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입장 없는 육식 이야기


*

저는 기억이 있는 꼬꼬마 시절부터 개를 길러왔습니다.

강아지 탄생의 순간도 죽음의 순간도, 심지어는 붕가붕가 순간도 근접에서 보며 함께 자랐어요.

그리고 초등학교를 졸업할무렵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강아지는 더이상 키울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0여년이 훌쩍 지나...

첫 직장에서 저희 부장님이 개고기 마니아셨습니다. 

그리고 마침 제 입사 이전 미리 잡혀있던 점심 회식 장소가 근처 꽤 유명한 개고기집이었죠.


시간의 간극 때문인지 큰 거부감은 없었고 보신탕을 처음 맛봤네요. 

저에게는 다시 찾을만큼 인상적인 맛이 아니었습니다(사실 좀 비릿한 느낌).

제가 몸이 허하면 삼계탕을 찾듯이 부장님은 보신탕을 찾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

엄마가 되니 아기들이 연관된 불행한 뉴스는 타이틀만 봐도 큰 스트레스를 받더군요.

최근 일본 지진 뉴스를 듣고난 뒤에 아기들 걱정에 악몽을 꿀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이제는 일과 관련된 뉴스 섹션 이외에는 최대한 뉴스를 안보고 있습니다.


강아지를 키우시는 분들, 굳이 키우시지 않아도 심정적으로 가까우신 분들이 겪을 심적 고통도 이해가 됩니다.


***

언젠가부터 뉴스를 보면 사람이 참 잔인하구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육식 자체가 그 잔인한 행위의 일부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육식을 하는 과정이 탐욕스럽죠. 

어느 정도 눈, 귀를 막아야 가볍고 평온한 마음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잘하는 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아들에게 쇠고기를 먹이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아이들은 철분 섭취를 위해 쇠고기를 먹어야 한다는군요).


참 글이...두서없네요.

왜인지 마음은 또 무겁고 울적하네요.


    • 아이를 채식으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을듯 한데요...
    • 김전일/네, 그런 책들도 좀 나와있습니다. 그런 마이너한 방법을 육아로 실천하려면 꽤 많은 시간을 음식 공부, 재료 탐색에 매달려야 하고 무엇보다 용감해야겠죠. 저는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 엄마가 못됩니다.
    • 고기 안에 든 영양소가 너무 대단하다 그러죠.
    • 여담을 하자면, 저는 육식동물을 먹는 것에 거부감이 있어요. 잡초와 나물 중에 잡초를 집어 먹는 느낌이랄까 먹을 것과 먹을 것이 아니라는 제 나름의 무의식적인 구분을 유아기때 형성한 듯 일관적인 입맛;;
      아무튼, 내가 먹진 않아도 남이 먹는것에 뭐라고 할 수 없지..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심정적으로는 아무도 안 먹었으면 좋겠고, 모두 동물을 좋아하면 좋겠고 뭐 그런거죠. 아무래도 개나 고양이는 사람 바로 옆에 붙어 있어서 어떤식으로 기분을 표현하고 움직이는지 얼마나 사람과 비슷한 행동을 보여줄때가 많은지 놀랄 기회가 많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더 많은 걸 테구요.
      사실 어떤 동물이든 알게되면 다 못 먹을 것 같아요 ㅜㅜ
    • 다 떠나서 현대의 육식행위엔 인간의 잔인성이 거세될 수 없음은 분명하긴 해요.
      친척분께서 양계를 하십니다. 하림에 공급하는 닭이라 관리가 엄청 잘 이루어져요. 냄새는 어쩔 수 없이 나는데 보기엔 깨끗합니다. 커다란 하우스에 적절히 닭들은 집어넣어서 뛰어다닐 수 있어요(닭장 같은 거 없습니다) 털빠진 닭, 죽은 닭, 기형 닭 같은 것도 없고요 다만... 상당수가 제대로 크기도 전에 팔려갑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닭'하면 떠올릴 모습이 되기 전에 도축되서 가공돼요 병아리도 아니고 닭도 아닌 정도... 그래야 맛이 좋고 크기도 적당하다고 하네요.
    • 아직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기전에 부모에 의해 채식주의자로 길러지는건 좀 부당하다고 생각 됩니다.
    • 소아과 의사들은 이유식 만들 때 쇠고기 넣는 게 제일 좋고, 그거만한 게 없다고 한답니다.
      음.. 인간이 어쨌든 초식동물이 아니고 잡식동물이니만큼, 특히 아이 이유식으로 고기를 쓰는 게 영양학적으로 다른 것보다 낫다면, 굳이 그걸 채식으로 바꾸는데 집착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참, 철분 섭취에는 생간이 제일 좋다는데, 채소나 해물 중에 그거 대체할만한 게 있나요?
      (우유칼슘보단 해삼에 든 칼슘이 훨씬 함유량이 높다고는 하더군요.)
    • 하박사의 [삐뽀삐뽀119]를 한 줄 요약하면... 애들한테 제발 고기먹여라!
    • 하박사는 심지어 트윗에서도 계속 강조하더라구요.
    • 륜/사실 저도 끈적한 국물, 기름기를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육식을 즐기진 않지만 어쨌든 저는 잡식 인간이니까요. 정말 도축 과정을 보면 그나마 많이 안 먹는 고기를 더 안먹게 될 것 같고 제가 차리는 밥상에서 고기를 치우게 될 것 같아서 관련 게시물도 피해다녀요.

      가끔영화, clancy, 가라, 소상비자, 가드너/육식 자체가 망설여지는 건 아닙니다. 많은 소들이 호르몬제와 항생제로 길러진다는 얘기도 그렇고, 잔인하게 사육/도축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가끔 대체식품을 찾고 싶어지더군요. 제가 직접 목장을 운영하지 않는 이상 이런 쇠고기를 피해가기 어렵겠죠.
    • 그냥 딴 소린데 진구가 놀러와에 나와서 했던 말이 생각나는군요. 20살이 되기전까지 부모님때문에 줄곧 채식만 해왔다며 20살에 피자를 먹고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을 수 있나 했다구요. 피자를 우적우적 먹는 진구에게 유재석이 어머니가 해주는 밥도 맛있지만 가끔은 이런 피자가 땡기는거죠..하고 훈훈하게 마무리하려 했으나 진구 왈 "엄마가 해주시는 음식보다 이게 만 배(더 큰 숫자였나..) 더 맛있어요."
    • 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뜨케해 ㅎㅎㅎㅎㅎㅎㅎㅎ
    • 라면포퐈/ 육식 자체는 좋아해요ㅜㅜ 그게 더 문제지만, 제가 먹는 고기라는 식재에서 굳이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을 가린다는 얘기였어요.
    • 하늘가득달빛/진구 어머님은 또 어떤 뜻이셨을까요?

      륜/옷~저런...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댓글 정독할게요. 업무시간은 이상하게 누가 재촉하는것도 아닌데 마음이 급해서 자꾸 오독하네요.
      그런데 육식동물 별로 없지 않나요? 생각나는게 호랑이, 사자, 악어, 하이에나인데 이런걸 말씀하신건 아닐 것 같고...음음
    • 쇠고기를 꼭 넣어야 한다는 말은 좀 어불성설이고요.
      오히려 쇠고기에 들어간 첨가물이 더 문제가 되겠네요 득보다.
    • 개를 꼭 먹어야 하나 생각하는데 먹는다는 사람을 뭐라 못하죠. (합법화는 반대합니다.)
      단지 그 사람이 무엇을 먹는지도 일종의 이미지인 것 같다고 이번에 느꼈어요. "물론 저는 안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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