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스파이 명월, 슈퍼스타K & 위대한 탄생 잡담

1.

원래 지켜 보던 드라마는 아닙니다만.

공교롭게도(?) 어찌저찌하다가 어제 스파이 명월 재방송을 모두 봐 버렸네요;


그냥 '못 만든 드라마'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이것저것 따질 것도 없이 그냥 못 만든.

첩보와 연애질과 코미디를 섞는 거야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제작진의 선택이겠지만 그 세 가지가 완전히 따로 노는 건...; 화면이 커트 되고 넘어갈 때마다 완전히 다른 드라마가 되더라구요. 로맨틱 코미디를 하다가 첩보물을 하다가 멜로를 하다가 우왕좌왕 우왕좌왕. 그리고 그러다 보니 코미디는 안 웃기고 첩보물은 설득력 떨어지고 멜로는 안 슬프고. 현재의 결과물만 놓고 보면 로맨틱 코미디에 집중을 했어도 딱히 재밌었을 것 같진 않지만, 지금 상태보단 그 쪽이 낫지 않았을까 싶어요. 캐스팅도 그렇고 소재도 그렇잖아요. 한류 스타를 이북으로 납치하기 위해 잠입한 북파 간첩 얘길 이렇게 정색하고 하다니. 신상옥, 최은희라도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도대체 그게 언젯적 일인지. 그것도 그냥 납치하는 게 아니라 '결혼'을 해서 데려가겠다는 계획이라니!!;


암튼 한예슬이나 구경하자고 채널을 고정했던 거였는데. '도대체 얼마나 더 엉성하게 흘러가나 보자'는 마음으로 끝까지 봐 버렸습니다.

이젠 안 봐요. -_-;; 다 끝나면 스포일러나 찾아볼까 합니다. 어떻게 끝을 낼 생각인 건지. 동 시간대 시청률 꼴찌인데 연장까지 한다면서요.


...사실 그래서 촬영을 쨌다는 한예슬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잘못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요.


2.

슈퍼스타K 첫 회를 봤습니다.

아무래도 불굴의 의지로 가까스로 끝까지 챙겨 봤던 후발 주자 '위대한 탄생'과 비교를 하면서 볼 수 밖에 없었는데요.

이건 뭐 안 되겠더군요. 제작진의 급이 달라요;


일단 기본적으로 편집의 센스가 다르더라구요. 

똑같이 우울한 개인사를 전시해놓고 감동을 유발하더라도 슈퍼스타K는 '상대적으로' 덜 오버해서 보는 사람들을 덜 불편하게 만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위대한 탄생'에서 한 회 1시간당 수십번씩 봐야 했던 오글오글 자막들이 (물론 없진 않았지만) 비교적 절제되는 것도 있구요. 또 반대로 웃기려고 할 땐 화면 합성에다가 리플레이에다가 자막 도배 등등 오만가지를 다 동원해서 확실하게 웃겨주구요. 사실 웃기려고 오버하는 것도 (실패할 경우엔) 짜증 나긴 하지만 감동 받으라고 오버하는 건 더 짜증나니까요. 감동에 집착하고 개그엔 비교적 무심했던 '위대한 탄생'보다 확실히 보기 편하고, 재밌었습니다. 특히나 '위대한 탄생'의 초반 오디션 분량이 얼마나 심심했는가를 생각해 보면 더더욱.


그리고 뭣보다도 제작진이 '케이블 vs 공중파'라는 매체의 특성을 참 잘 파악하고 제대로 노리고 만드는 것 같았습니다. '위대한 탄생'이었다면 최아란씨나 옐로 보이즈 같은 참가자들을 그렇게 알뜰하게(?) 다루면서 빅 웃음과 화제를 끌어낼 수가 없었겠죠. 아무래도 공중파라는 체면-_-이 있으니까요.


덤으로 심사위원들 역시 달랐죠. 김태원의 '비브라토' 집착을 제외하면 시종일관 대단히 진지했던 '위대한 탄생'의 심사위원들과 달리 이승철, 윤종신 같은 슈퍼스타K의 심사위원들은 할 말은 다 하면서도 능글맞게 계속 개그를 날려줘서 좋더라구요. 이것도 역시 케이블이라는 특성상 더욱 유리한 부분이기도 하구요. 이하늘의 '수퍼 패스' 같은 개그가 위대한 탄생에서 작렬했다면 이하늘은 지금쯤 어떻게 되고 있을지(...)


