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의 기준은 어디일까요?

예전에 트로이 영화에서 브래드 피트가 발목에 화살 맞아 죽는다고 쓴 글에 

왜 스포를 쓰냐고 분개하는 댓글과 그 댓글에 추천이 있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별로 관심 없는 사람에게는 스포라면 스포겠지만, 아킬레스건 따위를 스포 표시하고 쓰는 건 더 웃기겠죠.

 

영화 칼럼을 읽다보면 여러 영화들 예를 들면서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영화의 이런 장면은 이런 의미가 있고, 이런 장면의 대표적인 영화로는 이거, 저거, 그거 등이 있고 어쩌고 저쩌고..

그런데 이런 글에는 꼭 왜 나는 그 영화 안 봤는데 스포일러를 하냐는 댓글이 달립니다.

아니..그러면 그런 글은 어떻게 쓰나요.

 

물론 사람마다 상식이 다르니 기본 설정이라도 스포가 될 수도 있겠죠.

미드 퍼시픽에 나오는 세 주인공 중 한 명이 바실론입니다.

태평양 전쟁 중에 죽은 미국의 영웅인데, 미국에서는 이순신만큼이나 그가 죽는 순간이 유명하다더군요.

저는 전쟁사에 큰 관심이 없어서 몰랐습니다. 남의 나라 영웅이니 뭐 제 상식이 많이 부족한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창 드라마 할 때 관련글을 읽는데 누군가 다음편이 바실론이 죽는 편인가 보다라고 썼고,

밑에 욕이 엄청 달렸었습니다. 스포라고, 그래 너 남의 나라 역사 잘 알아서 좋겠다고, 너 잘났다고.

그런데 그 사람은 엄청 억울해했죠, 당연히.

미국에서는  너무나 상식적인 일이라서 제작단계부터 그 부분은 당연히 깔고 가는거였으니까요.

그렇다면 대한민국 인터넷에서는 불멸의 이순신에서 이순신 나중에 죽는다고 쓴다고 스포라고 욕 먹을리는 없겠지만,

이 드라마가 다른 어디로 수출되었다면 그 나라에서는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는 스포가 되었을까요?

 

원작이 있는 작품은요? 원작 내용을 적었다고 스포가 될까요?

심지어 그 원작이 고전이라면? 제인 에어 소설 내용 썼다고 스포일까요?

소설 안 본 사람에게는 스포겠지만, 제인 에어 영화 보고 감상문을 적는다면 소설 얘기 안 적기가 힘들텐데 어쩌나요..

 

 

저는 스포일러를 엄청엄청엄청나게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심지어는 기본 설정 보는 것도 싫어해서 일부러 사전 정보는 안 찾아봐요.

아무것도 모르고 보는게 항상 제일 재밌어서요.

 

그래도 요즘의 스포일러는 너무 민감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번에 q채널에서 서바이버 방송해줄때(지금도 해주는지는 모르겠어요.) 관련 카폐에 열심히 드나들었었는데,

당시 스포일러 기준은 q채널의 본방시간이었습니다.

그 이전에 다른 경로로 미리 본 사람은 내용을 얘기하려면 스포 표시를 해야 했고,

자기 사정으로 q채널 본방을 놓친 사람은 그냥 스포 당하던가, 자기가 재방 볼 때까지 카폐 들어오지 않던가 해야했죠.

제가 지금까지 봐왔던 여러 커뮤니티 중에 가장 합리적인 스포 기준을 가지고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물론 거기야 특정한 한 프로그램에 관한 커뮤니티니까 가능한거였겠지만요.

 

티비프로그램이라면, 방송 끝나면 그게 다라고 생각합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티비방송에 대한 스포도 점점 민감해져 가는데,

솔직히 본방 놓쳤는데 내용 알고싶지 않으면 인터넷 안 하는 수밖에 없어요.

 

영화라면 극장에서 내려가면 스포에 조금 유들유들해져도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말 보고 싶었는데 자기 사정으로 못 본 거라면, 그런데 내용 알기가 싫다면 자기가 알아서 피해야죠.

