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및 질문] 전 게시물 연애의 끝에 대한 추가 바낭입니다.
아까 글을 썼던 사람입니다.
http://djuna.cine21.com/xe/?mid=board&page=2&document_srl=2646167
이 사람 생각해보면 매몰차게 헤어진 것 같으면서도 제게 여지를 남겨서 결과적으로, 제가 미련이 남아
그의 집 앞까지 가게 된 것이었어요.
헤어지려 만날 날, 헤어지기 말하기 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모른체 하고 만났었죠. 그 사람은 제가 다 떨어진
플랫을 신고 다닌 다는 사실을 전 부터 알고 있었어요. 예쁜 플랫 하나 준다고 하더군요. 예전에 봤던 예쁜 신발
가게로 가자고 하면서요. 저는 헤어지는 마당에 그 사람에게서 무엇을 받겠나 싶어 싫다고 했어요.
그러자 이번에는 손지갑이 당신에게 없는 것 같으니 새로 사준다고 백화점에서 고르라고 하더군요. 제 지갑이 꽤
낡은 편이 었거든요. 꽤 비싼 브랜드 매장에서 고르라고 하는 그 사람에게 싫다고 하였습니다.
헤어질 때 물어보니, 제게 미안해서 '이별 선물'을 해주고 싶었답니다. 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헤어지는 마당에
미안해서 하는 선물이 무슨 소용인가요. 그 동안 잘해주지 못했던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일종의 기제였던
건지 좋은 이미지로 남고 싶어서 그러는건지 도저히 알 수 가 없어요. 정말로 미안하다면 제게 이런 식으로 이별
선물이니 뭐니 해준다는 말 자체가 이별을 더 힘들게 한다는 걸 알텐데, 정말로 몰라서 그러는 걸까요.
게다가 헤어질 때는 저기 있는 떡이 맛있어 보인다며, 당신 어머니께 사드리고 싶다고 말하기 까지 했어요. 이 사람은
대체 무슨 의도로 이러는 것인지. 뭐하자는 건지 감이 안 잡히더라구요.
이별을 말할 땐 그 사람도 울었습니다. 눈물을 그렁그렁 하더니 잠깐만 화장실로 가겠다며 갔거든요. 그 사람은
눈물이 나올 것 같으면 그러거든요. 제게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요.
제가 울면서 이렇게 말했거든요.
"나는 당신이 정말로 일때문에 힘들고 스트레스 받고 정말 그래서 내가 옆에서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당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고 당신 일이기에 내가 더 노력하고 참고 잘해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난 당신을
위해 정말로 나도 아프고 힘든데도 당신 아프고 힘든 모습 덜어주기 싫어서 감내했다."
" 알지..나도 당신 그랬던 것 알지..미안해..정말 미안해.."
" 나는 내가 보고 싶고, 입고 싶고, 먹고 싶은 것보다 당신이 보고 싶고, 입고 싶고, 먹고 싶은 것 먼저 생각했다."
" 나도 그랬어.. 사실 우리 마지막으로 회식할 때 당신 버스에 데려다 주면서 울었어.. 사랑하는데 내가 너무 미안해서.."
제가 무슨 회식을 말하는 것이냐고 묻자, 그런 일이 있다고 하면서 화장실을 가겠다며 눈물을 그렁그렁한 채로
자리를 피하더군요. 모르는 척 물었지만, 전 알고 있었거든요.
약 한 달 전, 그 사람 때문에 속이 너무 많이 상하고 힘들고 서로 간에 연락을 몇일 째 하지 않았던 때입니다. 사내
연애였던지라 회식을 같이 하게 되었는데 제가 속이 상해 그날 술을 많이 마셨었지요. 사귀는 것을 아는 부장님은
그 사람에게 집까지 데려다 주라 하였고 그래서 그 사람은 저를 버스를 타고 데려다 주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술이 좀 취한 상태였지만 정신은 약간 있는 상태였습니다. 어질어질한 정도. 그 사람에게 됐다고 당신
밉다고 가버리라고 나 혼자 집에 갈 수 있다고 계속 그랬지만 그 사람은 묵묵 부답 저를 버스에 태웠습니다.
