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주말에 만난 무례한 사람 이야기

무례한 건지 비상식적인 건지 둘다인지 모르지만.

 

토요일

구두 쇼핑중이었습니다. 해외 명품 특별가라는 명목으로 땡처리하는 거라서 행사장에 없으면 재고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너무 마음에 드는 샌들을 발견했는데 제 기준으로 심각하게 비싼 겁니다.

살까말까 망설이니까 주인아저씨가 미리 깎아줬어요. 그래도 고민하면서 들고 있었는데...

어떤 분이 "신어만 볼게요" 라면서 닁큼 (제, 혹은 앞으로 제것이 될) 샌들을 신더군요.

그러더니 제가 잠깐 한눈 판 사이에 결제를 하려는 거예요.

"신어만 보신다면서요?" 라고 항의했더니 그 분 하는 말씀

"먼저 사는 사람이 임자지요"

...

너무 황당해서 주인아저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눈길로 쏘아 쳐다 봤더니 아저씨가 제 손을 들어줬습니다.

살지 말지 고민하다가 뺏기지 않으리라는 심정으로 사버렸네요.

 

일요일

등산 시작길이었습니다. 매표소 지나서 한 5분 올랐나? 날이 더워서 일행들과 얼음물로 목을 축이고 있었어요.

옆에서 하산하는 길에 잠시 쉬던 작은 산악회. 그 중 어떤 아저씨(와 노인의 중간연배).

"물 좀 줘봐"

전 당연히 일행에게 하는 말이려니 생각하고 멍 때리고 있었는데.

저한테 하는 얘기였어요. 무려 3번이나;;

마음은 안 주고 싶지만, 우리나라 물인심은 좋은 나라잖아요.

마침 주유소에서 얻어온 미니 생수병을 꺼내 주려니까

"목 마르니까 그냥 그 물 줘! 나 입 안 대고 마실게"

그러더니 제 얼음물을 절반이상 갈취 섭취.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쏘쿨하게 일행들과 내려가더군요.

...

등산시작하는 사람에게 하산하는 사람이 물을 달라는 건 (그것도 산 입구에서) 어떤 경우인지 -_-

    • 왜들 그럴까요 참. -_-
    • 하이고-_-; 그냥 '저 마실 물도 모자라요'하고 싫다고 하시지...
      얻어마시면서도 마실물을 고르시다니요. 웃기는 분이네요
    • 뮤뮤/ 날이 더워서 그런걸까요? 쳇 -_-
      Silencio / 편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글을 쓰면서도 뭔가 '일러바치는 느낌' 이었는데 편들어주니까 기분좋아요. 홍홍~ (언니 오빠가 혼내줄게 이런 위로받는 느낌? ㅋㅋㅋ)
    • 그럴 때는..

      "우리 나라는 물부족 국가라 안됩니다."

      해주세요. (물론 아니지만...)
    • "꿀물은 없고 핏물은 있소."
    • 전자는 저같으면 눈뜨고 코베이고 말았을 것 같아요. 불쾌했던 일이시겠지만ㅜ 당당히 쟁취하신 거 멋집니다!!
    • 토: 주인과 짠 끄나풀
      일: 뭘봐 이 쓰...그런데 이런 생각은 합니다. 상대방이 문신한 깍두기였다면..그러니 모든 사람들에게 인애롭게 대해야 하는건가..약자에게만 강하게 굴수 없는 노릇이니
    • mad hatter/ 한대 맞을거 같아요 엉 ㅠ
      곽재식/ 피나도록 맞지는 않겠죠? -_-?
      Yul/ 저도 어디서 그런 용기가?! (아마 몇년전이었으면 뺏기고 뒤에서 씩씩거렸을 거예요)
      김전일/ 토요일은 저도 잠시 끄나풀 이론을 검토했어요. (이미 결제한 제 카드는 바르르 웁니다)
    • 그 등산객 말이에요. 정말 저렇게 반말을 했나요?
      처음 보는 사람한테, 그것도 부탁하는 입장이면서 저렇게 건방지게 반말을 했다니...
      저 같으면 끝까지 못 들은 척 했을 듯;;;
    • 토: 주인과 짠 끄나풀2
      일: 산중턱 휴게소 주인아주머니 남편
      바낭엔 바낭 답글이 제격이라서;;;
      세상엔 별사람 다있다라는 생각이 들긴하네요
    • 그 아저씨(인지 할배인지)의 정체는 등산객으로 변신한 그 산의 산신령이었습니다!
      산신령은 얼음물을 준 별가루님에게 축복을 내렸습니다.

      ......물론 무례한 그 아저씨가 잘했다는 얘기는 아니고요 이렇게 해석하면 마음이 좀 편하실까 싶어서..
    • 천생염분/ 네. 건방지게 반말 찍찍 했더래요 ㅠ
      kid A/ 끄나풀 이론 강력한 지지를 받는군요. 정말 세상엔 별별 인간들이 다 있어요. (사실 저도 별별에 속할수도;;)
      도로테 / 정말 아름다운 동화예요~ ... 로또를 살까요?
    • 그 얼음물이 다이아몬드가 되어서 돌아온다는 프랑스 동화입니다
    • 저였으면 "누구세요?" 그랬을 듯...-ㅅ-;; 요즘 왜이리 무례한 사람이 많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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