 

꼭 보고 싶지는 않았는데 우연히 스포를 접하고 화가 났다면, 화 안 내도 됩니다. 그런 영화는 어차피 그 스포 안 봤어도 결국 계속 안 봅니다.

그러니까 역사적 사실이나 유명한 원작이 있다면, 그것도 스포 아니겠지요. 어차피 그 사람은 영화 아니었으면 그냥 계속 몰랐을거니까요.

 

뭐 정답은 없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이순신 스포에서 뿜었습니다. 정말 그럴수도 있겠네요.
    • 저는 뭐 최대한 가려주는 게 좋다 싶어요. 그렇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분개할 필요도, 스포맛 봐라! 하면서 달려들 필요도 없는 것 같아요.
    • 트로이 저거 웃기네요.
    • 나가수는 유독 제목 순위 스포일러가 심해요. 전 다음 포털에서 털리고(길 검색하러 들어갔는데 옥주현 장혜진 순위가 걸려있으면-_-) 약간 포기한채로 듀게에 들어왔다가 김조한 순위까지 털렸죠.

      글 클릭은 안하고 피해다니는데 제목은 어쩔수가 없어요. 하지 마! 는 아닌데 본방사수가 안 되는 입장에서 제목 정도는 배려해주심 너무 고맙죠.
    • 끝난지 몇시간 안된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스포일러 방지 주장은 그럴수 있을거 같기도 한데.개봉한지 10년을 넘어서 20년을 달려가는 영화에 대해서도 스포운운하는건 좀 웃기긴 합니다. 식스센스나 유주얼 서스펙트 같은것들..과연 그걸 스포라고 운운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그걸 볼 생각이 있기는 했을까.싶죠.
    • 저도 스포를 썩 반기지는 않지만 스포 방지하는 건 그저 매너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요컨데 해 주면 고맙고 안 해줘도 할 수 없다는 건데, 그걸 반쯤 강요하듯이 당당히 요구하는건 이기적인 것 같아요.
    • 본방 놓치면 스포는 감수하셔야죠. 그리고 방송 나가면 스포일러가 아니지 않나요?
      그것도 자기중심적 사고입니다. 내가 안 봤으니 말하지 말라! 이건 좀 아니죠.
    • 제목으로 순위를 대놓고 적는건 분명 배려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옥주현은 2위정도 했어야 했다." 식의 제목까지 스포로 봐야할까요?
      그리고 제목에 나가수를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포표시를 강요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말을 하고싶은건지
    • 요근래에 듀게뿐만 아니라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느끼는거지만
      스포에대한 반응이 너무 히스테릭합니다. 공중파 방송에 대한 이야기까지 스포라고 생각하고 왜 나한테 스포해!!라고 반응하기전에 본인이 인터넷을 멀리해야죠.
    • 제목에 적어넣으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어쩔 수가 없잖아요. 저는 뭐 어느정도 피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오래된 영화같은 경우도 스포 자체가 영화재미를 반감시키는 경우 지켜줘야하는게.. 필요하다고 봐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거 적는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
    • 영화도 아니고 전국에 동시방송되는 티비프로잖아요.
      배려는 자기가 하는거지 남에게 요구하는게 아닌데...뭔가 이상하게 알고있는분들이 늘어난거 같습니다.
    • 스포 조심해야 하는건 맞고요. 하지만 나가수의 스포운운(그것도 본방 끝나자 마자)은 확실히 무리수라는 생각은 들더군요. (전 대부분의 한국방송 프로그램들에 대한 본방사수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특히 나가수에서 순위는 별로 의미가 없는것이란 생각을 하는 편이라 스포 운운하는게 좀 웃기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 원론적으로는 자유와 법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될 문제같네요;;

      제 생각에는 '스포'라고 쓰는 게 합리적이긴 해 보입니다.
      할 말을 하고 싶은데, 그것을 접하기 싫은 사람을 배제시키는 장치일 뿐이니.
    • 다른 부분에 대해선 할 말이 없고 그냥 윗 분들의 리플 내용 중 한 가지에 대해서만 말 하고 싶은데요.

