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교과서 소설 다시 읽기

사교육 업계에 몸을 담고 있다보니

학생들이 공부하는 교재들을 자주 접하게 되요.

 

학창시절에도 원래 국어를 좋아하긴 했었지만

시험을 보아야 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읽었던 교과서 소설과

지금 다시 보는 소설의 느낌은 참 많이 달라요.

 

학창시절에야 저도

전지적 작가 시점이니 1인칭 관찰자 시험이니 그런거는

단지 시험을 보기 위해 외웠던 것일 뿐...실제로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선

관심이 전혀 없었던 학생이었지만

 

지금 와서 보니까

만약 '사랑손님과 어머니'가 옥희의 시선으로 쓰이지 않았다면,

'동백꽃'이 '나'의 입장에서 서술된 이야기가 아니라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두 작품은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소설이에요. ^^ 동백꽃은 학창시절에도 좋아했지만

사랑손님과 어머니는 딱히 좋아하진 않았었는데 최근에 다시 읽으면서 너무 좋아졌어요.)

 

그러나 학생들은 동백꽃을 '닭싸움'에 관한 이야기로 해석을 하더군요. ㅠㅠㅠㅠ

한편으로는 그걸 마음으로 느끼지 못하고

제가 그랬듯이 밑줄 그으면서 단어의 의미를 적고, 주제를 적고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울 뿐이에요.

 

지금은 국정교과서가 아니라 검정교과서로 바뀌어서

다양한 작품들이 교과서에 실리고 있는데

그걸 모아둔 책을 읽어보는 재미도 꽤 쏠쏠해요.

몰랐던 문학 작품들이 꽤 많거든요.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그걸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하는게 요즘 가장 큰 고민이에요-_-;

 

회원분들은 어떤 교과서 작품을 좋아하셨나요?

 

    • 교과서와 문제집에 나온 김유정의 소설은 다 좋아했어요. 운수좋은 날도 강렬했던 것 같아요. 이청준과 김승옥 등등.. 교과서에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황순원의 별도 기억나네요.
    • 수능때도 문학 파트는 좋아했어요 현진건 이상 김유정.. 나중에 다시 보면서도 좋았죠 음 메밀꽃 필 무렵이 누구꺼였죠 지역 이름 봉평은 기억나는데
    • 이효석이요. 정말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소설이에요..
    • '광장' 맨 마지막 부분 좋아합니다.
    • 김승옥 소설 1964 겨울 서울 이던가? 서울 겨울?이랑 교과서인지 문제집인지에서 본 사하촌이라는 작품이요..ㅋㅋ 결말이 너무 뿌리깊게 남아있어서..
    • 전 황순원의 학 마지막부분
    • 근데 지나고 보니 어렸을 때 본 한국문학이 참 진하게 남아 있어요. 물론 어렸을 때 본 책들이 강렬한 인상 남기기 쉬운 편이지만요.
    • 읽기 쉬워서 수필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피천득 수필이나 버찌씨로 과자를 바꿔먹은 어린이 이야기 같은 외국 수필;
    • 소설을 좋아했는데, 요즘 종종 떠오르는 건 <방망이 깎는 노인>입니다. 마치 제가 실제로 본 것 같은 인상.
      집에서 마늘 빻는 방망이가 손에 배긴다는 걸 안 다음부터 부쩍 떠오르는 듯. 물론 책에 나온 방망이는 빨래 방망이었지만.
      하지만 정작 그 당시에는 뭐 이딴 교훈적인 내용이 있냐면서 싫어했죠.
    • 이효석이군요 다른 작품은 못읽어봤네요
      교과서에 실려있던 작품이 기억에 많이 남은 걸 보면 그 시절 나름 의미있고 좋았던 것 같아요
      가끔 긴 글이 나오면 전문을 사나흘에 걸쳐서 다 읽어주곤 했던 우리 문학선생님도 기억나요 목소리 엄청 근사했는데

      광염소나타 어딘지 섬찟하고 좋지 않았나요 백석의 시도 고등학교 삼학년때 여승으로 처음 접한 것 같은데 아 오렌지맛 오렌지도 기억나요!
      으으으 오랜만에 추억에 잠기네요 그때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그래도 안갑니다
    • 제가 공부했던 작품들이 지금도 여전히 교과서에 실리는 걸 보면 참 신기해요. 물론 좋은 작품들이니까 계속 실리는 거겠죠.
      검정교과서로 바뀐 지금도 반복해서 실리는 작품들은 정해져 있더라구요.
    • 일단 떠오르는 건 윤오영의 달밤.
    • 이청준의 <눈길>이요. 국어 시간에 한 문단씩 돌아가면서 낭독 했는데 교실 여기저기에 훌쩍거리는 소리가 가득했죠.
    • 김승옥의 무진기행과, 황석영의 삼포가는 길이요. 어린맘에도 너무 좋았어요
    • 이청준의 눈길을 보고 땅을 치고 울었어요. 하지만 금새 까먹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갔어요.
    • 이해의 선물이었던가요.
      버찌씨로 사탕사먹고 커서 다른 아이에게 갚아주는 단편소설. .
      왠지 모르게 대한민국 국어교과서엔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란 느낌이었죠.
      중1 국어였던가 그랬는데 헐, 벌써 20년 전이네요. 아 그리워라.
    • 저는 그 버찌씨로 사탕 사먹는 소설에 나왔던 사탕가게 묘사가 기억에 남았어요. 울긋불긋한 검드롭들과 감초과자라니...어떤 맛일까 많이 상상도 하고 했는데 막상 커서 감초과자가 liquorice 였다는 것을 알고는 좀 실망했어요. 빨간색 liquorice 말고 정통 검은색 liquorice를 맛보았는데 도저히 삼키지도 못할 맛이었거든요. 늘어선 플라스틱 통에 갖가지 사탕들이 담겨있는 가게에 가면 중학교때 생각이 나는 건 같은 국어책을 읽었던 세대만이 공감할 수 있는 기억일까요?
    • 소설은 김승옥 서울 1964년 겨울, 황석영 삼포 가는 길이 기억에 남네요. 먹먹한 느낌...

      시는 딱 하나. 중2 수업시간에 국어 선생님이 박용래 겨울밤을 장단고저 맞춰 낭독해주시는 걸 듣다가 뛰쳐나가서 화장실에서 펑펑 울고 왔던 기억이 납니다. 선생님께서 이해해주셔서 다행이었죠.

      시 읽는 법 배우고 싶네요.
    • 다음날 바로 구두의 징을 빼 버리신 계용묵님.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3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4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89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6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3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7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1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4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4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0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3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