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하는 문맥에서 '너무'라는 부사 안 쓰시나요?

'너무'의 사전적 의미는 찾아보니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 이던데요,

"너무 마셔서 토할 것 같다"와 같이 어떤 것이 지나쳐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때 쓰는 말이라는 거죠.


그런데 일상 생활에서 '너무'는 부정적인 맥락 없이 강조의 의미로 종종 쓰이잖아요.


① "로또가 돼서 너무 좋아" 는 "로또가 돼서 너무 좋아 (기절하겠어)" 등의 뒷말이 생략된 거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고,

② "그 분 판단이 너무 훌륭하시네요~~" 는 비꼬는 게 아닌 다음에야 딱히 생략될만한 말도 없죠. ('놀랐어요'. 정도가 생략된 걸로 볼 수 있을까요?)


그래서 바른 한국어를 사용하자는 쪽에서는 '너무' 남발을 자주 지적하는데요.

저는 알면서도 '일상적으로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라는 어감으로 '너무'를 쓰고 싶을 때가 많거든요.

"와~ 너무 훌륭한데요?" 이런 식으로 쓸 때 '아주, 매우, 상당히, 많이, 정말' 등과는 또 느낌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틀린 말에 익숙해서 그런 거니 고쳐야 할 언어습관일까요?

    • 저도 틀린 표현이라는 걸 알고는 있는데, 말씀대로 '너무'를 쓰지 않고는 표현되지 않을 때가 있어요.
      "아유 너무 예뻐 죽겠어~" 같은 경우.
    • 본문의 설명이 맞다고 알고 있는데
      요즘은 뉴스에서도 멋대로 사용하더군요.
    • 너무는 '과한 것'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부사이기 때문에 부정적 의미쪽으로 쓰이는 것은 맞습니다.
      동사, 형용사로 쓰이는 '너무하다'를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예시로 드신 문장 중 2번은 비꼬는 말로 들립니다.
    • 아마 많은 사람들이 너무의 부정적인 용례는 알고 있지만, 입에 밴 습관때문에 그냥저냥 쓰고 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역시 마찬가지로 쓰고 나서도 아차차 합니다..가급적이면 너무 라는 부사대신 정말 진짜 로 대체하려하지만 생각만큼 잘 되진 않죠. 무엇보다도 그 의미가 달라요. 꼭 너무를 써야돼! 너무 쓰고 싶어 ㅋㅋ
    • 요새는 예능에서도 출연진이 '너무'라고 쓰면 '아주 매우 상당히 많이 정말 참' 등으로 고쳐서 자막 내보내던 걸요 ㅎㅎ
      당연히 틀린 말에 익숙해서 그런거니 고쳐야할 언어습관이죠. 고치기 시작하면 너무 라는 단어가 외려 낯설걸요.
    • 어문규범은 살아있는 말을 못 따라잡죠. 처음에는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이었다고 하더라도 오랜 시간 동안 사용되면 결국 수용할 수밖에 없어요. "너무" 는 그런 말 중 하나라고 봅니다. 어쩌면 큰 사전에는 속어로 이미 설명되어 있을 것도 같구요. '너무'가 부정적인 의미로만 쓰인다고 책에서 배운 외국인들은 한국사람들의 대화를 보면 깜짝 놀랄 거에요. 사실 '매우, 아주' 같은 단어는 실제 대화에서는 거의 안 쓰이죠. ㅋㅋ
    • 저도 너무 좋아요 넘넘 좋아요 이런 말 포기 못하겠어요; 너무 쓰고싶어요;; 꼭 너무를 써야 생각이나 느낌이 잘 전달될 것 같은 기분ㅋ
    • 제가 정말 신경쓰이는 건 '절대로'를 긍정문과 함께 쓰는 거에요. 이게 그냥 잘 몰라서 그렇게들 쓰는 건지 일본 드라마나 애니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요.



      난 널 절대로 사랑해!