      '나는 가수다'에서 순위 중요하죠. 아주 중요합니다. ^^;;;
      누가 떨어지는가를 결정하는 게 순위잖아요. 이소라가 떠나간 것도 결국 그 순위때문이었고, 자기가 응원하고 이 프로에서 계속 보고 싶은 가수가 있다면 당연히 순위에는 민감해질 수 밖에요.
    • 오래된 영화의 스포가 의미가 없다.라고 보는 이유는.스포를 주장하는것도 일종의 기준 시점이라는게 있어야죠. 개봉한지 10년넘어서 이제는 사실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라고 봐도 되는건데 그것을 아직까지 보지 않고 스포라고 주장하는것은 무리 같은데요. 원글 쓰신분 말씀대로 애초에 볼 가능성 자체가 별로 없는 경우죠. 아직까지 식스센스나 유주얼 서스펙트를 안본 사람이 그걸 앞으로 찾아서 볼 가능성은 몇%일까요?
      나가수에 비유한다면 한달전의 결과를 가지고 내가 안봤으니 스포하지 마세요. 라고 논하는것은 좀 이상하죠. 정보의 확산이 빠른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그 기준시점은 당연히 당겨질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싫다면 사실 스스로 정보를 차단하는것이 우선이지-인터넷을 안한다던가- 그러한 환경의 잇점은 다 누리면서 자기 기준에서의 스포는 전부 차단을 원합니다.라고 하는건 모순입니다.
    • 고작 4글자 밖에 안되는데 뭐가 어렵냐고 하지만 스포라고 동의하지 않는데 4글자 다는건 꽤 어려운일이죠.
      뭔가 남들과 얘기를 하고 싶어서 글을 쓰는건데, "스포스포" 하는건 "조용히 해라" 라고 하는것과 비슷하거든요.
      결국 글을 안쓰게되거나, 자신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흐르게 되거나 하죠. 왜 사람들의 입을 막나요?
      스포는 대부분이 자신이 주의해야할 일이지, 타인에게 배려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에요.
      "그얘긴 하지마" 라고 말하는게, 얼마나 어려운 말인데, 이말은 너무 쉽게 하는것 같아요.
      이거야말로 정말 배려없는 것아닌가요?
      • 원글과 이 댓글에 동감해요.

        배려를 강요하면 안 되죠.
      • 요즘같이 즉새 기사가 나고 리뷰가 뜨는 시절에 주의라면 역시 인터넷 안하기 뿐인가요? 듀게 제목 목록에서 모든것을 스캔할 수 있음을 듀게 페이지를 열어보기전에 어찌 주의 할 수 있나요?
    • 정말 스포에도 시효가 필요한 것 같아요. 더구나 여기 영화낙서판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곳에서 영화얘기하면서 몸사려야 한다는 게 좀 어이없을 때가 많았어요. 제목에 자기가 볼 영화가 들어가 있으면 안읽으면 될 것을...
    • 게임이나 스포츠같은 경우는 스코어를 제목에 금지하기도 하는데..
      순위 같은 건 좀 피해주는게 맞다고 보고, 어떤 뉘앙스 정도는 넘어가도 될만할 거 같고요.

      이와 별개로 오래된 영화는 오래됐지만 새로운 세대들에게는 또 신선하게 접할 권리가 있지 않나 싶어요.
    • 스코어까지...; 그 사람들은 시간을 멈추고 싶을걸까요.
    • 피노키오/그러니까 제목스포까지는 배려해줘야한다고 생각해요, 그치만 거기까지죠.
      제목으로 영화나 프로그램따위를 언급했는데 굳이 스포일러 경고를 덕지덕지 붙일필요가 있는가 싶은거에요.
      제목으로 관련성을 분명히 했으면 내용에 대해 자유롭게 언급할 권리가 있는거죠.
    • 아비게일 // 그게 이해될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스코어 대신 오늘의 경기결과 뭐 이런 식으로 회피하거든요.
      이렇게 써놓으면 좋은게 자기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정보를 획득하게 되는 걸 피하니까요.
      한번 걸러져서 보는 이들의 선택권이 존중되니까..
    • 모노//제목이야 배려해주는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스포츠는 잘모르겠군요.
      스포츠에 경우는 원래 되려 제목만으로 정보를 알고싶은 사람도 상당수 아닌가요?
    • 아비게일 // 빅게임인 경우는 그럴 수 있는데 리그 같은 경우는 또 아니기도 하고요.
      예를 들면 7set경기가 있는데 4승을 먼저하면 이기는 게임에서 한팀이 4연승을 내리하면 경기가 끝나요.
      게임이 몇게임이 진행됐는 걸 통해서 어느 팀이 이겼구나라고 알 수 있는 경우가 생겨버리는데 이걸 방지하려고
      7set 까지 경기가 이루어진 것처럼 더미동영상목록을 만들어 놓기도 하고요.

