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故 정은임 아나운서의 방송을 듣고 있습니다.



故 정은임 아나운서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은 다음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http://dogku.egloos.com/2789090



정은임 추모사업회(http://www.worldost.com/)라는 홈페이지에 가면 지난 방송들을 모두 들을 수 있습니다.

저는 mp3를 받아서 이동하거나 자기 전에 조금씩 듣고 있습니다. 


요즘 한진중공업 관련해서 수 년 전 정은임 아나운서의 오프닝 멘트가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여러 커뮤니티, 블로그, 트위터 등에 정은임 아나운서에 대한 언급이 종종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지요.

일단 저는 03~04년 방송분을 듣고 92~95년 분으로 넘어가려고 하는데요.


아직 방송을 많이 들은 것은 아니지만 정은임 아나운서의 목소리와 멘트의 내용을 듣는 매 순간이 정말 고역입니다.

왜냐하면 가슴이 저릿한게 '왜 이런 분이 그리 빨리도 가셨나..'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저 너머에서 정은임 아나운서가 이 말을 듣는다면 이렇게 말하겠지만요.


'사는 것이 죽음보다 고통스러운 분들도 가득한 이 세상에

 제 한 몸 일신상의 사고가 뭐 그리 큰 일이겠어요.'


특히 지난 밤에 들었던 방송 내용은 '우리집 꼬마'에 대해 언급을 해서 가슴이 더 먹먹했습니다.

내용은 대충 이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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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꼬마'를 데리고 대학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2002년에 대학로에서 우리집 꼬마는

'오~필승 코리아'를 외쳤는데 아직 발음을 제대로 못해서 '오~피스 코리아'로 발음을 하더군요.

순간 '오~평화 코리아 그거 괜찮은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2002년의 대한민국은 축구로 세계 

4강에 들었는데 2003년의 대한민국은 이라크파병으로 세계 4강에 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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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시사성 있는 은유적인 촌철살인 때문에 가슴이 먹먹하기도 하지만 

저 때 아직 발음이 제대로 되지 않던 '우리집 꼬마'는 엄마를 잃은 채 

초등학교 고학년 내지는 중학생이 되어 있을거란 생각을 하니 맘이 먹먹, 짠함, 뭉클합니다.

저 꼬마에게 엄마의 사고는 한 개인의 일신상의 사고가 아니라 우주와 모든 세계가

붕괴되는 그런 일이었을 테니까요. 


여튼 맘이 괴로워도 03~04년간의 6개월간 방송분을 다 듣고 92~95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려 합니다.

다음은 2003년 10월 21일 정은임의 FM영화음악 8년만의 방송재개 첫방송분 오프닝 멘트와 선곡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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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21일 출입금지

"관계자 외 출입금지"
"만차"

어떠세요? 이런 문구를 보면요.
어쩐지 뒤로 물러나고 싶지 않으세요?
이런 것보다 더 강하게 사람을 밀어내는 게 하지만 있습니다.
바로 분위기죠.
누구나 아무나 들어갈 수 있다고 하지만,
그렇게 큰 길 가에 커다란 문을 만들어 놓기는 했지만,
화려한 백화점이나 호텔, 갤러리의 입구는
어쩐지 사람을 주눅 들게 합니다.
그런 곳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 한테는
분위기 자체가 출입금지 푯말이죠.

하지만요,
골목 안 어느 곳 엔가 숨어있어서
간판도 잘 안보이고 입구가 어딘지도 잘 모르겠고
그런 작은 칼국수집,선술집에는
언제나, 누구나 선뜻 발을 들여놓을 수가 있습니다.

새벽 3시에요.
아직은 어둡고 쌀쌀하죠.
이 가을 골목길
누구나 쭈뼛거리지 않고 들어올 수 있는
작지만 아주 편안한 문, 열어놓고 기다리겠습니다.
조그맣지만  따뜻한 간판 등도 켜놓고 있겠습니다.

어서오세요.
반갑습니다.
FM영화음악 정은임입니다.


1.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때> Lenny Kravitz - It Ain't Over, 'Til It's Over
2. <펀치드렁크 러브> Shelley Duval - He Needs Me
3. <고양이를 부탁해> 별 - 진정한 후렌치후라이의 시대는 갔는가
4. <트루 로맨스> Hans Zimmer - You're So Cool
5. <파니 핑크> Edith Piaf - Non, Je Ne Regrette Rien
6. <길버트 그레이프> Alan Parker & Bjorn Isfalt - End Credit
7. <라이어 라이어> John Debney - My Dad's A Liar
8.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Mark Knopfler - A Love Id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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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가끔 들어요.
      특히 92-94년 방송들으면, 책상앞에서 라디오 들으면서 엽서쓰며 꿈을 꾸던 여중생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설레입니다.
    • 한송이 꽃 같은 누이입니다...너무 빨리 졌어요.
    • 저는 중2때 그러니까 97년이었을거에요. 아마도.. 배유정의 영화음악(맞나요;;)을 녹음하며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소래포구갔을때 들었는데 좋아하는 영화음악이 나와서 워크맨에 녹음했던 기억이 나서 향수가 밀려오네요;;
    • 음악 선곡도 참 좋은 것 같네요.. 좋은 분들이 일찍 떠나는건 참 많이 아쉽습니다.
    • 저의 친구와 누나 동생하는 사이라서 그분은 절 모르시겠지만 항상 가까운 느낌이셨죠. 그 분의 러브스토리도 그 놈을 통해(꽤 드라마틱 합니다.)들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그 분의 남편분과 애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간간히 들어요. 흠~ 마음이 아프군요.
    • 이 글과는 상관없이 찔레꽃님 글 검색하다가 이소라 콘서트 관련 글을 읽었네요. 제가 오래 궁금했던 그러나 그게 무슨 노래인지 알 수 없었던 노래 한 곡을 알게 됐어요. 이소라 노래로 알고 있었는데 이문세 노래를 듀엣으로 같이 부른 거였더군요. 덕분에 옛날 기억 하나 건져 올리고 갑니다.
    • 좋은 분들은 일찍 가셔도 그만큼 많은 분들이 그리워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러브스토리일까요. 저도 궁금하지만 추억은 먼저 가신 고인의 것이겠지요.
      아무쪼록 지난 방송을 들으며 마음이 짠해지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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