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굽는 자리에서, 클리셰멘트... 일까요?

 

얼마전에 지인의 대학원 회식 때 약간 밉상캐릭터 아가씨가 그런말을 했다고 합니다.

 

"어 언니 저는 고기같은 거 못 구워요. 엄마가 밖에 나가서 그런 거 하지 말라그랬는데. 저 이런거 못해요"

 

그땐 그 얘길 듣고 "헐... ㅋㅋㅋㅋㅋㅋ" 이러고 말았었는데,

 

어제 회식때 저 얘기와 거의 데칼코마니같은 멘트를 직접 들었습니다.

팀단위가 작아서 회식도 많은인원은 아니어서 두테이블에 나눠 앉았는데

제 테이블은 제가 구웠습니다. 일단 한우였고.... 막내끕은 아니고 중간이지만.... 제가 굽는게 맘이 편해요 -.-

(전에 듀게에서도 봤던 말인데 '다른사람이 고기를 망치는 걸 두고 볼 수 없어!!' 의 마음가짐이 좀 작용합니다;;)

 

근데 옆 테이블엔 팀장님과 이하 신입직원 등등이 앉았는데 막내 아가씨가 그 데칼코마니멘트 +a를 하더군요.

 

"저는 밖에서 고기굽고 그런거 안해요. 어차피 남자들이 다 해주잖아요. 엄마가 밖에 나가서 그런 거 하지 말라고 그랬는데.

밖에 나가서까지 그런거 하면 나중에 시집가서 손에 물 묻히고 산다고 하지말래요. 저 이런거 못해요"

 

"헐 ㅋㅋㅋㅋㅋㅋㅋ" 이라고 하고싶었지만 회사이고 해서 속으로만 하고 넘겼습니다.

어쩜 그리 똑같은 멘트를. 정말 이렇게 말씀하시는 어머님들이 계시나? 싶기도 하고요.

저희 어머니는 비슷한 멘트도 하신 적이 없거든요. 전혀요. 오히려 싹싹하게 하면 어른들도 좋아하고 좋지;; 이러시죠.

 

저런 분을 만나면, 뭐 다른건 다 괜찮습니다. 고기를 꼭 막내가 구워야한다 뭐 그런 생각도 전 하지 않아요.

저희 회사가 그닥 보수적인 편도 아니고. (결국 팀장님이 구우셨던거같음 ㅎㅎ) 그 멘트에 크게 정색할 사람도 없어요.

 

다만 그 때 옆테이블에서 고기를 굽고있던 제 손이 너무 초라해질 뿐이죠.

고기굽는거 하기 싫으면... 아니 엄마가 진짜 하지말라고 하셨으면;;;

그냥 "아... 저 이런거 많이 못 해봐서 잘 못하는데 ^^" 정도에서 멈춰주셨으면...

 

쓰고보니 듀나무 숲 글이 된 것 같군요 ㅎㅎㅎㅎ;

 

    • 안굽는자 먹지도 말라 하세요.
    • 자두맛사탕 / 정답입니다 ㅎ
    • 고기는 자기가 구워야 제맛. 소고기는 베이컨에 버금갈 정도로 바싹하게 익혀 먹어요. 질기든 말든.
      배달된 자장면 그릇의 비닐 랩을 남이 벗겨줄 때까지 안 벗기고 기다리는 사람을 알아요.
      "손가락에 기름 묻는 거 싫어해요"
      "??"
    • "아... 저 이런거 많이 못 해봐서 잘 못하는데 ^^" ->이거 너무 좋네요. 왠지 애교 돋아요. 꺆꺆. 위의 굵은 큰따옴표안에 들어있는 밉상작렬과의 극렬한 대비효과도 한층 더해져서 굉장히 사랑스런 캐릭터?로 비춰지네요..ㅋㅋㅋㅋㅋㅋ 아악. 사랑에 빠지고 싶다.(뭐?!) ㅋㅋㅋ
    • 오....그런말을 입밖에 낼 수 있단거 자체가 정말 신기하네요.
      전 고기를 너무 좋아하고 또 잘 굽고...다른사람이 고기를 망치는거 매우 싫어합니다 그래서 그냥 굽습니다ㅎㅎㅎ
    • > "아... 저 이런거 많이 못 해봐서 잘 못하는데 ^^"

      => "그러니까 기회가 될 때 마다 열심히 많이 구워보셔야죠. 얼른 집게 잡아요"
    • 근데 남녀 동석이면 남자가 고기굽는게 매너죠.