      아무튼 전 제목에서 스포일러를 풀어놓는 건 반대해요. 스포일러라는 정의의 그 범주 내에서라면은..
      스포일러 문제삼는게 글 쓰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기도 하고요.
      (옥주현이 2위정도 했어야 했다라는게 과연 스포일러인지는 의문)
    • 아니 정말로 '옥주현이 2위 정도 했어야 했다'라는 정도의 제목이 스포라고 하면서 문제제기 하신 분이 있다는 말인가요? ㅡㅡ;;;
    • 대체적으로 다른 커뮤니티에서 통용되는 룰을 보면

      1. 영화의 경우엔 가급적 중반 이후 스토리나 디테일한 묘사가 들어있으면 스포일러
      (결말자체가 전국민이 다알정도의 고전의 경우엔 허용되는 듯 싶고
      저도 실화나 역사적 사실을 다룬 작품의 경우 애초에 감독이 만들때부터 사람들이 결말을 알고볼걸 감안하고 만들기 때문에 크게 상관없다고보는데 이마저도 싫어하시는 분들이 꽤 많더군요)

      2. 많은 사람들이 관심있게 보는 공중파 TV프로 (예능, 드라마)의 경우엔 방송이 나간 이후엔 괜찮음
      어차피 포털 대문에도 뜨는거라 그렇게 스포를 피하고 싶으면 그냥 본인이 피해야

      3. 국내 미방영된 해외 드라마, 예능 프로의 경우엔 스포일러 표시

      4. 케이블 프로의 경우는 본방보다 재방, 삼방을 보는 경우도 많아 분위기에 따라 배려해주기도 안하기도

      5. 스포츠는 국내 방송자체가 녹화딜레이중계로 되지 않는 이상은 막을 수 없음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못보면 그냥 스코어만 챙겨보지, 굳이 녹화된걸 찾아 처음부터 보거나 하진 않기 때문인거 같음)

      이게 딱 법이라기보다는 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준이라 어쩔수 없이 다수의 의견에 따라주는게 맞다고 봅니다.
      물론 더 배려해주면 좋겠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해주는쪽에 의사에 달린일이고
      그걸 따지거나 강하게 요구할 일은 아니라봐요.
      어쨌든 서로간에 배려를 하자면 가급적이면 굳이 제목에 스포일러를 안써도 될만하면 안적어주는게 좋고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은 사람은 가급적이면 스포일러 없다고 명시된게 아니라면 그거와 관련된 글은 그냥 얼씬도 안하는게 본인을 위해서 좋다고 봐요
    • 슈크림님의 리스트가 딱 적당한데요? 하지만 1번 영화의 경우도 고전으로 넘어가면 굳이 스포에 민감해질 필요도 없죠.
    • 아킬레스건 댓글 추천 이야기 하시는거 보니 저랑 같은 커뮤니티 다니시는듯요.
      초반에는 그에 동조하는 사람 몇몇이 분위기 주도하다가 그 밑으로 반대 의견 달리면서 분위기 바뀌었었죠.
      그때 그 사건 보면서 미친듯이 웃은 기억 나네요.ㅎㅎㅎ
    • 저도 슈크림님의 리스트 정도가 딱 좋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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