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기구의 세계도 참 오묘한 듯

만년필을 하나 사려고 뒤적거리면서 보니 시계랑 비슷하네요.

싼 건 만원도 안하는게 있는 반면 왜 비싼 건지 모르겠지만 천만원은 가볍게 넘는 것들이 있지를 않나, 생각지도 못한 도구가 있지를 않나…샤프심깎이 같은 게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필기감이 우선이 아니라 마감상태나 한정판, 브랜드 같은 걸 따지는 모습을 보면 정말 손목시계랑 비슷한 면이 있네요.

여튼 구경은 잘 했지만 결국 그냥 싼 걸로 골랐습니다. 선물용도 아니고 돈도 없으니;
    • 3만원짜리가 필기구 본연의 가치엔 더욱 부합하는거같습니다.
      이제 잉크와 종이의 세계로....
      • 잉크와 종이도 따지는 세계였군요ㄷㄷㄷ
    • 만년필은 아니더라도 예전에는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샤프하나 사는데에도 그립감을 얼마나 신경썼는지 몰라요.
      결국에 가장 저렴하고 본연의 목적에는 4B연필이 가장 좋다고 느끼게 되었지만요.
      (손수 직접 깍아 쓰는 것도 좋구요.)
      • 본연의 목적에만 충실하면 뭐든지 비쌀 필요는 없나 봅니다.
    • 만년필 사용에는 잉크와 종이의 선택이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잉크의 경우 필기감이나, 선의 굵기, 색감 면에서
      상이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검은색 잉크도 다 같은 검은색 잉크가 아닙니다. 회사마다 다 다르지요.

      종이의 경우 요즘 만년필 쓰는 사람이 적다보니 만년필 사용에 적합하지 않는 종이를 사용한 노트가 워낙 많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만년필로 글씨를 썼을 때 잉크가 확 번져 버리는 경우입니다. 보통 얇고 가벼운 종이에서 이런 현상이
      많이 일어나므로, 비교적 그램 수가 많이 나가는 종이가 만년필 쓰기에 좋습니다. 클레르퐁텐, 로디아, 쿼바디스, 미도리,
      최근에 나오게 된 한국 브랜드인 까르네 정도가 만년필에 적당한 지질을 가진 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종이들도
      다 성격이 달라요. 예를 들어 클레르퐁텐이나 로디아는 다소 미끌미끌한 지질이고, 까르네는 거친 지질입니다. 잉크 마르는 속도나
      필기감에 차이가 있지요. 유명한 몰스킨의 경우 의외로 만년필로 필기하면 약간 번지는 경향이 있는데요, 번지는 것도 멋이라고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지만, 제가 보기에 만년필 사용에 썩 좋은 지질 같지는 않습니다.

      만년필 가격은 뭐, 싼 것은 싼 것대로의 장점이 있고, 비싼 것은 비싼 것대로의 장점이 있지요. 저 같은 경우 고가의
      만년필을 사용한다고 해서 저렴한 만년필을 외면하거나 하지는 않게 되더라고요. 용도가 따로 있으니.
    • 만년필은 스텐리스스틸 촉에서 금촉으로 넘어갈 때 필기감에서 상당한 차이가 생기죠. 가격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생기고요. 금촉도 14K, 18K의 차이가 꽤 있는 편인데 돈이 좀 많이 들어도 18K 금촉은 써 볼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칸막이님 말씀처럼 잉크의 점성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펜 촉에서의 잉크 흐름도 브랜드에 따라서 상당한 차이가 생기니 자신의 필기 습관이나 선호하는 글씨에 따라 브랜드를 고르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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