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존엄성?

앞 페이지에 '인간은 다른 생명들 보다 우월하며 존엄하다' 하는 주제와 관련한 댓글을 읽다가

 

얼마전부터, 아니 오래전부터 쭉 하던 생각이 떠올랐어요.

 

얼마전에 일본의 원전사건도 그렇고, 환경오염이나 파괴, 지구 온난화, 전쟁 등 자연에 역행하는 인간의 행위들을 보면 

 

속으로 울컥하며 이랬습니다.

 

 

"인간 넌 뭐길래 너희를 존재하게 하는 이 지구에 대고 이런 횡포를 자행하느냐. 인간 넌 대체 뭐가 잘났길래 너희들의 이기적인 욕구와 생존을 위해 다른 존재들의 생존을 위협하며 멸종시키고 살 터전을 파괴하고 결국엔 너희 살 이곳마저 황폐하게 만드느냐. 너희는 고작 다른 존재들보다 아주 약간 지능이 발달하여 이 별을 장악했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잘난 것도 없으면서, 너희 맘대로 이곳을 마구 더럽히고 이땅 위에 생존한 모든 존재를 멸망의 길로 이끄는구나."

 

 

라고요.

 

'인간은 존엄하며 다른 생명들 보다 우월하다' 라는 생각은 인간 사회에서나 있을법한 얘기에요.

 

인간을 제외한 다른 모든 것의 이용과 파괴를 합리화 하기 위한.... 이라면 너무 비약적이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죠.

 

그런 면에서 보면 인간은 사악하며 이기적이에요.

 

심지어는 '친환경 녹색성장' 마저 .. 더 긴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죠.

 

이렇게 말하는 저 역시 지구위에 기생하며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한 마리의 인간에 불과하지만 말이에요.

 

 

 

꿀벌이 멸종하면 4년 후 인류가 멸종할 거라고 아인슈타인씨가 예언했습니다. (사실이라고 믿고 싶지 않지만요.)

 

지구 온난화도 원인이겠고, 휴대전화의 전파로 꿀벌이 이동하지 못해서 라는 설도 있구요, 

 

벌써 우리나라에 농가에서도 95%의 꿀벌이 멸종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휴대전화를 안쓰시겠습니까?

 

아닐걸요.

 

멸종을 하던 말던 신경 안 쓸 것 같아요.

 

 

 

 

존엄성 챙기기보단, 자연에게 지구에게 감사하고 빚진 맘으로 살았음 싶은데.

 

 

    • 이젠 종말 멸종.. orz 겁주시는 건지요..
    • 지구에게 자연에게 '감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지구나 자연을 대상으로 '의인화'한 겁니다.

      즉, 그런 것조차 인간이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이라는 거죠. 그냥 인간이 자연을 얼마나 파괴하던 생명을 얼마나 말살하던 우주라는 거대한 시스템의 일부일뿐입니다.

      그리고 아인시타인씨는 그런 말 한 적이 없습니다.
    • EEH86 / 아..아니요. 그냥 이 넋두리의 주제는 제일 마지막 줄요~

      mad hatter / 아닌가요? 제 정보가 잘못되었나요? :)
      우주라는 거대한 시스템의 일부_까지 안가셔도 돼요. 당장 원전 주위에서 코피쏟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세요. 인간의 존엄성(?)이 이룩한 결과입니다. 전 그냥 그런게 가슴 아플 뿐.

      http://www.newshankuk.com/news/content.asp?news_idx=20110502001022n5707
    • 인간의 존엄성은 인간이 만든 거 맞습니다.

      근데 그게 인간이 존엄한 이유이기도 할 겁니다.
      인간은 존엄성이라는 개념을 알고 있는데다 어떻게 하면 더 존엄해질 것인지를 고민하고 그걸 위해서 자신의 본성을 넘어서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존재니까요.

      그리고 존엄성이라는 개념은 강함이나 우월함이 아니라 자신을 남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 즉 자의식에 기반합니다.
      어떻게 하는게 더 존엄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판단하려면 이게 꼭 필요하죠.
      인간이 만들어낸 '신성' (혹은 그냥 신)은 이런 자의식의 표현이고요.

      서양에서 인간은 처음에는 인간을 (원시적인 개념에서)존엄하다 봤는데, 중세 들어와 신만 존엄하다로 바뀌었다가 나중엔 다시 자신을 존엄한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했죠.
      그리고는 지금보다 더 존엄해지기 위해서 뭘 할까 고민하며 제도를 고쳐갔습니다. 그 결과가 서구 사회죠. 그닥 존엄해보이지 않는 면도 많은...

      근데 아시아쪽은 사실 개인의 존엄성 보다는 자연의 존엄을 높이 쳐왔습니다.
      인간이 귀한 것은 생명과 자연의 일부로서 그런 것이고.
      그래서 all or nothing 인 논리로 이용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어느 정도는 공유하는 모두 같은 존재다라는 생각도 나오는 거겠죠.


      그 다음은 말해봤자 또 같은 얘기고...

