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모든 문제들이 그렇듯이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대한 태도도
경제적 요인과 비경제적 요인 모두에 의해 형성됩니다.
장기적으로 경제적 요인과 비경제적 요인을 구별할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나
단기적으로는 대충 구별이 된다는 의미에서요.
제약 없는 외국인 노동자 유입은 장기적으로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별로 좋지 않습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전면적 폐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결국은 적당한 타협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서 경중을 결정하고 그것을 주장할 수 있겠으나,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로 경제적 요인들에 대해 논의가 전개되나,
양편 모두 약간씩 편향된 듯한 느낌입니다.
혼자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척할 생각은 없습니다.
아래는 보수 입장에서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요약해 본 것입니다.
각각에 대한 개인적인 동의의 정도는 차이가 있습니다.
1. 판례의 해석
판결문 원문, 관련 논평 등 1,2차 문헌을 읽지 않아 조심스러우나
기본적으로 "불법체류자는 임금 안 줘도 된다"는 취지의 판결은 아닌 것으로 판단됨.
"호주같은 경우 임금체불같은 경우 불체자라도 다 받을 수 있으니 주저말고 신고하라고 까지 합니다."
가 사실이라면 호주도 마찬가지임.
불법체류자의 계약 임금은 보장하겠다는 취지임.
그렇다면 이런 '인도주의적' 취지의 이면에 작동하는 경제적 요인은 무엇일까?
경제 주체들의 '계약 이행'을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매우 중심적인 기능 중 하나임.
경제 주체 중 일방이 시민권자가 아닌 경우에도 대체로 마찬가지임.
이 맥락에서는 (잠재적)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신호(signal)를 보내는 것임.
국가 혹은 기업이 등록되지 않은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언제든지 몰취할 수 있다는 판례를 남기면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해당 국가에서의 노동은 엄청난 risk를 수반함.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요구함.
임금 인상, 임금 지급 주기 단축 등을 요구한다든지,
받은 임금을 더 빨리 더 은밀하게 본국으로 송금하는 방법을 도입한다든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대응함.
결국 국가 입장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고용 비용이 상승하는 것임.
고용 비용이 상승하지 않고 risk만 커지면 안 들어옴. 다른 나라 감.
따라서 위의 입법 취지(판례 취지)는
"내국의 필요에 의해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경우, 계약 임금은 보장되니 주저 말고 와서 일하라.
대신 시민권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나가라고 하면 언제든지 나가야 한다.
나가면서 신고 안 하는 것도 안 된다. 제대로 신고하고 나가라.
제대로 신고하면 적정한 정도 보장해 준다."로 해석할 수도 있음.
2. 단물만 빨아 먹는 외국인 노동자
그런 거 없음.
외국인 노동자한테 단물만 빨리는 내국인 고용주 없음.
고용주가 외국인 노동자 단물 빨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동일 노동을 제공하는 내국인 노동자보다 더 저렴한 비용에 단물 빨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고용하는 것임.
3. (본국에서보다) 불쌍하게 착취 당하는 외국인 노동자
그런 거 없음.
그런 의미에서 '쉽게' 돈 버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음.
외국인 노동자의 근로/거주 환경이나 노동 강도가 듀게인 기준에서 쉬운 것은 절대 아님.
같은 노동을 하는 '내국인'보다 더 '쉽게' 돈을 벌지는 않음.
고용주 입장에서 내국인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한국의 일반적인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를 쓸 이유가 전혀 없음.
그러나 해당 외국인 노동자가 본국에서 버는 것보다 더 쉽게, 빠르게 버는 것은 사실임.
"일자리를 구하는 게 '쉬운' 것"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쉬움'임.
불가능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것이 상대적으로 쉬워졌다는 의미임.
해당 노동자에게 프랑스, 대만에서의 불법체류 노동에 비해 한국에서의 불법체류 노동이 더 쉬운지
한국이 그/그녀에게 천국인지는 우리가 고민할 문제가 아님. 알 수 있는 것도 아님.
