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이어서... 운명, 섭리, 로고스 등에 대해 정말 간단하게.

http://djuna.cine21.com/xe/?mid=board&search_keyword=weisserose&search_target=nick_name&document_srl=2364113


원래 다른 걸 계획했다가 그걸 도저히 한 번에 다 쓸수 없어서 조금씩 나눠 쓰려고 합니다. 이번편은 운명입니다. 원래 예수의 활동 이후 지중해 세계의 사상사를 한 번에 다


쓰려고 했는데 제 능력으로 그건 무리더군요.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써내려 갈려고 합니다. 이 번엔 운명과 섭리, 로고스 등에 대해 초간략하게 정리하고자 합니다.


우린 운명이란 말을 쉽게 합니다. 운명이란 말이 무척 많이 쓰이죠. 노래가사는 물론이고 프로포즈에도 등장하니까요. 그 운명에 대해 쉽게 쓰고 그것을 우리는 굉장히 혼동하


는데 이번에 저는 그 운명이란 말에 대해 좀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운명이란 말은 그리스에서나 이스라엘에서나 개념은 존재합니다. 흔히 우리가 운명을 이야기 할때 '태어나서 죽을때 까지 절대로 변경되지 않는 마치 계획된 노선'과 같은 개


념으로 이해합니다. 이런 것은 그리스 적인 운명의 개념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신이 나오는데, 신 가운데 최고의 신을 제우스라고 알고 있죠. 하지만 이 제우스를 비롯한 다


른 신들 조차도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운명이 정해진다면 회피하려고 해도 다시 거기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여러분이 너무나 잘 아는 사례 하나만 들겠습


니다. '오이디푸스 왕'이 바로 그것입니다. 오이디푸스 왕은 자신의 운명을 벗어나기 위해 친부모 (실제로는 양부모)를 벗어나지만 그는 결국 자신의 운명대로 살게 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아폴로는 자신의 아들이 전차때문에 죽는 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막으려고 하지만 결국 막지 못하죠 (전에 불핀치판에서 읽은 것 같은데 그 책을 못찾겟어요)


이런 사고 방식으로 운명이란 결국 신부터 인간까지 모두에게 평등하게 돌아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세상 모든 것의 삶의 행로를 규정하는 것이죠. 


그러나 이스라엘에선 이 운명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그들은 신과 운명 중에 신에게 힘을 실어 줍니다. 구약성서에서 보면 인간에게 다가온 죽음의 운명 혹은 운명


만큼이나 당연한 자연현상을 신의 뜻에 따라 조절 할 수 있습니다. 이사야서 38장 1~8에서 보면 히스기야란 왕이 죽을 것이란 신의 뜻을 전달 받습니다. 그리스 식 운명이라면


이 왕은 무슨 짓을 해도 죽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왕은 기도를 하고 기도를 들어주는 징표로 해시계를 뒤로 돌려줄 것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해시계는 뒤로 요청한 만큼 돌아서게 됩니다. 이스라엘 사람에게 운명이란 신의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이며 이 것은 신의 뜻에 따라 바뀔수도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운명 이야기를 하게 되면 '섭리'에 대해서도 조금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섭리란 말은 그리스 철학 특히 스토아 철학에서 찬양합니다. 그리스 인은 섭리를 '인간이 자연적인 현


존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섭리가 제공했으며 인간 자체를 로고스로 무장시키기 때문' 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섭리를 기독교 교부인 클레멘스는 '인간의 영혼 구원'에


국한 시키면서 의미가 달라집니다. 이 세계의 모든 것에 대한 지식에서 인간의 구원으로 의미가 제한 되면서 기독교와 스토아 철학이 이야기 하는 섭리의 개념이 달라집니다.


이 외에도 로고스라는 개념 역시 그 궤도를 달리하게 됩니다. 기독교에서 로고스란 신의 아들을 상징하며 신의 능력, 지혜 곧 그것은 온전히 신과 동격으로 이해됩니다. 


그러나 그리스인들에게 로고스란 신에게 전유물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그들에게 로고스란 자연에 있는 존재로 개념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신플라톤 주의는 로고스 보다 더


위에 일자가 존재한다고 했지만 대개 철학자들은 사물에 존재하는 것이며 본질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들은 로고스와 신을 분리했고 유대인은 그것을 일치시켰던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논리와 개념의 차이로 후에 그리스 철학과 기독교는 유사한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차이를 지니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유사성을 바탕으로 그 틈을 비집고 영지


주의가 기독교에 침투해 들어오면서 기독교는 가장 무서운 이단세력을 상대하게 됩니다. 



참고문헌 - 막스 폴렌츠 지음 '스토아와 그리스도교' (절판입니다. 대학 도서관에 가면 아마 있을지 모르겠어요)


                네이버 백과사전 '로고스'

    • 매회 스크랩하며 잘 읽고 있습니다 이거 연재분량 얼마나 생각하고 계세요?
    • 충남공주/ 저도 모르겠어요. 믿음이란 개념도 정리하고 싶고. 지중해 사상사도 하고싶은데 얼마나 잘할지 얼마나 정확히 할지 모르겠어요.
    • 저도 요즘 믿음에 대해서 나름의 정리를 하는 중인데, 이 글과 다른 레퍼런스와 다른 성격의 글이에요
      여기에 종교에 대한 글도 간혹 올라오고.. 그래서 타이밍을 잘 잡아야겠다 싶어 여쭤봤어요

      여태 근본주의적이고 재미없는 교리를 많이 봐 왔는데, Weisserose님은 성경을 맥락 안에서 해석해주셔서 우선 거기에 감동하고
      또 그것을 보는 관점은 어떻게 있는지 소개해주셔서 알게되는것도 많아 고맙다는 말 하고싶었습니다 :)
    • (곁다리로) 운명 하니까 까뮈의 시지프스신화가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여기에서 시지프스는 부조리하고 비참한 운명의 굴레(평생 돌을 굴려야 하는 형벌)를 벗어나거나 바꾸려 하지도, 또 그렇다고 무의미와 절망에 빠지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바꿀 수 없는 운명 자체를 관조하고 냉소하면서 다시 비탈길을 내려가는 그 순간 진정한 승리를 얻는다는 내용으로 기억하는데요
      운명이든 무엇이든 그 현상보다 그것을 대하는 주체적인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누구든 운명이라면 운명인 그 안에서 살겠지만 그것에 굴복하는지 굴복시키는지는 마음의 문제
    • 잘 읽었습니다, 지난 번에 Weisserose님의 '성서의 역사관'을 읽고, 무려 3시간 동안 그리스인들의 시간 구분, '아이온', '크로노스', '카이로스'의 시간에 대한 글을 쓰다가 날아가서 좌절한 기억이 나네요;
    • 한이은/ 앗 정말이에요? 그거 언제 올려주세요.... (제가 뭐 잘못 썼다고 타박하시는건 아니시죠 ^^;;;)
    • Weisserose/ 아뇨, :) 제 글도 타박 받아 시원찮을 판에; 홧김에 저장해둔 부분도 지워버려서 언제 또 쓸지는 모르겠어요, 지금 쓰는 글도 다음 주까진 중지 상태라;
    • 한이은/ 언제 마음 내키실때 써주세요.. 목 빼고 기다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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