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억 속의 드라마를 찾습니다.

90년대 후반에 봤던 드라마입니다. 아마 미니시리즈였던 것 같습니다.


주 배경은 서울의 오래된 여관입니다. 이 여관에는 장기투숙객들이 존재하구요.

형제가 같이 사는데요. 형은 민주화운동 당시 고문을 당했습니다. 고문 당시 고문기술자가 "넌 개야, 짖어, 짖어!" 뭐 이런 식으로 고문을 감행해서, 이게 정신적 후유증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개가 짖는 소리가 들리면, 공포에 떨면서 경기를 일으킵니다.

아마 KBS였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워낙 인상이 강했는데 전체 줄거리는 기억이 나지 않네요. 다시 찾아보려니 못 찾겠네요.

혹시 이것 기억나시는 분 계신가요?



    • 혹시 개고기 논쟁때문에 저 드라마가 생각나신건가요?
    • /자두맛사탕 네.. 개 생각하다가 생각이 엉뚱한 데로 미쳤네요. 이 드라마가 가끔씩 알고 싶어서, 매번 찾다가 듀게에서는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ㅎㅎ
    • 혹시 <희망>이란 드라마 아닌가요. 이낙훈씨가 아버지로 나오셨던.
    • 앗 9호님. <희망> 같아요. 이낙훈씨가 아버지로 나왔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제목이 딱 그것 같아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 http://bit.ly/jnaTDV 다운받아서 찾아보세요!
    • http://suwon.kbs.co.kr/drama/ds_detail.html?seq_no=438

      이 드라마였군요ㅎㅎㅎ

      씨네21에 기고한 정윤철 감독님 글을 퍼옵니다.
      https://bridge.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1001001&article_id=45598
      ---------------------------------
      <희망> 1992년 KBS 방영
      이런 드라마는 다시금 만들어지기 힘들 것이다. 출생의 비밀, 가난한 처녀와 재벌집 아들, 얽히고설킨 집안의 원한, 삼각관계, 불륜, 성공을 꿈꾸는 엘리트 의사들의 암투 따위는 전혀 없다. 화려한 해외의 풍광도, 럭셔리한 거실의 모습도, 멋진 스포츠카도, 칵테일도, 감각적인 템포의 음악도 전무하다. 대신 후줄근한 여관이 있고, 그곳에 엉켜 살아가는 촌스러운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드라마 제목은 ‘희망’이란다.

      80년대, 나성여관 사람들의 일상
      양귀자의 첫 번째 장편소설 <희망>을 드라마로 만든 이 작품은 92년, KBS에서 방영되었다. 나의 이십대에 기억나는 세 편의 드라마(나머지 두 편은 <모래시계>와 <질투>)에 해당되는 이 드라마는 나머지 둘에 비해 어슴푸레하지만 더욱 깊이 새겨져 있다. 줄거리는 잘 기억 안 나지만 생생한 캐릭터와 느낌으로 남아 있다고 할까? 그렇다. 줄거리 역시 에피소드 위주이기에 또렷이 가늠함은 거의 불가능하다. 게다가 80년대의 허름한 나성여관에서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어쩌면 보잘것없는 사람들의 고만고만한 일상사 아닌가.

      등장인물들은 나성 여관집 가족들과 그 여관에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들로서 매 에피소드는 삼수생 우연이(김호진)의 1인칭 시점으로 펼쳐진다. 인상적인 건 그는 늘 드라마 마지막에 캠코더를 켜놓고 하루의 영상일기를 쓴다는 것이다. 90년대 초치고는 상당히 색다른 드라마의 화법이었다. 카메라를 바라보며 말하는 김호진의 담담하며 쓸슬한 표정이 기억난다. 그리고 입심 세고, 강단 있는 여관집 여주인인 어머니(나문희)와 그런 어머니의 그늘 밑에서 용돈이나 타서 쓰는 능력 없고 할 일 없는 아버지(이낙훈),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보내놨더니 학생 운동에 빠져서 진짜 집을 잠만 자고 나가는 여관처럼 여기는 형(변영훈)과 욕구불만에 가득 차서 결국 집을 뛰쳐나가는 이쁜 누나(전혜진), 그리고 오고 가는 손님들….

      술취해 부르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기본적으로 가족 드라마인데 이들은 여느 드라마들처럼 결혼문제나 고부간의 갈등으로 고민하거나 법석을 떨지 않는다. 이들은 그저 그들 개인의 문제로 각자 고민하며 결국 서로 소통되지 않는다. 오로지 우연이만이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을 뿐. 그 외롭지만 솔직하고 덤덤한 가족의 모습이 아마도 내 기억 속에 이 드라마를 여지껏 남겨놓았던 것 같다. 가족이지만 남 같은 그들의 외로움을 지켜보며 이십대 초반의 나 역시 소통불가함에서 오는 고독의 응어리를 내심 만지작거렸으리라.

      운동권 아들 역의 변영훈이 술에 취해 갑자기 마당으로 뛰어나와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노래를 부르던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가눌 길 없는 시대의 무게에 눌려 몸 뒤틀며 주정을 하는 큰아들의 모습을 넋 잃고 바라보는 나문희와 이낙훈의 휑한 표정, 그런 형을 멍하니 쳐다보는 동생 전혜진과 김호진…. 그 시대의 그 가족들, ‘희망’을 그저 그렇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그 모습에서 난 눈물을 떨구고야 말았다.

      그러고 보면 나성여관의 이 가족들이야말로 이번에 찍은 신작 <좋지 아니한가>에서의 심씨네 가족의 원조였나 보다. 그 덤덤하게 각자의 인생을 걸어가는 가족이란 이름의 타인들 말이다. 그들에게도, 우리 모두에게도 ‘희망’이 있기를.

      이젠 내 기억 속에만 남아 있는 변영훈과 이낙훈 두 훌륭한 배우들을 떠올리며.
    • 듀게의 영험함이란~ 덩달아 자랑스럽네요
    • 관심가지구, 댓글도 달아주신 윗분들께 감사드려요 ㅠ.ㅠ 이렇게 이 드라마를 찾게 되다니.
      꽃띠여자/ 엄청난 자료군요!!!
    • 아!아! 봤던 기억이 난다!!
    • jethro/ 안 그래도 퍼온 글 같았는데, 원문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더 찾아봤으면 병기할 수 있을텐데...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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