그들이 잘 알고, 그들이 선택하며, 그 결과 한국에 와 있거나, 한국을 떠나는 것일 뿐.
한국에 와 있다고 해서 한국이 천국인 것도 아니고, 한국이 지옥이라서 한국을 떠나는 것도 아님.
종합적인 상대가격(incentive)에 반응하는 것이며, 가격 차가 작아도 이동이 발생할 수 있음.
한국인이 외국에서 불법(미등록) 노동자로서 받는 처지를 생각해서,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미등록 노동자를 대우할 필요도 없음.
그 한국인은 자기가 미등록 노동이민을 원해서 갔기 때문에, 그게 싫으면 돌아오는 게 맞음.
본인:
지방에서 서울에 올라와서 노동함. 물가 비쌈. 세금 다 냄.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매력 기준으로 지방에서보다 소득 높음.
그런 의미에서 지방에서보다 서울에서 쉽게 돈을 벌고 있음.
실제로 비슷하게 보이는 노동의 지방 임금에 비해 서울 임금이 높으면서 동시에 그 임금을 지급하는 취업 기회도 많음.
서울의 임금에는 비용도 반영되어 있음.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님.
본인이 서울에서 '쉽게' 돈버는 것이 정당하다면,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에서 '쉽게' 돈버는 것도 정당함.
(세금은 안 내지만, 기업은 안 내는 것 알고 고용하고, 정부는 안 내는 것 알고 묵인하는 것임.
세금 내게 한다면? 어느 쪽으로 귀착될 지 예츨 불가. 양측이 분담할 가능성 큼.
고용주가 일부 부담: 임금 상승.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 상승은 고용주의 비용 상승, 이윤 감소임. 그리고 아래에서 보듯 1인당 국민소득 감소임.
노동자가 일부 부담: 임금 불변하거나 세금보다 적게 상승. 결과적으로 가처분 소득 감소. 또는 노동시간 증가.
구직자가 일부 부담: 고용 감소.)
지방에서 올라온 저임금 노동자에게 4대보험 적용 의무화하는 것도 마찬가지임.
노동자의 실수령액이 감소하거나, 노동강도가 증가하거나, 서울에서의 고용이 감소함. 이것이 노동자/구직자에게 좋으리라는 보장이 없음.
지금은 사회적 분위기가 바뀐 것도 있고 해서, 결국.. 서울 시내에 과거와 같은 저임금 기숙 노동이 거의 없음.
국외로, 지방으로 이전되었음.
4. 1인당 국민 소득에 미치는 효과
항상 양(+)임.
간단함.
와서 뭔가 기여하기 때문에 돈을 받아감.
절대로 본인이 기여한 것에 비해 더 많이 받아가지 못함.
(기여한 것보다 많이 주는 고용주는 없음)
이 잉여(surplus)가 이윤 등의 형태로 내국인에게 분배됨.
자유무역 등 일반적인 교환의 이익(gains of trade)와 마찬가지로,
쌍방의 자유로운 거래는 윈-윈임.
고용주에게도 이익,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이익.
보다 엄밀한 증명은 지금 링크를 걸기가 애매한 참고자료에 있음.
5. 내국인 미숙련 노동자의 임금에 미치는 효과
거의 항상 음(-)임.
"'외국 이민들이 우리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불평하는 사람들 중에
바로 그 외국 이민자들이 맡고 있는 일자리를 권해 주면 하겠다고 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네요."
그 일자리를 동일한 임금, 혹은 125% (100/80)에 권해 주면 안 하는 사람이 많음.
그러면?
임금이 상승함.
노동자의 노동공급 곡선과 기업의 노동수요 곡선이 만날 때까지.
결국 안 만난다면?
이는 국내 노동자들이 원하는 최소 임금수준(유보임금: reservation wage)을 맞춰주면서 이윤을 내는 게 불가능하다는 얘기임.
그런 기업, 산업은 사실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적다고 볼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장기적으로 구조조정되는 것이 바람직함.
