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에서 말이예요...

미스터 다시가 엘리자벳에게 청혼했다 거절당한 뒤 리즈의 거절 이유에 대해 해명하는 장문의 편지를 쓰잖아요.

그 때 분명히-데이비스의 미니시리즈와 조 라이트의 영화 버전 모두-`당신 엄마와 동생들이 무도회에서 보여준 교양없는 행동들` 운운하면서 리즈의 아버지까지 싸잡아서 거론하거든요?

전 그게 잘 이해가 안 되는게...제인과 리즈가 엄마나 동생들에 비해 품위있는 사람들로 보이는게 아버지를 닮아서라고 생각했거든요.

비록 조 라이트 버전에선 미스터 베넷을 연기한 사람이 도널드 서덜랜드이다 보니 가만히 있어도 어딘가 특이하고 좀 정신줄 놓은 사람처럼 보이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그 양반이 그렇게 싸잡힐 만한 행동을 하지도 않은 것 같고 게다가 무도회에서 피아노연주로 진상 피우는 딸을 만류하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다시는 왜 편지에 그렇게 쓴 걸까요? 설마 그 시대엔 부인과 딸들이 경박한 행동을 하면 가장이 간수책임(?)을 지는 정서였던 걸까요?

 

시대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전 미니시리즈를 처음 봤을때 딸들 시집보내는 문제로 안달복달하는 베넷부인을 보고 아 저 시대엔 여자가 상속권이 없었나 보구나 생각하고 말았었는데

다시 보니 레이디 캐서린의 딸과 다시의 여동생은 거액의 유산을 받게 된다는 언급이 나오더라구요.음 그럼 이건 베넷 집안이 귀족신분이 아니어서 그런 걸까...조선시대로 치면 중인계급쯤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콜린스 목사가 집말고 뭐 딱히 상속받을 건 없어 보였지만 어쨌든 집에 하인을 두고 사는거 보면...

이 부분 잘 아시는 분 계신가요?

 

    • 일단 베넷 가 여식들이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는 건 한정상속제도 때문일 겁니다 (우리 나라 민법의 한정상속과는 다른 의미입니다)그당시 영국에선 재산이 상속되면서 각각 분배되는 걸 막기 위해 이런 제도를 뒀다고 하더라구요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조건부 유보 상속 같은 걸로 이해하면 될 거 같아요 예를 들면 유증자가 상속을 하면서 조건을 다는거죠 '이 저택은 대대로 장남에게만 물려 준다' 그런 식으로요.
    • 한정상속이라...(다르다고 하셨지만)우리 민법에선 한정상속이란 내가 상속 받겠지만 채무가 채권보다 많아질 때에는 그 선까지만 책임을 지겠다. 뭐 그런 의미 아니었나요?
      그럼 콜린스 집안에 베넷 집안이 채무가 있어서...라고 생각하면 얼추 들어맞는 듯도...;
    • 다시가 리즈의 엄마랑 동생에 대해선 아주 가차없이 깎아내리면서도 아버지에 대해선 "그분조차도 가끔씩은 보여주시는 교양없는 행동들"이란 식으로 약간은 배려를 해주죠. 구체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책에 나오지 않는 행동 가운데 어느 정도 경박한 언행이 있었던 모양이죠.
    • 소설 속의 한정 상속은 아이린님이 말씀하신 것과 비슷한데요, 베넷 집안의 재산은 아들에게만 물려주도록 묶여 있어요.(베넷 씨가 원한 것은 아니었지요.) 베넷 씨가 아들이 없기 때문에 친척 중에 우선 순위가 되는 남자인 콜린스가 재산을 받게 되는 것이구요. 베넷 가의 자매들에게 남자 형제가 있었더라면 아버지의 재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누이들과 어머니를 건사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베넷 부인이 결혼에 더욱 집착하는 것이죠.
    • 자매들의 아버지에 관해서는 지성이 있는 사람이지만 자리를 가리지 않고 남을 풍자하거나 조롱하는 언동을 하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예의있는 행동은 아니니까 다아시가 안 좋게 봤던 거 같구요. 연대 책임에 대한 부분도 조금은 들어가 있을 것 같아요.베넷 씨는 처자식들의 바보 같은 행동을 고치려 하기 보다는 비웃고 만족하는 성격이었으니까요.
    • /아이린
      그렇군요.이제 좀 이해가 가는 듯...감사합니다.
      /지나가다가
      아 `가끔씩은`이 나왔었나 보군요.몰랐네요.전 도널드 서덜랜드가 던지는 깨알같은 (나름)유머들이 조 라이트가 새로 쓴 게 아닐까 했었어요.
      /퉁퉁
      그 생각을 안 한건 아닌데 일단 성이 다르니까 콜린스 목사는 모계쪽으로 베넷가와 친척일거 같았고...딸에겐 상속을 안 하지만 그 딸(들)이 낳은 아들자식에겐 상속권이 있다는게 뭔가 좀 앞뒤가 안 맞는것 같았죠.
    • /퉁퉁
      아 그랬죠 참.음 그 말씀이 맞는거 같아요.
    • 파티장에서 셋째(이름이 기억이 안나요. 예쁘게 생기지않고 분위기 파악을 못하며 책이야기만 줄줄해대는 동생)가 피아노를 독점하고 노래까지 하려하자 아버지가 좀 부드럽지 못하게 막아요. 그 상황에선 어쩔 수 없었지만 예의바른 행동은 아니죠. 파티장에의 언급은 그 내용이라 생각했어요. 책이 지금은 없어서 아깝네요.
    • 그리고 베넷가의 재산은 땅위주라서 여성에게 상속이 안된다는 기억이있네요. 어디서 얻은 기억인지는 모르겠어요. 다시여동생이나 캐서린의 딸같은 경우엔 현금이나 다른 수입이 있는거구요.
    • 한정상속은 애초부터 걸려있을 수도 있고, 특정한 세대에 걸려있을 수도 있어요. 비슷한 시기의 작품인 <폭풍의 언덕>에서 린튼네 아버지는 린튼의 딸보다 이사벨라(본인의 딸)의 상속순위가 앞에 오도록 상속인을 지정하죠. 베넷가의 재산도 그런 식으로 한정상속이 걸려있었던 것 같아요.
    • 게다가 무도회에서 피아노연주로 진상 피우는 딸을 만류하기도 하잖아요

      ---> 다아시는 특히 그 장면 보고서 무례하다 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메리가 아버지 말에 자기가 실수했음을 깨닫고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 피아노 일어서는 장면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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