      어쨌든 개 옹호논쟁이 이 주제로 이어진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겠죠.
    • H A R I/
      mad hatter님 얘기는
      인간 자체가 자연의 일부이자 구성원으로서,
      인간이 저지르는 과오마저도 자연에 귀속되므로,
      인간의 존엄을 배제할 경우 오히려 더욱 아무런 문제가 없어진다는 얘기죠.

      (아 .. 아닌가 내가 잘못 이해한건가 ;;)
    • nobody/ 비슷한 뜻입니다. 인간이 하는 일이 과오인가 아닌가, 자연이 파괴되는 게 나쁜 것인가 아닌가 하는 것도 결국 인간 기준이요 생명 기준입니다. 인간이 자연을 의인화 하는 것도 일부 인간의 존엄성을 대상에게 부여한 겁니다.

      여기에서 인간의 존엄성이란 게 보잘 것 없다라고 해버리면 인간 중심의 사고는 다 배제해야 합니다. 즉, 우주의 구성 원리와 시스템 뭐 이런 것만 남죠.
    • nobody / 네. 저도 매드해터님의 말씀을 노바디님 말씀대로 이해했어요.
      다만 바라보는 논점이 다르고 생각의 우선순위가 다를 뿐.
      인간이 사라지면 우리 머리들 사이에서 존재했던 그 어떤 개념도 존재하지 않겠죠.
    • 제가 괜시리 나선게로군요.
    • 아녀요~ 괜시리 라는게 어딨어요~
    • 매드해터님의 주장음 납득이 잘 안갑니다.<br /><br />매즈해터님은 인간 우월주의를 포기할 경우 인간 중심의 사고도 포기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양자는 논리필연적 관계가 없습니다. 완전 따로 노는 논리에요. 어느 집단의 이기성과 배타성은 상대방에 다함 우월성과 연결될 수도 있지만 필연적은 아닙니다. 무산계층이 스스로 유산계층의 우월함울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X발 너네 잘났다. 하지만 우리도 좀 먹고 살자고! 할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우월성의 가치판단과 자기 이익 주의는 별개 카테고리임에도 자꾸만 양자를 연결시키시고 있어요. 원시인들이 필요에 의해 맘모스를 학살하고 있는 때에도 그들 머리속에 단 한순간이라도 종의로서의 우월감이 머리속에 스쳤는지 의심스럽습니다.
    • 레이바크/ 저는 '우월'을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존엄'을 이야기했고 그 존엄이나 생명의 가치에 있어서는 인간들 사이에서는 인간이 가장 우선한다고 한 것뿐이죠.
      단어 뜻 그대로의 우월이라면 박테리아도 바퀴벌레도 우월할 수 있습니다. 인간보다.

      말하자면 인간이 존엄하다는 것은 인간들 사이에서 인간적인 관점에서의 이야기이지 그걸 벗어나면 의미 없다는 얘기도 됩니다. 어쩌면 인간이 뛰어나서 더 존엄한 게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을 가장 존중해야 하는 숙명 같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죠.
    • mad hatter / 매드해터님의 말씀도 이해 가요. 하지만 저는 철학 사상적인 이야기는 접어두고,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을 가장 존중해야 하는 숙명 같은 것'도 맞지만 '인간을 가장 존중하느라고 다른 종들을 파괴하다가는 모두 함께 자멸한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매드해터님은 이것마저 우주의 섭리다..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고~ 저는 '섭리는 섭리고, 일단 모두 함께 살면 안되겠냐' 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같습니다~
    • H A R I/ 자멸이란 것도 인간 관점이다.. 라는 얘기입니다. 그냥 지구가 현재까지 형성된 시간에서 인간을 포함한 생명들이 존재한 기간은 매우 미미하죠..
    • 인간은 존엄하다는 것도 인간 사이에서 다른 종에 비해 인간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하고 논리필연적 관계가 아닙니다. 인간이 인간도 존엄하지만 개도 존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나아가 인간도 존엄하나 개는 더 존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한다고 인간 사이에 인간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당위가 도출되지 않습니다. 존엄이라는 개념은 하나의 대상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지요. 당연히 비교될 수 있는 개념입니다. 나아가 인간이 스스로 존엄성을 부임한다 하더라도 이론적으로 얼마든지 인간을 우선시하는 논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 결론은 인간의 존엄성 인정과 인간 중심주의는 논리적으로 결합된 부분이 아니라는 겁니다. 차라리 인간의 우월성을 인정하는 것이 그나마 인간중심주의하고 약간이나마 전제관계가 보입니다
    • 인간보다 더 우월한 존재가 있었다면, (우리에게 이성과 지능이 있던 말던 스스로 존엄하다 생각하던 말던) 우리도 동물처럼 학대당하고 이용당하고 먹히(?)는 관계였을 수도. ㅋ 사실 그다지 머지않은 과거에는 인간들 사이에서도 실험을 목적으로 한 학살이나, 어떤 종족을 멸하기 위한 학살이라던지, 노예관계처럼 '(모두에게 보편적인) 존엄성'은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고, 그 시절엔 그것이 또 당연하다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죠. 이것 역시 개념과 사상의 희극이죠. 앞으로 또 그 개념은 어떻게 바뀔 지 아무도 모른다고 봐요.

      레이바크 / 글 재밌어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4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6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1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1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7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4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0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3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7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6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