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잡담 - '그분'이 쓰시는 브랜드

 

 

주말 저녁이군요.

오늘까지 해야 할 일들이 많았는데,  끝내지 못하고 있어요. 하기는 싫고, 그 김에 잡담.

 

얼마 전 친구가 안경을  맞추는데 함께 가서 봐달라는 거에요.  남대문 안경 상가엘 갔습니다.

점원이 이런저런 안경테들을 권하겠지요. 권해주는 테들이 어느 국산 브랜드에 치중하는 느낌이었어요.

국내 브랜드 중에서는 꽤 괜찮은 물건이라며 제품의 특징을 설명. 연예인 협찬 사진들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그러다 우리는 예기치 않게도 설명 속에서 푸른 지붕의 '그분'을 맞닥뜨립니다.

 

"처음에 그분이 쓴 안경이 일본 제품이었고, 해외 제품이라고 비판을 받자, 최근에 쓰게 된 국산 제품이 바로 이 브랜드! 이거슨 대통령이 쓰시는 안경! 믿을 수 있는 품질!"

 

설명의 요지였어요.

설명 속에 그분이 등장하자 우리는 어딘지 근질근질해져 웃는지 마는지 하는 얼굴로  엉거주춤 듣는데, 친구가 작게 중얼거립니다.

 

"그렇다면, 쓰고 싶지 않은데....."

 

귀밝은 점원이 이에 반응했습니다.

 

 

 

 

 

 

 

 

 

 

 

 

 

 

 

 

 

 

 "네에~!  그분이 쓴다고 하면 안 쓰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많아요~! "

 

 

 

우리는 폭소를 터뜨렸습니다.

너무나 밝고 태연한 태도, 왠지 모르겠다는 말, 웃지 않고는 못 배기겠더라구요. 점원은 친절로 무장한 태도로 자신은 '구매 거부 현상의 원인'을 모른다, 라고 하는데 그게 왜 그렇게 웃기던지. 시치미를 떼는 듯 웃는 눈에 장난끼도 느껴지고 여튼, 우리 셋은 이심전심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무언의 폭소만 길게 터뜨렸다는.

 

'그분'은 어쩌다 이렇게 비호감이 되었을까 ( 아, 이유를 알고 있지~)

비호감의 정도가 높구나 ( 아, 이것도 알고 있었지~)

최고의 품질을 자랑해도, 그분이 쓰시는 걸 나도 쓰고 싶지는 않구나 ( 뭐ㅡ, 그 회사는 그래도 흥했겠지? )

이 점원은 이 제품을 권할 때 매번 '그분' 얘기를 할까? ( 복불복으로 할 거 같긴 한데? )

 

등등의 생각을 했네요.

 

 

 

 

 

+

요즘 나온 제품들 안경다리가 중국 기예단의 몸처럼 유연하게 휘어지더군요.  잘하면 안경다릴 말아접을 수도 있겠던데요.  아기 젖병?  만드는 소재, 뭐 그런 거라고 하는데, 무게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었어요.

저도 하나 장만하고팠지만, 참았어요.

 

 

 

 

 

 

 

    • 글 읽다가 빵 터졌어요. 역시 그분의 존재감은...
    • "네에~! 그분이 쓴다고 하면 안 쓰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많아요~! "

      ㅋㅋㅋㅋ 음성 지원되는 문장이군요.
    • 그런데 남대문 안경 상가에서 일하시는 분이라면 눈치가 이만저만이 아닐텐데 초장부터 그분 얘길 꺼냈다는 건
      그만큼 그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겠죠. 요즘 떨어진 지지율이 30% 정도니.
    • 이 대통령은 특히 MBC의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을 언급하면서 “요즘 텔레비전을 보니 ‘나는 가수다’ 무자비하더라. 딱 500명 방청객이 투표해 무조건 떨어져 나간다”며 “(가수들이) 오늘은 이런 장르, 앞으론 새로운 장르를 보여주려고 연습하고 노력해서 나오더라. 그 정신이 정말 우리한테도 필요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
      전 이 기사 보고 '아놔 나가수 언급하지마!' 했어요. 그분이 나가수 타령하면 보기 싫어질 거 같아서. ㅠㅠ
    • 어르신들 중에는 그 분이 쓰시니 좋은 제품이 아니겠냐 고 생각하는 분 많을 걸요.
      얼마 전에 모 브랜드 점퍼도 그 분이 입고 난 후에 꽤 많이 팔렸다고 알고 있어요
    • 빠삐용/ 헉. 정말 보도된 기사 내용인가요 -_-; 그분이라면 나도 한때는 가수(였)다. 찍으실 듯.
    • 근데 그래서 브랜드명이 뭔가요? 참고하려구요 -_-;;;
    • 혼자생각 / 아, 그게 건성으로 들어서 기억이;;; 협찬 들어간 드라마 제목도 줄줄이 엮여 나왔는데, 기억이;;; 친구가 착용했을 때, 예스, 노만 열심히 가려주었다는;;; 협찬 사진에서 본 차인표 얼굴만 쓸데없이 또렷하고;;; 제가 이래요. 아는 게 없는 옥수수입니다, 죄송~!
    • 빠삐용 / 하하하하핳하하 본문도 웃긴데 빠삐용님 댓글보고 빵!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8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