그래서 그럼 '위대한 탄생'은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나... 를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예능의 성격을 띈 부분에선 태생적으로 승부가 어렵겠단 생각이 듭니다. 공중파와 케이블의 차이도 있는 데다가 슈퍼스타K의 제작진이 이미 개그쪽으론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영역에 있는 것 같아서. 그렇담 결국 나름대로 차별화 포인트라고 강조하는 멘토 시스템을 강화해서 멘토와 제자간의 교류, 그로 인한 참가자들의 성장을 더 많이 보여주고. 압도적인 제작비로 돈을 쳐발라서 무대의 음악적 퀄리티를 높이는 정도가 방법이 아닐까 싶긴 한데...


그럴 리는 없겠죠. -_-

사운드 덕후 이승환이 진상을 부려서 무대 사운드 퀄리티라도 개선을 좀 해줬으면 합니다. '나는 가수다' 정도만 되어도 만족할 텐데요.

...아니 그 전에 2시즌을 볼지 안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이승환이 나오고 (멘토로서 별 기대는 안 되지만) 박정현도 나오고 하니 초반은 보겠지만요.


+ 사실 별 관심 없다가 가족에게서 '나의 완소 제자가 출연했다. 난생 첨으로 문자 투표 참여할 듯' 이라는 문자를 받고 궁금증이 생겨서 챙겨 봤습니다. 가정사 나오는 부분을 보니까 딱 알겠더라구요. 가족님하께서 '정말로 모든 면에서 너무너무 훌륭하고 예쁜 학생인데 집안 사정이 너무 딱해서 안타깝다'는 취지로 예전에 자주 얘기했던 분이라서; 다행히도 매우 잘 생기고 다행히도 노래도 참 잘 해서 통과하고 관심도 팍팍 받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너는 물론이고 주변에도 널리 알려서 투표시켜라!'라는 강요를...; 

    • 자본주의의돼지/ 눈치 채신 분들은 투표를 하셔야 합니다. (누구 맘대로;)
    • 죄송합니다 방송 삼사의 저 프로들 안 챙겨봅니다 천성이 게을러서 OTL
    • 경찰아저씨는 그런 분이셨군요. 안그래도 노랑머리 청년과 더불어 제일 인상적이었는데 앞으로 응원해야겠어요.
      위대한 탄생은 연출이 1시즌이랑 같다는 얘기 듣고 아예 기대 접었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그렇게 재미없게 만들기도 힘들었을 거에요.
    • 위대한 탄생은 슈퍼 스타 K 시리즈에 비하면 다큐였죠. 그것도 잘 못 만들어진 다큐말입나다 ;ㅁ; 전 이제 위대한 탄생은 접고 슈퍼 스타 K만 보게 될 것 같아요.
    • 개인사나 신파스러운 장면은 슈스케가 위탄보다 많긴 한데,
      제작진들이 편집을 잘해서 분위기 전환을 잘 시킨다는게 슈스케가 영리한 면이죠.

      가령 구치소를 다녀왔다는 정병대의 개인사를 꺼내고,
      그에 이어 싸이와 이승철이 자기들의 경험(?)과 연결하여 개그를 하고,
      이어서 경찰인 박필규씨가 불운했던 과거 이야기를 언급되지만,
      그가 등장하면서 또 싸이와 이승철의 반응과 노골적으로 의도되었지만,
      아이러니한 출연순서를 이승철이 언급하며 개그로 또 분위기를 바꾸죠.

      위탄의 자막이 문제인건 참가자가 노래를 부를때 자막이 튀어나와 감상을 방해한다는거죠.
      그냥 시청자들에게 느낌을 맡기면 되는데 자막이 튀어나와 이를 강요하니 화가나죠.
      그에 비해 슈스케는 노래를 부르면 참가자와 심사위원의 표정만 보여줄 뿐
      다른 방해요소 없다는게 오히려 노래에 집중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 miho/ 슈퍼스타K는 방송 삼사가 아닌...;

      오뜨밀/ 뭐 이전 PD를 내보내면 또 다시 경험 없는 사람에게 처음부터 삽질을 시켜야 할 테니까 어쩔 수 없겠죠. (그냥 안 만들어도 되겠지만;)

      Waterloo/ 몇몇 멘토에 대한 개인적 호감과 '뭘 좀 고친 게 있긴 있을까'라는 호기심 때문에 초반은 볼 생각입니다만. 전망은 부정적이죠.

      Shearer/ 첫 회만 놓고 볼 때 슈퍼스타K의 가장 큰 비교우위는 젊은층 취향에 잘 맞는 개그 센스인 것 같았습니다. 그 개그로 그냥 재미도 주고 분위기도 조절하고 참 가지가지(?)하더군요. 뭐 앞으로 진행되어가면서 다른 부분들에서도 많은 차이를 볼 수 있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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