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김성근 감독님을 좋아하는 편이란 것과 별개로, 자기 직업에 그 정도로 매진해서 훌륭한 성과를 거둔 사람한테 '승부는 지저분한 것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고 표현한 것은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식의 비난들이 많이 있어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김감독님 자신은 자신의 야구가 지저분하다고 말한 적이 없을텐데요.
'김감독의 스포츠 감각이 다양한 문화의 모습으로 같이 하지 못했다....'라는 문장 자체가 좀 요상해서 해석이 잘 안 됩니다만 그래도 나름대로 대답을 해보자면 에스케이 와이번스는 오히려 성공한 스포테인먼트의 대표적 예로 꼽히지 않나요? 에스케이 야구를 보겠다는 문학구장 관객들이 크게 늘어난 점을 포함해서요.
저는 야구에 대해 관심이 거의 없지만, 몇 개월 전에, 야구란 무엇인가 등을 탐독하고 각종 야구 게시판을 배회하는 야구 광팬 친구에게 김성근 감독에 대해 물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식당에서 같이 밥먹는데 와이번스 경기를 중계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친구한테 들은 내용에 기초해서 형성한 인상은 '승부의 본질은 지저분', '이기는 야구'보다는..
노동집약도가 높은 야구, 일찍 출근해서 늦게 퇴근하는 야구랄까요.. 훈련량과 잦은 인사평가로 이윤을 극대화하는 야구 같았어요.
김성근 밑에서 2~3년 트레이닝을 받는 것이 선수의 장기적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았지만, 계속 김성근이랑 야구해야 한다면 이직하고 싶겠다 정도?
그런데 이게 또 다른 팀으로 그대로 전염되지는 (다른 팀이 이것을 모방하지는) 않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공격 때든 수비 때든 1구마다 뭘 그렇게 적던데.. 참 재미있더라고요. 데이터 오퍼레이터한테 1구단위로 데이터를 받을 수 있을 텐데 싶기도 하고. 데이터 오퍼레이터가 구질이나 코스까지 기록하지는 않는 건지, 다른 사람 시킬 수는 없는 건지. 그렇게 수첩에 손글씨로 적은 노트들을 데이터화해서 활용하려면 다시 수첩 뒤적이고 계산하고 해야 할 것 같은데, 하여간 신기했어요.
주관적인 친구의 의견을 제 주관으로 한 번 더 거른 인상이라 얼마나 정확할지는 모르겠어요.
haia/ 아 그렇군요. 그런데, 제가 궁금했던 건 실시간 데이터가 아니라 사후 평가였는데요, 예를 들어, 상대팀(선발), 선수 상태 등을 고려해서 타순도 계속 바꾼다던데, 어차피 경기 중에는 대타 외에는 타순을 바꿀 수는 없으니, 실시간 용도가 아니라 play by play 사후 평가에 사용될 것 같거든요. 당연히 김감독의 파악 내용이 비교할 수 없이 정확하고 깊이 있겠죠. 그런데 그걸 1구단위로 기록한다는 게.. 왜냐하면 저같은 범인에게는, 너무 많은 기록은 사후 활용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리니까요. 그것도 수첩 뒤적거려서 기록을 선별한다는 게 확실히 요즘 세대에게는 생경한 거죠. 데이터를 적는 것이라면 오퍼레이터를 쓰면 될 것이고, 어떤 통찰 같은 것을 적을 텐데, 그건 타순 단위나 회 단위라면 모르겠는데 1구 단위로 쓴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그 차이가 야신을 만드는 것이겠죠. 그래서 다른 팀에서 모방하기도 어려울 것이고.
대타 내보내는 것외에도 경기중에 감독이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결정해야 할 사항은 무궁무진 많습니다. 투수의 구위(ex: 지금 던진공의 구위를 보건대 6회 끝나면 바꿔야 겠다), 상대투수의 구위(ex: 지금 던지는 걸 보니, 타자들에게 이러 저러하게 요구하자), 방금 공이 헛스윙이었지? 그럼 다음 공은 바깥쪽 빠지는 변화구 / 포수에게 사인보내고 / 수비수 시프트 조정하고, 이번 플레이에 관해서 1루 코치가 심판에게 어필 한 번 하라고 하고 ... etc
김리벌/1구단위로 지시가 이루어지진 않죠. 감독 스스로가 판단할 자료로서 공 하나하나에 기억해야 할 만한 정보를 체크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감독도 사람인데 상대방 투수가 다음번에 무슨 공을 던질지 어떻게 알겠어요. 대부분은 선수한테 맡기는건데, 특히 투수의 구질이나 구위를 판단하기 위해서 그런 작업을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자세히보면 항상 무언가를 적는 것도 아니에요. 티비로 보면 그냥 작대기 하나 긋고 펜을 내려놓는 경우도 많거든요. 투구수 세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산체/ 네 저도 쓰고 보니 haia님의 설명을 너무 제식으로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인터벌이 아무리 길어도 기록+지시+반영이 그렇게 자주 일어나는 건 불가능하죠. 결정적일 때, 확실한 촉이 올 때나 실시간으로 지시를 할 테고요. 실시간 지시가 너무 잦으면 선수의 대응력과 역량에 오히려 해로울 것 같아요. 오더가 동시에 양쪽(본인, 감독)에서 오면 위험할 테니까요. 경기를 많이, 자세히 못 봐서 제 인상이 좀 과장되었나 봅니다. 공수 가릴 것 없이 1구 마다 펜을 들고, 카메라는 계속 그것을 비추고 해서 야 그것 참 투타보다 저게 더 ㅈ밌네 싶었어요.
닥터슬럼프/ 아 저는 책으로도 야구를 안 배웠어요;; 친구가 야구 광팬이고, 그 친구가 이 얘기 저 얘기를 해줬는데, 그걸 듣고 제가 내린 잠정적 결론이 과학적 노동 통제 + 훈련량으로 이윤을 극대화하는 야구라는 것이었고, 감독이 그런 식으로 기록하는 건 야구 중계보면서 처음봐서 인상적이었던 거죠. 저는 야구 잘 모르고 관심도 별로 없어요. 사실 김성근 경기 중계 본 것도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그게 너무 신기해서 저 사람 왜 저러냐고 원래 저러냐고 하니까, 늘 저런다고 하더군요;;
김성근 감독님 때문에 몇번 울었는데, 전 눈물이 많은 사람은 아니고 더욱이 두산팬입니다. 김성근 감독님처럼 진지하고 순수하게 열정적으로 선수를 사랑하는 감독은 없었다고 생각해서 존경해요. 사람들이 김성근 야구 더럽다고 욕할때, 쪽바리 야구라고 비난할때 정말 의아하더군요. 야구 깨끗하게 하는 팀은 또 어디인가요. 이런 큰 분이 이렇게 팽당하는 걸 볼줄은 몰랐습니다
이미 본문글이 지워져서 뒷북일테고 본문 내용이 뭔지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안봐도 비디오란 생각이 드는군요. 참 실망스럽습니다. 그리고 야구란 무엇인가 책 읽고 야구게시판 열심히 돌아다닌다고 광팬이라고 하기에 좀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무슨 세상을 글로서 배웠습니다.. 하는 유치해보입니다. 물론 그로부터 유추된 의견들도 참 어이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