결국 계속적인 상대적 저임금 외부노동, 외국인 노동자 중에서도 생산성과 임금이 낮은 노동자에 의지하게 됨.
그런 산업은 그런 노동을 공급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본국으로 옮겨가는 것이 (비교우위에 의한 국제분업)
양국에 모두 이익임.
6. 외부 효과
외국인 노동자가 1인당 국민소득을 항상 향상시킴에도 불구하고
정치경제적 갈등을 야기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런 비대칭성임.
외국인 노동자는 이익을 얻음.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 고용주, 그 기업과 생산-소비 chain 관계를 맺는 내국인도 이익을 얻음
그러나 그런 관계를 맺지 않는 내국인은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함.
그런데 비용은 공동 부담.
일종의 외부불경제/외부비경제(external diseconomy)라고 볼 수 있음.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 고용주 등에게 세금으로 보조금을 주는 것과 같은 효과.
7. 제노포비아, 인종차별, 편견
외국인 혐오, 그것도 외국인 일반에 대한 혐오가 아니라 특정 그룹의 외국인에 대한 혐오는
사실 경제적 요인과 무관한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함.
그리고 경제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정당화되지 않음.
반대로, 경제적 이익에 의해 내/외국인 간 (모든) 장벽, 구별 철폐가 정당화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음.
어쩌면, 경제적 이익이라는 것이 장벽과 구별 그 자체로부터 발생(?)하거나 인식되기도 함.
따라서 논점이 구별되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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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다 쓸 시간도 없는데, 대충 이 정도만 쓰겠습니다.
경제적 요인에 대한 논쟁이 많은데,
사실 이건 논쟁할 여지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한국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결과가 많이 축적되어 있지 않기도 하고,
이미 답이 나와 있거나,
그렇지 않은 것은 여기서 비전문가들이 백날 토론해봐야 답이 안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상의 편익과 비용을 같이 봐야 하는데, 각자가 편익만 강조하거나 비용만 강조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제가 약간 궁금한 것은
"현재 우리 나라의 노동 시장에서 저런 불법체류화한 해외 노동자들 아니면 당장에 산업 구조상 문제가 발생합니다."
와 같은 말씀을 하시는 이유가..
예를 들어
산업 구조상 문제가 없다면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 추방에 찬성할 수 있다는 얘기인지,
산업 구조상 미숙련 노동 종속이 있다면, 즉 외국인 노동자 유입에 의한 경제적 이익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만큼의 외국인 노동자 유입은 상한(upper bound)없이 환영하신다는 얘기인지 등이 궁금합니다.
이런 입장이나 옳고 그르다는 평가를 갖고 있어서가 아니라
궁금해서요.
산업 구조상 문제가 없다면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 추방에 찬성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겠지만,
그렇다면 산업 구조적 필요 외에도 외국인 노동자 유입을 허용할 근거와 그 한계까지 제시되어야 할 텐데,
그런 내용은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런 점들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고 논점이 약간 혼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현재 우리 나라에서 저런 00한 해외 자본이 아니면 당장에 산업 구조상 문제가 발생합니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저런 00한 해외 노동이 아니면 당장에 산업 구조상 문제가 발생합니다."
에 대해 일관성 있는 입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을지..
생각보다 명확하지 않을 것입니다.
단물만 빨아먹고 가는 해외 노동자가 없듯, 단물만 빨아먹고 가는 해외 자본도 없거든요.
해외 노동이 들어올 때와 나갈 때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 계약 이행을 보장해야 한다면,
해외 자본에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기타 참고 문헌들.
http://djuna.cine21.com/xe/2572441
장하준.. 글쎄요.. 할 말이 많지만.. 다음으로 미루고요.
주류 경제학에서
상품, 노동, 자본의 이동은 모두 매우 중요한 주제이며, 각각에 대해 방대한 연구가 축적되어 있습니다.
