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받고 '더러운 직업들'
극한직업은 딱 한번 봤어요.
제가 본 건 석수라고 하나요 돌에 글자 새겨주는 사람들을 다룬 편이었는데
접근도 진지하고 그러면서도 괜한 엄숙주의에 빠지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그렇지만 어쩐지 시간대가 맞지 않아 다음부턴 보지 못했네요.
제가 즐겨보던 것은 디스커버리 채널의 '더러운 직업들' 입니다.
이거 진짜 좋아합니다.
진행자 마크 뭐시기 씨... (이름이 기억이 안나니 마크 씨라고 할게요)가 미국 전역의 '더러운 직업들'을 찾아다니며 체험합니다.
이 더러운 직업들이란 말 그대로 더러운 일들이기도 하고, 더럽게 힘든 일이거나 더럽게 위험한 일입니다.
기억나는 것만 해도 하수구 청소부, 동물 사체처리업자, 지붕 방수업자, 해충 퇴치사, 병아리 감별사(하루종일 똥을 짜요) 등등...
진행자 마크 씨는 사실 배우인데 일을 정말 잘해요.
맨날 자기는 이류배우라 연기를 하는게 아니라 이런 일하다가 사고로 죽을거라고 투덜대지만
어려워보이고 힘이 필요한 일도 거뜬히 해내고
일의 진행과정을 쉬운 말로 풀어서 시청자들에게 설명해줘요.
사실 마크 씨만 봐도 재밌습니다.
그렇지만 더러운 직업들에서 가장 맘에 드는 건 일을 대하는 무심한 태도예요.
마크 씨는 거의 매 에피소드마다 사람들에게 물어봅니다.
"아 정말 이건 더러운 직업이군요. 그렇죠?"
그러면 사람들은 웃으면서, 또는 진지하게 대답합니다.
"네. 정말 더러워요."
여기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과도하게 포장하지 않아요.
그냥 먹고 살려고 직업을 선택한 사람이 대부분이고, 어쩌다보니 오래하게 된 거거든요.
누구나 꺼리는 일, 아무도 신경써주지 않는 일을 묵묵히 하면서
이 일이 딱히 자랑스럽지도 않지만 오래하다보니 일에 대한 애정이 은근히 쌓인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이기 때문에 저런 대화를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이겠죠.
원래는 저녁 여섯시마다 해줬는데 디스커버리 코리아로 바뀌면서 시간표가 바뀐 모양이네요.
내일 저녁 일곱시에 하네요
저도 오랜만에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