잃을 것은 쇠사슬 뿐이요, 우리가 얻는 것은 전세계 일지니" 문장 정말 섹시하지 않습니까? 꼭 금욕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파리한 문청이 단호하게 말하는 느낌이 들어서요. 이제와서 고백하지만 전 '공산당선언'읽은 담에 마르크스에게 홀딱 반했습니다. 어쩜 그렇게 글을 잘 쓰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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