술에 취한 나를 위해 어깨를 빌려주더군요. 됐다고 안 기대댄다고 하다가 그가 어깨에 머리를 대어주자 그 간의
힘들었던 마음을 담아 술 기운에 그 사람에게 말했어요.
" 나..너랑 같이 있고 싶다.. 같이 살고 싶어.."
그 사람이 못 들은지 알고 그의 얼굴을 들어 보자, 그 사람 울고 있더군요. 제가 술이 취해 잘 못 보았을거라 생각했는지..
아무렇지 않은 척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며 앞을 보며 그러더군요. "너 많이 취했네..많이 취했어..."
저는 모르는 척 다시 그의 어깨에 기대어 소리 죽여 같이 울었습니다.. 그냥 그 때는 왜 우리는 이래야 하나 싶어
많이 슬펐던 것으로 기억 합니다.
그렇게 서로 이별을 말하고 우리집 앞까지 그 사람이 데려다 주며 말하더군요.
연락은 왠만하면 하지 말았음 하지만, 그렇다고 당신이 하는 전화에 대해서는 일부러 안 받지도 않겠다. 첫 이별은
힘든걸 아니까. 그리고 간간히 이메일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정도 알리도록 하겠다. 잘 살고, 좋은 남자 만나고.
나중에 몇 달 흐르고 나서 나에 대한 감정이 정리가 되면 그때 연락하도록 해라. 밥 한 번 사주겠다. 하지만 당신과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하더군요. 다시 시작해도 지금처럼 똑같아 질거라구요.
번호는 지울 거냐고 물어보니 지우지 않겠답니다. 메신저에서도 삭제 안하겠답니다.
저는 지웠습니다. 이별한 후에 이런 저런 생각으로 미칠 것 같았던 날. 그의 집앞에 무작정 찾아간 이후, 아.. 정말 이
사람은 미련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지웠습니다. 울며 나와달라는 저에게 이러면 당신 싫어지는 거 모르냐고, 당신
도 수긍한 일이고 난 이미 당신에 대한 미련도 없고 마음도 없다고 정리를 다 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아직 그가 했던 문자 메세지, 메신저 대화 내용까지는 아직 손도 못대었어요.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미안하기 때문에 저렇게 구는 건지. 아니면 이젠 제가 여동생 처럼 챙겨주고
싶은 측은지심이 생겨서 저러는 것인지. 예전에 정말로 가슴아픈 이별의 경험이 있어 모질게 못대하고 좋게 헤어지고 싶어서
그러는 것인지. 저는 연락 안할거든요. 다시 연락해서 보면, 마음 정리가 되었다고 해도 그 예전의 감정이 다시 되살아날 것이란
걸 알기에. 연락 하고 싶어도 못할 것 같아요.
그래도 친구들에게 조언도 듣고 해서 마음은 다 잡았지만 힘이 들긴 하네요. 아직 서로 감정이 있지만 블라블라..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로 소용이 없는 짓 같아요. 어떤 분의 댓글 처럼, 이미 끝인데요. 헤어진 것인데요. 제 속의 망상에 빠져 그를 추억하고
또 그 추억을 재생산 하고 확대 해석하고. 미친 짓은 이제 그만할래요. 그 만큼 저를 사랑하지 않았던 것 뿐이죠.
인연이 아니었던 거죠. 이리 생각하니 마음은 좀 편합니다.
그리해도 이 사람의 이별의 방식은 여전히 이해 못하겠어요. (아실 것 같은 분 계시나요.)
저도 이제 제 삶을 살아야죠.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하느니 제 미래를 생각하는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계속해서
사람들 만나고 이야기 들어보고 하니 도움이 많이 되어요. 아, 이렇게 글 쓰는 것도.. 다음에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게 된다면
그때는 더 현명하게 대처 할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이렇게 더 성숙해 지는 것이겠죠.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