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게대나무] 좋아 죽겠다가 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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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정줄 잡게 한마디 해달라고 글 남겼던 사람입니다.

매서운 한마디는 안 남겨주시고 왜 다들 뽐뿌질만 하셨나요ㅠ_ㅠ 망했습니다. 망했어요ㅠ_ㅠ

기본 베이스가 술친구기 때문에, 게다가 어젠 콘서트를 보고 와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상태에서 술마시다가 망했어요.

술을 원망할 수는 없죠. 술이 뭔 죄겠어요. 마시고 정줄 놓은 제가 문제죠ㅠ_ㅠ

 

계속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어차피 생겨난 마음 혼자서 파묻어 버리면 그만일거다, 그냥 지금처럼 술친구 공연친구나 하면서 얼굴이나 보지 뭐 이러기도 하고

아니다, 털어놓고 잘되면 좋고 안되면 안보면 그만이지, 그게 더 속시원하지 그러기도 하고.

그러다 스치는 작은 스킨쉽에 풍선처럼 마음이 부풀었다가 푸시시- 바람 빠져버리기도 여러 번.

내 마음이 나한테 버거워 걔는 무슨 맘인지도 솔직히 모르겠어요.

연락이 잦은 건 걔가 지금 타지에서 일만 하면서 혼자 생활하다가 취향맞는 친구를 만나서죠. 지 입으로도-__-  외롭다 입에 달고 있기도 하구요.

결국 그 말은 원래 지 생활 터전으로 가면 그럴 일 없다는 거구요.

장난끼 가득하고 잘 깐죽대고 얄밉게 굴어요. 그런데 눈빛이 너무 다정해서 설레요.

문득문득 저한테 귀엽다그러면서 제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쓰다듬 해요.

거기 기대를 갖기에는 그건 저를 여자로 생각하고 있다기 보다 자기가 키우는 고양이 둘째로 생각하는 듯-_- 하는데

그런데도 그 손에 저 혼자 좋아 죽는거죠.

 

그렇게 혼자 좋아 죽다가 망했어요ㅜ_ㅜ

어제 그렇게 신난 상태에서 술달리다가 저도 모르게 너 욕심난다고 해버렸어요ㅠ_ㅠ

술김에 그런 말을 꺼내버리다니 망했어요, 망했어요ㅜ_ㅜ 주정뱅이 같이 그게 뭐야 ㅠ_ㅠ

근데 얘 반응은 좋다싫다 가타부타도 없이 애매하기만 하고ㅠ_ㅠ 넘어와 줄거 아니면 다정하게 굴지 좀 마ㅠ_ㅠ

 

그래놓고 오늘 또 주말 심심하게 보낼 수 없다고 영화보러 가자고 저한테 전화를 하시네요, 이 자식이ㅠ_ㅠ

도저히 얼굴 보기가 그래서 날씨도 이런데 무슨 영화냐고 안 보겠다고 열혈방어를 펼쳤지만 전 또 무너졌어요.

전 그냥 얘 낚시줄에 걸려서 파닥이는 생선같아요.

 바늘빼서 풀어주던가  지 바구니에 넣든가 뭘 좀 해줬으면 좋겠네요. 제 의지로는 낚시줄에서 못 빠져나오겠으니까.

 

    • 아직 망한 건 아닌 것 같은데요. 원래 그런 식으로 고백해서 한 번에 넘어오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미적지근한 반응이지만 오늘 또 영화보자고 연락한 걸 보면 그쪽도 영 싫은 눈치는 아닌 것 같네요. 의외로 남자들 중에 싫지 않으면서도 단지 결단력이 부족해 확실하게 결정 못내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땐 그냥 눈화님께서 확 사로잡아버리시면 됩니다. 화이팅!
    • 어허...듀게 분들은 '꼬시라고' 하셨는데.. 왜 그냥 '털어'놓으셨어요 ^^;
    • 음? 이거 잘 되고 있는거 아닌가요?
    • 차라리 마음을 제대로 고백하고 물어보세요. 이렇게 어설픈 상태로 가면 옛날의 저처럼 1년의 유사 연애를 경험하실 지도 몰라요.-_- 타이밍이란 묘해서 이렇게 쪽팔린 순간에 확 해야지 이럴 때 그냥 무덤덤하게 넘어가면 다신 고백할 기회나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어려운 거 같아요. 이미 알아챈 마음인데 확실히 고백 안하면 그쪽도 딱 차갑게 굴지도 않을 것이며 이쪽은 좋아한댔으니 계속 좋아하게 되니까요. 넘어올 거 아니라도 다정한 사람은 발에 채이고 넘쳐 흐르더라고요.
    • 제가 볼땐 그저 어장관리 같은데요.. 나중에 두고 보면 알겠지만요.
    • 흉악한 어장관리의 전형이거나 정말 절친한 친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도 겪어봐서 이러는거 맞죠^.T
    • 미안해요. 그 사람은 님을 별로 여자로 보지 않는것 같애요. 편한 친구 플러스 알파 정도로. 맨정신에 한번 정리 들어가면 보통 널 소중히 생각하지만 애인으로 사귈 내 맘의 여유는 없다/혹은 현재 애인을 만들고 싶지 않다라는 반응 나올것 같아요. 그런데 어차피 짝사랑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어떤 조언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텐데. 한번 교통 정리 하시는게 좋을듯. 행운을 빌어요.
    • 음, 정말 사귀고 싶은 마음이 강하시면 결단을 내리실 것을 권합니다. 흔치 않게 짝사랑했던 사람으로부터 '호감은 있는데, 연애는 싫다.'는 명언을 접하고, 애매하고 지저분한 관계가 될 거란걸 알면서도 멍청히 곁에 있다가 반년 넘게 몸과 마음이 혹사당한 경험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고백을 포기하고, 정말 좋은 친구로 지내시든지 아니면 제대로 고백해보시고 정리하세요. 잘 되면 더할 나위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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