      이런식의 문장을 보거나 들으면 마구마구 지적해주고 싶어요.
    • 아~~~~~~~~~주 많이 씁니다.
    • 레사/그건 저도 생경하네요.
    • 너무 좋아요! 읽다보니 너무 쓰고 싶어 그만...
    • 너무너무 멋져 눈이 눈이 부셔
      숨을 못 쉬겠어 떨리는 Girl
    • 방송에서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재밌습니다. 공중파 스케일이 큰 프로에서 자막을 남발하는 경우도 많고 인지도 거의없는 케이블예능에서 꼬박꼬박 사용법을 지켜주는 경우도 있거든요. 피디나 작가에 따라 많이 좌우되는거 같더군요. 갠적으로 볼때 꽤 엄격히 구분해서 써야할 상황이 아니라면 일반적인 수준에서는 별로 거슬릴만한 일은 아닌거 같아요.
    • 크림/ 사실 크림님 글에 '어머니 대처가 너무 훌륭하시네요'로 시작하는 덧글을 쓰려다가 이 글을 쓰네요.
    • 너무너무너무가 더 큰 느낌이긴 한데... 부정어에만 쓴다고 하니...
    • ㅋㅋ틀린걸 알고 있지만 nemini 님 말씀처럼 "어쩔 줄 모르고 히죽히죽 거리면서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 많은 저로서는 이 말을 많이 써요. 주로 너무너무 예뻐, 너무너무 맛있어, 너무너무 멋있어, 너무너무 좋아, 너무 하나로는 모자라서 저렇게 주책많게 두 번이나 씁니다요
    • '너무'는 안되고 '너무너무'나 '넘'은 된다가 결론일까요 ㅎㅎ
    • 원글 예시의 1번처럼 주관적인 느낌이 강한 때, 감탄문과 같은 경우에는 반어법과 같은 사용법으로 쓰일 수는 있겠죠. 하지만 주관적인 느낌이나 감탄문이 아니라 2번처럼 대상에 대한 서술이나 설명에서는 부정적 뉘앙스를 충분히 느끼게 합니다. 2번의 경우 아주 혹은 매우가 더 자연스럽죠.
    • 저는 '너무'를 쓰는 위의 용례들이 감정 과잉처럼 느껴져서 잘 안 씁니다. 본문에 쓰신 것처럼 '아주, 매우, 상당히, 많이, 정말' 등과는 느낌이 다르지만, 그렇게까지 표현할 만한 거리가 좀체 없네요. '너무'를 남발한 글을 보면 그냥 감정을 과하게 표현하는 게 습관화되어 있을 뿐이라는 느낌이지, 어떤 진정한 감정의 깊이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 강조를 위해서 일부러 부정에서 쓰는 말을 쓰는 걸 수도 있고요. 미국애들도 정말 맛있는 거 먹을때 "this is too good" 이런 말 씁니다.
      다만 '아주', '매우' 이런 정상적인 부사는 거의 안 쓸 정도로 너무 많이 쓰는 게 문제이긴 합니다. 자제할 필요는 있을듯.

      그런데 레사님/ '절대로'를 부정문에서만 써야 한다는 원칙이 있나요?
      주로 부정문에 쓰는 건 사실이지만, 국어 사전 예문에도 긍정문은 나오는데요.
    • 원어적 의미는 그게 아니긴 한데, 이미 남용되면서 어감이 많이 가벼워졌지요. 잘못된 언어 습관으로 늘 꼽히는 표현인 듯 합니다.
      요즘 보이는 생경한 표현 중에는 '완전'도 있어요. 완전은 명사인데 '완전 좋아' 이런 식으로 쓰이더라고요. 저한테는 위에 레사님이 말씀하신 '절대 좋아' 만큼이나 어색해요.
    • 내용에 정확하게 동감하고 비슷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부정적인 부사인건 알지만 다른 단어로 대체하기에는 다른 단어가 담지못하는 추가적인 뉘앙스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긴 전 맞춤법에 그렇게 집착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인터넷 용어도 남발하고;;
      내가 말하고자하는 의미 전달이 잘 되는가가 문법적으로 맞는가 하는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엄마가 가끔 문들어온다 바람닫아라 같은 식으로 말하셔도 그냥 알아들었으니 되었다 하고 굳이 따로 말하지 않구요. 그냥 성격일지도;;
    • 너무 많이 씁니다. -.-;
    • 머핀탑/ 긍정문에 쓰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좋다, 싫다, 마음에 들다 같은 감정 형용사에 쓰이는 건 어색하지요. 왜 그런가 생각해봤는데 감정은 절대적일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수치로 계량할 수도 없고.
    • 해삼너구리님/ 오오, 확실히 감정 표현쪽으로 붙이면 생경하긴 하네요.
      하지만 '난 널 반드시 사랑해'도 이상하긴 마찬가지;;
      (그런데 저는 이런 생경한 표현 일부러 만들어 쓰는게 왜 좋을까요? ^^;)

      구어체에서 '완전'은 거의 부사로 자리 잡은 것 같아요.
      자극적인 것만 살아남는 사회에서 '정말', '참' 이런 걸로는 부족하니까, 이런 말들이 생기나 봅니다.
    • 언어의 사회성이란게 있잖아요. 이 추세대로라면 머지않아서 긍정적인 문맥에서 '너무'를 써도 비문이 아닐 것 같아요...
    • 요즘에 '너무'에 대해 종종 지적을 하던데, 긍정문에 '너무'를 붙이기 시작한 건 꽤 됐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그랬으니. 그때 '너무'를 사용하면 의미 상 어색하다는 생각은 했는데, '아주'나 '정말'로는 이 느낌이 안 나서 계속 쓰고 있어요.
      회화문에서 '너무'뒤에 긍정 호응이 오는 건 이미 정착되었는데 새삼스레 지금 TV나 그런 데서 지적하는 걸 보고 있으면 웬지 삐딱한 생각이 들어요.
      언어란 게 원래 그렇게 규범문법의 틀에 딱 맞는 것도 아니고 학자들이 만든 문법은 아무리 용을 써도 어차피 사람들의 머리속에 있는 문법을 못 따라가는데 이미 상당부분 정착한 말에 대해서 이러는 건 가끔 불만이에요.
      '자장면' 소동 이후로 특히 더 그런 기분이 듭니다.
    • 의식적으로 긍정문에는 안 쓰려고 노력은 하는데(매우 진짜 아주 같은 말로 대체), 이게 주로 감탄문에 쓰이다보니 나도 모르는 새에 미끄러져 나오더라고요.

      특히 너무 좋다~ 는 의식적으로도 컨트롤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습관처럼 굳어진 말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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