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정치적 견해를 공유한다는 것

..참 행복한 일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저는 그러한 경우구요.


오늘도 오세훈의 정치쇼를 보고 흥분하신 저희 부모님과 통화했어요.

오세훈의 눈물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한나라당 규탄과 멍청한 민주당의 행태를 욕하다.

부모님 주변분들의 생각없음으로 이어졌죠. 

그리고 역시나 마지막은 가카의 치적에 대한 분노의 일갈로...

그러다 뒤늦게 나는 꼼수다의 존재를 알려드렸더니

어떻게해야 그걸 들을 수 있냐며, 안타까워하시더군요.


저희 아버지는 한때 이회창 지지자 였죠.

저희 어머니는 한때 민노당 지지자였다가 이회창 지지자로 전향(..)했다가 다시 돌아온(?) 분이시구요.

(요즘은 다시 민주당쪽으로...아아 어미니)

아아.. 이 얼마나 재미있는 결합이란 말입니까.

저희 어머니는 연세에 비해 조금은 왼쪽에 치우친 분이셨고, 나름 합리적인 사고를 하시는 분이며, 저희집 최고권력자죠.

저희 아버지는 나름 오른쪽에 치우친 분이시지만, 어머니에 의해 대부분 설득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계시죠.


이런 부모님아래서 자란 저는... 뭐 그렇습니다.

대학교 1학년때 선배들 꼬임에 넘어가서 여의도로 집회를 간적 있었죠.

덩치가 크다보니 어.. 자꾸만 앞으로 앞으로 가라더군요.

해서.. 맨앞에서 어리둥절 노래도 모르며 서성였던 기억이 있군요.

이 얘길 어머니에게 말하니.. 열혈 우리 모친께서는 본인의 80년대 무용담을.....

아아.. 어미니.....


이런 저희 가족은 가카껜 송구스럽게도

빠...빨갱이 가족인걸까요.

아아...


근데, 가카 조금은 오른쪽이던 저희 아버지가 이렇게 까지 전향한 것은

한나라당과 조중동과 가카의 덕분입니다.



장시간의 통화를 끝내면서 전 이런 부모님과 함께라는 사실에 감사했어요.

그러나 정작 자식의 현재 상황은 물어보지도 않고 통화의 대부분은 정치에대한 분노로..

아...이게 다 가카덕분입니다.ㅠㅠ




    • 부럽습니다. 저는 24일 전화기를 꺼 놓을 예정입니다. 전 요새 철들어서 부모님과 싸우지 않는데 정치문제만 나오면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거짓말은 못하겠고, 계속 듣고 있지도 못하겠고, 화제 전환에 급급합니다. 부모님 전향은 감히 생각도 못합니다.
    • 오늘도 안녕/
      저도 님 부모님이 부럽습니다.
      poem II/
      저도 부모님 전향은 감히 생각도 못합니다. 정치 얘기는 기본적으로 정보를 가진 사람들끼리 해야 통한다는 걸 실감합니다. 사상이 좌냐 우냐를 떠나서요. 정보가 풍부한 사람들은 일단 어째서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는지를 알기 때문에 얘기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서로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전향적인 집안 같아요 부럽습니다.
      쓰면서 전향에 대해 찾아봤는데요 前向 일본 한자어로군요 앞쪽으로란 뜻이죠.
    • 의외로 정치 얘기를 많이들 하는군요. 저희 식구같은 경우 일상 얘기할 게 많아 그런거 얘기할 겨를이 없는 편.
      저희 식구는 사고방식이 서구사람들 비슷하게 되게 개인중심(?)인지라, 가족애는 끈끈하지만 서로의 그런것을 터치하지는 않아요.
    • poem II/ 그러나 전 정치문제를 제외한 생활의 사소한 면에서 부모님과 갈등을;;
      새치마녀/ 전 대신 오프라인에서 다른 사람들과는 정치적이야기를 잘 하지 않습니다. 한번 했다가 된통당한적이 있어서요.
      가끔영화/ 아.. 그런가요. 새로운 사실을 배우고 갑니다.
      Josh/ 저희 어머니 덕분에 이런 분위기가.. 저희 어머닌 사회적 혹은 정치적 이슈가 나타나면 주도적으로 토론을 이끄..셔서요.(아아..어머니..)
    • 정치문제로 다투는 일 없는 행복한 집에서 큰 1인입니다.
      미래의 배우자나 자녀한테도 그러한 가풍(?)을 물려주고 싶네요
      ---------------------------------------
      본문에서의 전향은 轉向,방향을 바꾼다는 뜻이고, 전향적인의 前向은 앞을 향한다는 뜻입니다.
      뒤의 전향은 일본에서 들어온 말이긴 한데 일본어에선 한자어가 아닌게(まえむき-그냥 앞을 보는,앞을 향하는 이라고 읽어요) 우리말 들어오면서 한자어처럼 바뀐 말입니다.
    • 아 한때 어르신들 이회창으로 대동단결하던 때가 있었죠. 거의 절대적이었는데..저희 엄마아빠도 그렇고.
      근데 알아서 찌질하니? 물러나주시고. 덕분에 이명박 당선되고 ^^ 어르신들 돌아서시고..
      이거 그때 그렇게 꽃이 지듯 져 버려준 이회창한테 고마워해야 하는 건가 싶습니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8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0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