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냥][설문조사?] 군필자 분들! 여러분은 군대 다녀온 것이 자랑스럽나요?

전 솔직히 개인적으로 그렇게 자랑스럽지도 않아요....

전역한지 한참은 지났고요,

2년이란 내 젊음을 현역으로 바쳤지만

사회적으로는 오히려 군바리 취급하는 것도 굉장히 싫고요.

(임신 드립치는 몇몇 일부 여성분들도 싫고요)

그래서 남자들끼리 만나면 그리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군대 이야기를 안 하게 되더라고요.

 

생각해봤는데, 군대라는 곳에 갈 때는

나름대로의 신념으로 간 거였죠.

나라를 지키고 시민적인 책임감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정작 다녀오니, 2년 정말 많이 아까워요.

보상하나 없고 당연히 해야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회풍토.

게다가 그렇게 나라가 튼튼해지는 것 같지도 않고요.

군대에서는 막상 들어가면 머리 깎은 숫자 1 에 불과해요.

그놈의 행정상의 관행이죠.

말도 안되는 걸 시키기도 하고, 업신여김과 깔봄도 있고,

국방을 튼튼히 한다지만 심지어 최전방에서 가라(AM) 때우는 것도 많고요.

('세상에 가라없는 군대는 없다.'는 고참 말이 생각 나네요)

그냥 막연히 당연히 나라에 충성하라 나라를 지켜라 식으로 운영하고 그걸 당연하고 안 하면 국가 역적으로 만드는

이상한 사회풍토도 싫어요.

흔히들 하시는 말이 "나라에 무언가를 바라려 하지말고 내가 나라에 무언가를 할 지를 생각하라"는 식으로 때우는 데,

그건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고 봐요. 나라에 대한 희생이 결과적으로 나와 나의 가족들에 대한 보호기 때문에 그렇지만,

나라에 희생만하고 나와 내 가족들은 찬밥신세가 되고 그 이익을 소수의 고위층만 보는 집단체계에서

그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군대 다녀오면 그 2년 공백은 정말 큽니다. 그야말로 제로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 같아요.

그거에 대한 부담은 전부 본인 몫이고요.

나라에 대한 보편적인 도덕심에 충실했지만 돌아오는 건 피폐한 정신과 현실인데

과연 좋아할 사람이 어디있을 까요?

 

    • 군대에서 배운건 서류 조작한거 물품 재고 갖고 장난친거.. 개인의 가장 아름다울 연애사를 포르노로 둔갑시키는거.. 군대라면 치가 떨립니다.
    • 저희 큰아빠는 제대한지 몇십년이 지났는데도 가끔 군대 다시 가는 악몽을 꾸신대요
    • 손톱만큼도 자랑스럽지 않던 군 복무에서 느낀 대한민국의 군 문제는 두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 차별적 병역의무 - 정치, 경제, 문화에서 활약하는 사람들의 면제율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의 현격한 면제 및 현역 외 복무 비율의 차이

      2. 복무에 대한 경제적 보상의 미비 - 미비라고 말하기 뭐할 정도로 열악한 급여와 근무환경...그중 하나만 꼽으라면 물 새는

      전투화(비싸서서 창군 이래 아직까지 지급되지 않는건지 궁금합니다.)

