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이야길 하셔서.. 제 오른쪽 귀에는 매미가 살고 있습니다.

이 친구와 동거한지도 이제 몇 달째가 되어 가는군요.

올해 봄이었습니다.

창 밖에서 매미가 우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올해는 매미들이 미쳤나 왜 벌써부터 울기 시작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더니 

"무슨 소리야. 아무 소리도 안들리는데"


이명 현상이라고 아시죠? 귀에서 남들은 듣지 못하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리는 것..

그게 제 오른쪽 귀에 온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이어폰으로 큰 소리를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공부한답시고 강의 녹음한 것들을 mp3 플레이어에 담아 출퇴근할 때나 짬이 날 때마다 끊임없이 들었는데

볼륨을 좀 높여서 들었더니 귀가 못 버틴 것입니다.


이비인후과에서 청력 검사도 하고 이명현상 없애는 약도 먹었지만 없어지지 않네요.

의사가 약먹으면 나을텐데 매우 희귀한 확률로 그 소리 평생 들릴 수도 있다고 했는데..

그 매우 희귀한 확률이 저한테 왔나 봅니다.

로또는 올 생각을 안하고 이런 확률만 자꾸 옵니다.


계속 매미 소리가 들리지만 그렇게 큰 불편은 없습니다.

여름에 밖에서 진짜 매미가 계속 운다고 해도 거기에 집중하지 않으면 잘 못느끼는 것 처럼

제 오른쪽 귀에 사는 매미도 소리에 집중하지 않으면 잊어버립니다.

소리도 진짜 매미소리랑 똑같아서 나름 자연의 소리고.. 

어떨 때는 숲에 온 것 같은 청명한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같이 살고 있습니다.

잠 자려고 누웠을 때만 조금 성가시네요.

이제는 꽤 오래 함께했으니 같이 사는 이 친구를 인정하고 이름이라도 하나 붙여줘야 할 시기가 온 것 같군요..


여러분도.. 고요함의 즐거움을 앞으로도 계속 느끼고 싶으시면 이어폰 볼륨은 낮춰서 너무 오래 듣지 마세요.

특히 커널형 이어폰으로 볼륨을 너무 높이는 건.. 귀에 매미 친구 와서 살라고 꿀 바르는 거랍니다.

    • 허헉 ㅠㅠ 볼륨 너무 높이면 안되겠네요..저는 그래서 푹신한 헤드폰 사용하는데 여름이라 그런지 귀에서 땀나요. 겨울에는 귀마개 효과가 나서 따뜻한데.. 그런데 이름을 뭐라고 붙이면 좋을까요..근데 인정하면 계속 달고(?) 살아야 한다는건데 그럼 웹미아님이 너무 괴로우실 것 같은데. (실은 웹미아님의 글을 읽으면서 제멋대로 이름을 생각해버렸어요. 귀동이. 희귀한 확률로 평생 들릴 수 있단 소리라 하여, 희귀에서 [귀]를 따왔고요. [동]은 어감이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귀여운 낱말이라서) 그렇지만 작명 센스 더 뛰어나신 듀게식구분들의 의견을 기대하며 지켜볼래요. 히힛
    • miho/ 하하하 귀동이 귀엽네요.
    • 저도 이명증 ㅎㅎㅎ 그런데 매미가 아니라 파리 소리에 가깝던데요.
    • ㅠㅜ
      저는 왼쪽귀가 그렇습니다.
      게다가, 사실 왼쪽귀는 아무것도 안들려요. 일반적인 청력검사(헤드폰 끼고 좌우 구분하는...)를 하면 오른쪽 밖에 안들리죠.
      이어폰때문은 아니에요. 아무래도 '싸대기'를 잘못 맞아서 그런듯..
      군대가기전에 음악틀어놓고 한쪽으로 누웠는데 음악이 안들리더군요. 몸을 뒤척이다 뒤로 누우니 들리고...
      그것 때문에 신검도 3급받고...
      (의사선생님이 그러더군요. '니 군대 갈래? 수술하면 군대 안갈수 있는데...'
      한쪽귀가 안들려서, 고참들 말 무시한다는 오해도 듣곤 했어요.
      건설회사에 면접보러 다닐때, 혹시 이런 것 때문에 떨어질까 걱정하곤 했어요.

      지금도 매미소리가 아련하게 들리네요.
      저 말고도 이런 분이 있다는 것에 반가워(?)서 급 흥분했네요.
    • 자두맛사탕 / 파리라니..;; 제 친구는 매미가 분명합니다.
      엘케인 / 이명이 오면 청력이 떨어진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요즘 가는귀가 먹었다는 소리를 종종 들어요.
    • 하루키 단편소설이 생각나요
    • 한때 명상한다고 설치고 다닐때 이명에 집중하면서 호흡을 가다듬으면 뭔가 기분이 고양되는 느낌이왓죠...

      ㅋ 근데 알고보니 산소부족으로 현기증 느낀거엿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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