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늦은 나가수 잡담 : 시즌 2 파이널

* 지지난 주 방송을 보고 아주 짧은 코멘트를 했었습니다. '감흥이 크지 않다. 최고점은 지나갔다. 옥주현은 보사에도 지르네' 정도가 요지였습니다.

지난주 방송을 보니 'TV에서 보여는 방송은, 정말이지 뚝 잘려진 무의 단면 같은 것이구나... '싶네요. 

방영일이 정해진 방송의 특성 상 '마감'을 둔 작업이 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마감'을 위해 뚝 잘려진 내용을 보고,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공연을 예측하는 과오를 범하고 있었나봅니다.

잘려진 단면만 보고 '이건 그리 크지 않군'이라고 생각해 버렸달까요. 길이는 얼마나 될 지, 알지도 못하면서.

 

* 임재범을 대체할 수 있는 가수가 나왔습니다. 김범수, 대단하네요. 방송을 '축제'로 만들어 버렸어요.

임재범이 준 '감동과 눈물의 쓰나미' 대신, 새로운 기준이 제시됐습니다.

이제 다음 주 부터 나가수를 보러 가는 청중평가단의 기대치는 달라질 겁니다. '자, 나를 즐겁게 해보거라~ '

 

* 옥주현의 무대는 대단히 좋았습니다.
중간점검 방송에는 '보사노바에 저렇게 질러?'라는 코멘트를 달았지만, 무대를 보니 편곡이 덜 된 거 아니었나 싶습니다.

'탱고'라는 장르의 선택도 좋았고, 무대 연출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뮤지컬 경력을 제대로 활용하네요.

투입 자체에 잡음이 많았지만 쇼적인 요소를 노린 수 였다면 성공입니다.

 

* 박정현은 이전 방송에서 편곡 컨셉을 잡았던 가스펠 버젼이 굉장히 기대됐던지라, 좀 아쉽습니다.

'여러분'에 이어 은혜 만땅 부흥회 한 번 더 하는 줄 알았는데...

(방준석님을 보게 된 건 너무 좋았지만!! 이제 이승열님만 나오시면 됩니다!!  게스트 말고 출연자로 +_+)

 

* 안타까운 건, 여전히 'straight'는 통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한 겁니다.
힘을 빼고 익숙한 장르, 곡을 소화한 YB와 이소라는 7위, 탈락이라는 결과를 얻었어요. (아, 언니...ㅠㅠㅠㅠ)

청중평가단을 탓해야 하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얘기가 있었죠. 해외에서 프로모션 오는 밴드/가수에게 '한국에서는 고음으로 애드립하면 좋아한다'는 Tip을 준다고요.

이 얘기를 들은 게 10여년 전 이니, 이 쯤 되면 국민성(?)이라고 해야할 지도 모르겠고.;;;

뚜렷한 음악 취향을 가진 경우가 아니고서야 '열심히 한다'는 느낌을 주는 가수에게 맘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JK김동욱의 '조율'도 상당히 좋았지만, 2위를 하게 된 데는 맨발 투혼과 무대 중단, 재 녹화 상황에 대한 '측은지심'의 영향도 없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냉정하게 보면, 임재범의 눈물과 크게 다르지 않죠. 음악 자체도 훌륭했으나 '시너지'를 낸 요소랄까요.

 

* 작곡가 김형석씨의 말대로 이제는 노래가 아닌 무대 싸움이 되겠네요.
게다가 '노래의 힘'을 밀어붙이던 이소라가 빠졌고, 무대 연출에 능한 옥주현과 무대를 제대로 즐기게 된 김범수가 있습니다.
가수들은 죽어나게 생겼습니다. 갈라콘서트든, 사전선호도 조사든, 비하인드 스토리든, 가수들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장치가 빨리 도입됐으면 싶네요.

 

* 여러가지로 나가수 시즌 2 마지막회 같아요. 중심 인물이 빠지고 전체적인 흐름도 바뀌고... 새 시즌에 대한 기대와 불안감이 함께 느껴집니다.

    • 윤도현이 별로 힘을뺀거같지는 않아요 ㅠ 초반에는 그렇게 갈 듯 하더니 후반에는 역시나 여지껏 해오던 빠른비트로 전환되지 않았나요? 차라리 초반처럼 힘빼고 불렀으면 7위는 안했을것 같은데..
    • 이히히 / 맞아요. 힘을 뺐다기 보다는 '너무 익숙하게' 연주하고, 불렀다는 말이 더 적당하겠네요.
      YB는 이제 패턴이 읽히죠. 전 그게 YB 스타일이라고 보거든요.('마법의 성'은 그걸 깨는 믹서 하나로 살아남았죠.)
      이전과 다른 편곡이나 퍼포먼스, 창법을 보여줘야 살아남는 것 같아요. 그게 안타깝기도 하죠.
    • 오늘 무편집 영상으로 처음 들었는데, 박정현 편곡 기타리프는 퍼플레인과 너무나 유사하더군요. 잘 어울리는 편곡이긴 하지만, 너무 비슷해서 몰입도를 떨어뜨리네요. 오마쥬라고 하기도 그렇고, 아무리 편곡이라도 이렇게 베껴도 되나? 싶을 정도로...
    • 투더리 / 1~2주에 한 곡씩을 편곡해서 연주하고 부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가수와 편곡자가 팀을 이뤄 작업을 하는 방식이던데, 아이디어가 고갈되는 느낌도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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