      밖에나와서까지 여자가 고기굽는건 좀...
    • "밖에나와서까지 여자가 고기굽는 건"이란 말에는,
      안에서 여자가 고기 굽는 건 자연스러운 일 이라는 의미가 내포된 건가요?
      정말 그런가요? 과연
    • Giigler / 공주님이시네요. (왕자님이신가...) 짜장면같은 서민 음식은 어떻게 드실런지ㅜㅜ

      reminis / 제가 지어낸 멘트에요. 내가 만약 고기를 굽기 싫거나 못 굽는다고 가정한다면 저렇게 멘트할 것 같다는 (....음;;)

      Silencio /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둘 다요. ㅎㅎㅎ

      현실적응테스트 / 저도 남자친구랑 만날때나 동호회 모임 나갈 땐 손 놓고 있을 때 많아요. 다른분들이 나서서 하신다고 막 하시면 그러려니 하기도 합니다.
      근데 회사에서는 글쎄요. 본인이 안하는거까진 상관없어요. 안해도 돼요. 근데 굳이 저런 멘트를 내뱉을 거 까진 없잖아요? 그럼 굽고있는 여자는 뭐가 됩니까ㅎㅎ
      그 멘트도 예의 및 매너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데요. ^^ 게다가 어제 멤버엔 남자가 1분 뿐이셨답니다ㅎㅎ 테이블은 두테이블이고요.
    • 저희 고모가 딸들한테 그러세요. 집에서나 나가서나 이런 거 하지마라, 결혼하면 평생 질리도록 해야할텐데 지금이라도 안해야 나중에 덜 해.. 라고. 그런데 한편으론 그렇다고 나가서도 공주처럼 굴지는 말고.. 집에서 못 배웠단 소리 듣는다. 라고도 하시구요.
    • 똑같은 멘트를 해준 후에 고기를 앞에 둔 채 서로 노려보며 앉아있는 장면을 상상해봤읍니다.



      정말로 그런 사람들끼리 구성된 멤버는 어떻게 고기를 구워먹을까요.
    • 자두맛사탕/ 빙고!!!!!!!!!!!!!!!!!!!!!!!!!
    • fysas / 아, fysas님 덕분에 저런 멘트가 어떻게 나왔는지에 대해서 조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전 정말 짐작이 안됐어요. 부모님과 떨어져 산 지도 1x년 이고 (..)

      거미베어 / 재밌군요. 제가 테이블에 난입, 중간에 고기를 인터셉트 해서 다 구워먹어버리는 장면을 상상했습니다.
      가만히 앉아있던 사람이 젓가락을 들이대면 '어허 굽지않는 자 먹지도 말라' (자두맛사탕님의 멘트 바로 인용)
    • 고기뷔페 가면 역할분담이 생명인데 가만히 앉아있을 사람들이군요.
    • 쏘는 사람은 무조건 안굽잖아요. 그럼 된거 아닌가요.
    • 저는 외국에서 대학을 다닌 것으로 알고 있는 어떤 분이 삼겹살 난생 처음 먹어본다며 자기 고기 자르는 거(굽는 건 다른 사람이 ㅋㅋ) 해봐도 되냐며 흥분하며 좋아하는 거 보고 좀 놀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 달빛처럼 / 음.. 아마도요 -.-
      잠익3 / 어제 쏘신 분이 구웠습니다만 ㅋ
      kiwiphobic / ㅎㅎㅎ 왠지 그 분 공감됩니다. 저도 그랬을거같아요. 해보고싶어! 하면서 ㅎ
    • 저는 주로 가위와 집게를 사용하여 고기를 싹둑싹둑 잘게 써는 걸 좋아해요. 작게 썰면 맛없다고 보통 그러셔서 크게 써는 편인데, 입이 작은 참새같은 사람들은 힘들어하지용.
    • 정말 신기하군요!정말 저런 멘트를 하는 사람이 있다니...저는 일단 제가 집게와 가위를 잡습니다. 보통 불안정하게 집게를 잡는데 그걸로 고기를 들어 옮기면 자기가 하겠다고 제 집게를 뺐는 사람이 있는데 그럼 저는 그냥 집게를 넘겨줍니다. 전자의 상황에서 나서는 사람이 없이 제가 고기를 뒤집고 자르는 상황이 오면 제 입맛에 맞게 고기를 잘게 자릅니다. 그러면 그걸 보고 또 다른 사람이 내가 자를게 하고 집게와 가위를 가져갑니다.'ㅂ' 그리고 두번째 상황에서도 제가 고기를 계속 굽게 되면 고기가 1/3 이상 탑니다. 그럼 다음 고기굽는 타임에서 다른 사람이 고기를 굽겠다고 가위와 집게를 뺐어갑니다. 저는 결코 고의로 그러는 게 아닙니다....ㅜㅜ
    • 헤일리카/ 그러니까 저같은 사람이 헤일리카님이 고기를 굽게끔 내버려두질 않는거군요! ㅎㅎ
      아 이 글을 보니 소고기 땡기네요.
    • 저런 소리를 하는 사회인이라니; 막내라더니 진짜 어린분인가 보네요. 고기 굽고 싶어도 못굽는 남자도 있거늘…이상하게 제가 집게와 가위를 잡으면 뺏기게 되더라고요. 뭐, 제가 맛있다고 생각하는 상태에 동의 못하는 사람이 많은 탓이지만요.
    • Silencio/저도 고기가 땡겨서 댓글을 안 달수 없었어요...ㅠㅠ
      나나당당/ 제가 맛있다고 생각하는 상태에 동의 못하는 사람이 많은 탓이지만요.222222222222
    • 어..저런생각 가진사람이 많은건 알고 있었는데
      입밖으로 낼 줄이야.
    • 저도 집 밖에서 고기 먹을 때 고기 안자르는 편이지만 아무리 그래봐야 결혼 하고 나니 손에 물 묻히고 살 수 밖에 없더군요. (근데 전 남자)
    • 저도 많이 들어본 멘트네요. 역시 클리셰?
      그나저나 제 주변을 보면..밥 한 번 안 지어본 아가씨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물론 어떤 친구는 웬만한 주부 저리가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만, 제 주변에만 유난히 그런건지 부엌에서 정말로 손에 물 한 방울 못 묻혀본 사람들이 많았어요.
      제가 해먹이면 해먹였지...제 주변 아가씨들이 해준 밥을 먹어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지금도 집에서 밥 담당은 저여요.
    • 헤일리카 / 왠지 웃음은 나는데 슬픕니다 ;ㅂ;

