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miho님의 글에 이어

며칠 전 전철이었습니다.

 

출근길이었고요.

 

2호선을 타고 가는데 대각선 위치의 자리가 하나 난 것이죠.

 

아 저기 앉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자리 바로 앞에는 여고생이 한 명 서있었습니다.

 

저 학생이 앉겠지.

 

그런데 나를 보더니 미소지으며 앉으세요, 라는 포즈를 취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처음 당해보는 일이라 머쓱하게 앉았지만 이거 맘이 좀 묘하더군요.

 

지하철에서 벌써 좌석을 양보받는 나이가 된건가.

 

저 아직 30대라고요.

 

그래서 저 학생이 곧 내리나 싶었는데 왕십리에서 아현까지 가더라고요. 절 양보해준 곳은 상왕십리. 가깝진 않죠.

 

결국 때에 따라선, 누군가 보기엔, 어떤 상황에서는 자리를 양보하게끔 되어있는 사람이 되어있나보다, 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 생애 기념비적인 날이었습니다.

 

그래도 몸은 편하더군요.

 

아 슬프다.

 

 

 

    • 다른이야기인데 버스에 분홍색으로 되어있는 임산부석이 있어요.
      제가 거기 앉았는데 어떤 아저씨가 오더니 니가 임산부냐고 따지더군요... ㅡㅡ;;
      결국 일어나서 뒷 좌석으로 갔음. 자리도 많더만... 쳇.
    • ㄴ 시비거는 데 쾌감을 얻는 아저씨인가 보군요.
    • 참 훈훈한 여고생이네요. 고생이 많을듯...
    • ㄴ 훈훈하고 심지어는 예쁘기까지 했던 여고생은 맞는데, 초점은 양보의 대상이 되었다는 저에게도 좀...
    • 제목에 제이름이 나와있어서 깜짝놀랬자네요.ㅋㅋ 몸편하고 맘편한게 제일 좋지만 역시 슬프네요 ㅠ.ㅠㅋㅋ 힘내세요!ㅋ; ('ㅁ')/
    • 전 가끔 앉아가기 싫을 때가 있는데,
      바로 앞에서 자리가 났을 때 누군가 저와 그 자리를 경쟁(?) 할 위치에 있는 분이 저를 쳐다보면
      상대가 20대 건장한 남자라도 선뜻 웃으며 앉으시라고 해요.
      아마 그 학생도 그런 경우가 아니었을까요?
    • 전 20대였을 때에도 자리 양보받은 적 있어요. 아퍼보였대요;;
    • nixon님 자신도 모르게 그 자리에 앉으면 참 좋겠다는 소망이 얼굴에 드러나서 여학생이 양보한 것 아닐까요. 여학생이 속으로 '저 사람 너무 간절해 보이잖아!' 이러면서요.
    • 전 임신해서 임신부석에 앉았는데도 호통치는 할아버지도 만나봤어요 ㅡㅡ; 배도 충분히 나와있었구요.
    • Eun/저도요.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았는데 맞은편 할아버지가 손가락질 하면서 욕하시더라고요; 옆에있던 아줌마가 임산부라고 대신 얘기했는데도 본인 내리실때까지 계속 그러시더라고요. 또 한번은 대학생으로 보이는 20대 남자분이 제 배를 보고 자리양보를 해줬는데 옆에 있던 아줌마가 잽싸게 낚아채서 앉더니 계속 핸드폰으로 DMB만 보더라고요. 양보해준 남자분 당황해하고, 저는 황당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얄밉기도 하고 몸도 힘들도.. ㅎㅎㅎ
    • Eun,비상구/ 저는 만삭에 사람 많은 버스를 탔는데 자리도 없고, 양보해 주는 분도 없어서 겨우겨우 서서 가고 있었는데 바로 앞에 자리가 났거든요. 그때 저멀리서 나타난 아줌마가 가방을 던지면서 자리를 낚아채더군요. 그때의 황망함이란...저도 억울하기도 하고 몸도 힘들고 어이도 없고...양보는 바라지도 않아요. 임산부 앞에 난 자리나 빼앗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 그런 사람들이 있군요 어이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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