      이 두 가지 문제를 전혀 해결할 생각없이 "나라에 무언가를 바라려 하지말고 내가 나라에 무언가를 할 지를 생각하라"는 식으로 때우는
      풍토는 아마 꽤 오래가겠죠..
    • 솔직히 전 그리 나쁘지 않았어요. 다양한 사람을 만날수 있었고 그로인해 제가 좀 넓어진 거 같더군요. 조깅하는 습관을 군대에서 (구보말고요) 길렀고, 생각을 글로 옮기는 훈련도 군대에서 거의 스피르타적으로 했죠. 이건 그 답답한 상황을 이겨보려고 발악한거지만 결국은 순기능이었어요. 책도 많이 봤어요. 슬픈열대. 종의기원. 국화와칼 등등 고전을 군대에서 읽었어요. 일반 사회환경이라면 읽다 포기하거나 근접도 안했을듯. 그러고보니 고전에 대한 흥미도 군대에서 키운거 같군요. 컴 자판 타자도 군대에서 현격하게.. 음 이건 아닌가.
    • 노역이죠 뭐.. 아는 사람 있으면 기무사나 본부로 빠지는 거 보면 허탈하기도 하고.
    • 원래 무능한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외교와 정치 실패의 결과물인 국가 안보의 위협과 그로인해 발생하는 손해를 국민에게 돌리기 마련이죠.
    • 저도 nixon님과 거의 유사한 군생활을 했어요. 달리기가 일상의 가벼운 취미로 자리 잡았고, 독서량도 아이러니하게도 들어가서 폭발적으로 늘었지요. 입대 전에는 남자로 태어났지만 미묘하게 남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웠는데, 많이 극복했구요. 다만 역시 큰 사고 한 번 치고 위기 겪으면서 트라우마가 남았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 자랑스럽습니다. 스스로 군대에 절대 적응 못하고 낙오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타고난 아싸기질 때문에.
      여튼 돈 많이 주고 몸이 편하다는 선배 말에 장교로 지원해서 3년 근무했습니다.... 만 일단 몸은 전혀 편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돈... 이거 무시 못합니다. 아웃백 한번 가면 탈탈 털어야 하는 월급과, 나름 연봉 2000 가까이 받고 근무하는 건 마음가짐이 다르죠.
      게다가 중대장이란 직책때문에 병부터 부사관까지 20여명을 적어도 조직구조상 아래에 두고 중대를 이끌어야 합니다.
      일반 사회 같으면 그 나이에 꿈도 꾸지 못할 시츄에이션이죠. 아싸기질 덕에 심적으로 힘들었지만 큰 사고 없이 3년 버텼습니다. 당연히 자랑스럽습니다. 성취감..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내 자신이 조직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증받았다는 느낌이랄까요. 나도 막상 닥치면 이런것도 하는구나... 싶은.
    • 대한민국 군대의 순기능이라고 한다면, 인간군상들이 벌이는 온갖 추태와 부조리를 엑기스화해서 경험할 수 있는 점이 아닐지요. 일단
      집단적 폭력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고, 인간의 이기심이나 추악함이 어떻게 발현되는 지 지근 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으며, 사회생활을 할 때 종종 만나는 무능하고 저열한 상관들 밑에서의 생고생에 대한 예방 접종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돌이켜 보면 제 인생에서 가장 쓸모 없고, 시커먼 기간이 군대 기간 아니었나 싶습니다. 나름대로 얻은 것은 있지만, 피 같은 20대 초반을
      2년씩이나 갖다 바치며 얻을 만한 수준의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이 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군대를 갔다 왔다는 것은 실상 국가로부터
      '무급강제 노역', 즉 착취를 당했다는 의미인지라, 적어도 일반병으로 군대를 다녀와 놓고서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것은 '호구 인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 하.나.도. 자랑스럽지 않아요. 해야해서 했을 뿐. 성장하는 데에는 도움도 꽤 되었지만 그런 고생은 제 자의적인 선택에 의해 다른 곳에서 하고 싶네요. 다른 데 있었으면 더 많은 걸 얻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칸막이님의 의견에 대체로 동의합니다.
    • 전혀... 전역일에도 그냥 깜빵에서 출소한 기분들더라구요.. 2년을 집에서 놀아도 군대2년보다 몇배는 유익할 거라 생각합니다
    •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계층과 입장을 가진 사람들을 접하는 계기가 참 좋았습니다. 중학교 졸업하고 목수하던 후임부터 뉴욕대 다니다 온 후임, 지금은 수사가 되기 위해서 수행중일 예비 신부님까지 있었네요.. 다 잘살고 있을런가..
    • 자랑스럽네요.
      신교대 복무라서 훈련병들 잡고 가끔 했던 어줍짢은 설교들 중에서 그거 듣고 가끔 군대도 사람사는 곳이구나, 라고 생각했다던 훈련병 몇 명을 통해서 말이죠.
    • 군필이 온전히 자랑스러움으로 점철되진 않지만 자랑스런 부분이 조금 있어요. 그래도 이런 조직생활을 경험하고 무사히 마쳤다는 개인적인 것과, 국가방위에 한몫을 했다는것이요. 정치인이나 기득권이 군대를 무슨 시선으로 보고 이용해먹는지에 상관없이,개인적으로 무슨 경험을 군대에서 했는지에 상관없이, 누군가는 이땅을 지켜야하기에 그런의미에서의 최소한의 자랑스러움입니다. 저도 군대체질 아니고 별로 되새김질할만한 군생활도 아닙니다만 그렇더군요.

      칸막이님의 호구인증 의견도 일부는 맞다고 봅니다만 넓은시선으로 보면 좀 달라집니다.
      만약 난 그런 위정자들에게 이용당하기 싫고 무급강제노역의 부품이 되는게 싫어서 군대를 피했다..라고 한다면, 서로 조금씩 나눠져야 할 짐을 타인에게 슬쩍 떠민셈이니 그역시 자랑스러운게 못될겁니다. 군필이라면 적어도 위정자들을 비판하고 체제개선을 요구할수 있는 입장이 되는거라 그런 자부심은 가져도 좋다고 봅니다.
    • 별로 자랑스러울 건 없는데 고위층/재벌/연예인 병역비리로 한번씩 시끄러워 질 때 마다 쪼금 안도가 되긴 합니다. 적어도 저 일로 욕먹을 일은 없겠구나 뭐 이런... 징병제에 대한 찬반론과는 별개로 어쨌든 현재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정해진 의무를 피하지 않고서 수행했다는 것은 자랑씩은 아니더라도 자부심은 가질 수도 있죠.
      '군필자 호구론'은 마치 '법을 지키는 사람이 호구'라는 주장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군필자들이 군대가서 헐값에 착취당하는 거 모르는 바보라서 간거 아니거든요. 그건 그것대로 개선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어쨌든 지금 법이 그러니 법을 지킨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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