이것들의 자유로운 이동은 일반적으로 윈-윈을 가져오며,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상품만의 이동으로, 즉 자유무역 만으로
요소(노동, 자본)의 가격이 국가간에 수렴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사뮤엘슨이 정립한 이론 중 하나입니다. (스톨퍼-사뮤엘슨, 요소가격균등화)
현실에서 그 조건들이 충족되는지에 관한 경험적 연구도 많고요.
어찌됐든..
상품, 노동, 자본 중 하나가 제약되어야 한다면 노동이 제약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노동이 가장 분할하기 어려운 실체이기 때문입니다. 화양적님이 말씀하신 가정의 해체 등도 한 예입니다.)
그리고 누군가 이에 대해 부정하고 반대할 지라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 문화적인 이유로요.
자유주의 경제학, 시장경제 논리 때문이 아니라, 정치 문화적인 이유 때문에요.
(구별이 가능하다면..)
자료 A.
http://www.nber.org/chapters/c9586.pdf
[international migration and the integration of labor markets]
Globalization in Historical Perspective 라는 교과서의 2장입니다.
1장이 상품시장 통합, 2장이 노동시장 통합, 3장이 자본시장 통합을 다루고 있습니다.
c9586 의 번호를 바꾸면서 입력하시면 1장과 3장도 다운로드 가능할 것입니다.
4장 5장도 소득 수렴(발산), 소득 불균등에 대한 논의이므로 관심있는 분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읽은 지 오래되어 기억이 선명하지 않지만 4, 5장이 지나치게 일반적인 얘기들만 하는 점은 아쉽습니다.)
2장의 참고문헌들은 이민 경제학에 대한 좋은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자료 B.
일전에 소개한 바 있는
윌리엄 이스터리의 논문입니다.
http://www.nber.org/books/harr06-1
페이지의 3장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다운로드 하시면 119쪽에 표가 하나 있는데, 거기 잘 요약되어 있습니다.
(decrease를 increase로 잘못 쓴 곳이 한 군데 있습니다.)
표에 요약되어 있듯,
productivity view의 예측에 따르면,
자본, 노동의 이동이 완전 자율화되면 빈국이 유령국가(ghost country)가 됩니다.
다들 이민가는 것이죠.
productivity view만으로 설명되지 않고, 완전 자율화도 안 될 것이고, 된다 하더라도 완전 이민은 일어나지 않겠죠.
하지만 함의는 분명합니다.
일반적으로 빈국에서 부국으로 이동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생산성 높은, 인적자본을 많이 가진 사람들입니다.
빈국에서도 막대한 부를 누리는 소수의 자산가들과 이민 가지 못하는 사람들만 남은 빈국이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겠죠.
수도권 과밀화, 서울 지방간 격차 증가가 아름다운 한국의 미래가 아니듯이요.
마찬가지로 다른 챕터들, 코멘트들, 참고문헌들을 추천합니다.
"현실에서 그 조건들이 충족되는지에 관한 경험적 연구도 많고요."라고 했는데,
2장의 제목은 "스톨퍼-사뮤엘슨은 죽었다"입니다.
5장은 부국의 농산물 보조금 효과에 관한 논문입니다.
1장과 그 코멘트는 경제학 비전공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므로 강력 추천합니다.
자료 C.
네이버에서
"외국인력 도입제도의 법제화를 위한 공청회"
로 검색하면 첫번째 결과로 한국개발연구원 자료 다운로드 링크가 나옵니다.
1장 외국인력 도입의 법제화 방향과 원칙 - 이주호, 김대일
1997년 자료이지만 보수쪽 입장을 이해하는 데 여전히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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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곧 잘 생각이고, 바쁜 와중에
영화, 극장 산업에 대해서
자유무역-장하준에 대해서
성매매에 대해서 써야할 글이 밀려 있어서 충분한 피드백은 못할 수 있습니다.
다른 분들의 글에서 유용하고 의미있는 정보들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적지 않은 내용이 이미 한 번 정도 언급된 얘기들이지만, 다시 한 번 정리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