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C섬머페스트 2일차 공연후기
어제 젤리야 님의 GMC 후기 글을 보고, 듀게에도 형제분들이 있다는걸 알고 너무 기뻐서, 혹시나 공연 못가신 분들 참고하시라고(약오르시라고) 간단하게 적습니다.
원래 5시 반 시작 공연으로 알고 있는데 8시 넘어서야 도착했어요. 그 이후에도 여러 밴드들이 공연했고요.
아무래도 장시간 이어진 공연이다보니 밴드별로 관객들의 숫자나 호응도가 일정하진 않았습니다. 저만해도 쉬는 시간에 나가서 아이스크림먹고 오느라...
제가 제대로 본 첫번째 공연이 knockdown공연이었는데 보컬분이 관객들이 재미있게 안논다고 곤조를 부렸어요. 멘트할 타이밍에 말그대로 칭얼거리기도 하고
노래하다가 무대에서 뛰어내려서 모슁을 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려 하였으니 그게 여의치 않게 되자, 기타 간주하는 동안 잠깐 드러눕기도 하셨습니다.
저는 그게 참 우습기도 하고 재미있었는데, 덩치도 크신 분이 그러니까 귀엽기도 했지만 살짝 무서웠습니다.
노이지는 요새 GMC 밴드 중에 가장 잘나가는 신진 밴드로서의 위용을 유감없이 보여줬습니다.
아무래도 멤버들의 나이가 레이블 내에서 가장 어리고,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홍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서 그런지 오늘 공연에서 관객들의 호응이나 반응이 가장 좋은 축에 속했습니다. 지난 겨울만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하지만 오늘은 확실히 노이지를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팬들이 많구나라는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커버곡 wake up the dead 때 당황하지 않고 잘들 노는걸 보니 커뮤니티 공지가 잘 되었구나 싶었죠.
그리고 '내맘대로 홍대 3대 베이시스트'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조하영씨는 (나머지는 아침에서 활동했던 박선영씨와 지금은 기타를 치는 슈퍼 8비트의 강나연씨..) 작은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공연때마다 무시무시한 포스를 뿜어냅니다.
조하영씨와 더불어 귀엽고 친근한 매력이 있는 강윤아씨가 라인업에서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다보니 아저씨들 일색인 이 판에서 노이지라는 밴드는 더 탄력을 받을 수 밖에 없죠. 자매들도 화이팅. 우리는 하드코어니까.
그리고 49morphines는... 이 밴드는 볼 때마다 뭔가 애틋해요.
제가 이 밴드 앨범을 너무 사무치게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렇기도 하고, 멤버들의 사정 때문에 요새는 제대로 된 라인업으로 공연을 하는걸 잘 못 봐서 그렇기도 합니다.
오늘도 드럼치시는 분이 밴드에서 탈퇴하게 되었다는 가슴 아픈 소식을 들었어요. 게다가 멘트시간에 농담인지 진담인지 베이스 칠 줄 아는 사람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베이스가 없어서 사운드가 영 아니라고...
안그래도 활동이 뜸한 밴드인데 멤버 구성 때문에 앞으로도 잘 못볼 생각을 하니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49morphines의 음악은 분명 어떤 측면에서 보면 하드코어이지만, 연주라는 측면에서 보면 포스트락에 가깝습니다. 드럼 박자나 그런게 정신없죠. 기타도 어렵고.
그러다보니 확실히 라이브에서는 다른 하드코어 밴드들처럼 폭발적인 관객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긴 어렵습니다. 싱어롱하려고 해도 타이밍이 애매해요. 오늘 이 밴드에 골수 팬들도 자리를 많이 찾은거 같던데 하여튼 좀 애매했어요.
저도 애매하게 흐느적거리다가 마지막 broken fist에서만 같이 소리를 질렀는데 뭔가 좀 아쉬웠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에게 기대받는 밴드인 만큼 앞으로도 분발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당연히 바세린이죠. 오늘 신우석 씨는 간편한 반팔 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동네 슈퍼 마실나온 아저씨 포스를 보여주셨습니다. 살이 좀 붙으신거 같더라고요.
이 밴드의 공연은 이 밴드의 연주나 퍼포먼스나 그런 부분보다도, 이 밴드의 음악을 통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관객들이 많다는 점 때문에 항상 기대가 됩니다.
GMC 공연을 찾아 온 관객들이라면, 다른 밴드는 몰라도 최소한 바세린은 알고 있을 거라는 거죠. 역시나 오늘 공연 중에서 관객들의 호응이나 참여도가 가장 큰 무대였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건 적극적으로 모슁하는 관객들의 숫자가 몇 명 안됐다는 거에요. 저도 나름 열심히 나대긴 했지만 그래도 머릿수가 좀 아쉬웠어요. 미친듯이 구르는 친구들이 한 세 명만 더 있었으면 훨씬 재미있었을텐데 말이죠.
지난번 쌤 마지막 공연에서 할로우잰 무대의 경우에는 한 여섯명? 정도가 뛰어다니면서 공연장을 폐허로 만들었는데... 그 때 다른 관객들이 뛰어놀던 관객들을 공포의 눈초리로 바라보던게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셋리스트도 살짝 의아했죠. 보통 24hrs나 new world awaits는 공연 초반부에 달리는 곡들인데 이번에는 뒷부분으로 빠졌습니다. 그리고 앵콜은 memories of one이었어요.
제가 본 바세린 공연 중에 어쌔신 오브 데스를 연주하지 않은 공연은 이번이 처음인거 같습니다. 겟. 유어. 오운. 스워드. 가 조금 아쉽네요.
여름에 어디 놀러도 못갔는데 이렇게라도 땀을 뺐더니 좀 나은거 같아요. 다음에 만날 때에는 꼭 서로의 어깨를 부딪히며 뒷통수를 때려주기를. 형제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