      Silencio / 사실 전 고기를 썩 좋아하지 않아서. 저런 자리가 없으면 고기를 구워먹을 일이 거의 없네요 ^^; 그래도 고기는 잘 굽지만 쿨럭;;

      나나당당 / 나이는 아주 어리시진않은데, 하하.

      루아 / 네, 그냥 제가 예시로 든 멘트처럼 귀엽게 넘어가셨음 좋겠어요.

      NDim, 남자간호사 / 아 ㅎㅎㅎ 전 요리에 관심도 많고 하는것도 무척 좋아해서. 손에 물묻는 거(...)에 큰 거부감 없고 해먹이는것도 좋아합니다.
      그래서인지 남자친구, 남편이 해준 밥을 먹는 건 어떤 기분일지 잘 상상이 안되네요. 좋겠죠, 당연히 ㅎㅎ
    • 전...고기 굽는 거 좋아하고 잘 굽는 사람이 누군지 재빨리 파악하고 그 다음 회식부턴 필사적으로 그 사람 옆에 앉습니다. -_-'''
    • 그런데 고기 정말 잘 못굽는 사람이 있긴 합니다. 제가 그런편인데 .. 그런데 저런식으로 말하면 진상이긴 하죠.
      저같은 경우는 말로하기 보단 실제로 보여줘서 옆에 사람이 답답해서 결국 집게와 가위를 뺏어가게 만듭니다.
      (일부러 못하는 척 하는건 아니에요.)
      /아, 저도 헤일리카 님이랑 같은 경우네요
    • 희한한 게, 저런 멘트 하는 녀성이 있으면 그 분이 아니라 멀쩡히 고기 굽던 저한테 불똥이...
      역시 일꾼이라느니 하던 사람이 잘한다느니;;;
      듀게님들은 몰라도 리얼라이프-회식 자리에서 저런 멘트 신경 쓰는 분들 별로 없죠. 그저 '잘 구워진 고기'만이 중요할 뿐입니다.
      네... 그래서 늘 제가 굽는다는 --;;;
    • S.S.S / 현명하십니다. :)

      슈크림 / 못구우실수도있죠! 그냥 저렇게 말만 안하면 참 고맙죠 ㅎㅎ

      sweet-amnesia / 맞아요. 리얼라이프에선 아무도 신경안씁니다. 그럴만한 분위기니까 저런 말도 하는 것이고. 아예 보수적인 분위기면 저런 말 하지도 않겠죠 ㅎㅎ
    • 제가 고기 구울 때 하는 말은 언제나 이겁니다.
      "지금부터 고기는 제가 굽습니다. 절대로 뒤집을 생각도 하지 마시고, 제가 먹으라고 할 때까지 아무도 고기에 손대지 마세요."
      고기는 잘 굽는 사람이 궈야 합니다. 남자가 굽거나 여자가 굽거나 얻어먹는 사람이 굽거나 막내가 구우면 안돼요.
    • ㅋㅋㅋㅋ 푸네스님 댓글이 너무 웃기네요

      엄청 프로페셔널해요 ㅋㅋㅋ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3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4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0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7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4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9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2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5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5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2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4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