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를 읽고 깜짝 놀라는 일

 

<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을 읽었겠지요.

 

드라마(?)< 삐삐>도 보긴 했습니다만, 책은 다 늙어서 읽었어요.

'영상을 본 후에 읽는 책이니 지루할 거야.' 라고 생각했지만, 웬걸요!!

문자로 읽는 삐삐의 말과 행동은 정말이지 그 어떤 성인 문학보다 전.복.적.이었습니다.

 

제도와 관습(학교, 교사, 예절)에 대한 거침없는 조롱, 부인들의 사교 모임에 데뷔를 하며 보여준 미치광이 행동, 분열적인 대사들, 변덕과 거짓말...

 

압권은 동네 어느 집에 불이 났을 때인데요, 얘가 다락에 갇힌 아이들과 구경꾼들이 절규하는 것을 보고 "왜 불을 보고 즐거워하지 않아요?" 궁금해 하다, 설명을 들은 후 밧줄타기로 아이들을 구해요. 그리고 나서 하는 행동이 활활 타오르는 큰 불을 보며 춤을 춰대는 겁니다. 이 장면에서 완전 반해 버렸군요.

"삐삐야, 너 좀 멋있구나! 미쳤지만 길들여지지 않아."

 

저는 빨간 머리 앤도 조금 미쳐 있는 부분이 좋았지만, 얘는 뭐, 급이 다르지요.

부모의 부재를 서글퍼 하지도 않지요. 강자들(어른, 사회)에게 휘둘리지도 않습니다.

엄청난 힘이 있으니까요.

 

교훈. 힘이 있어야 된다. (응?)

 

참, 너는 돈도 많구나. (응?)

 

 

 

+

고려대 의대나 네오이마주나 제 주변이나 보면요, 부끄러운 줄 모르고 제 추한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세력(?)이 너무 많아요. 요 몇 년 사이 잡초처럼 무성해진 느낌입니다.

생각해 보면, 나라를 대표하는 가장 큰 권력이 부도덕하고 뻔뻔스럽고 인의를 모르는데요, 당연하지 않을까요.

자, 내후년부턴 좀 나아지도록 분발할 수밖에요.

 

 

 

 

 

 

삐삐야, 너라면 저 바보들을 어떻게 처리할래?

 

 

 

 

비가 오다가다 하네요. 6월 초반부터 장마라니. 이번 여름은 또 어떤 이변을 보여 줄지... 일상은 팍팍하고, 계절은 혹독해집니다.

삐삐처럼 무엇도 개의치 말고, 따뜻하고 편안한 금요일 저녁들 만드시길~

 

 

 

 

 

    • 전 조만한 나이때 정말 정말 완고하게 착한 아이라서(x->꽉 막힌 아이) 빨강머리 앤이랑 삐삐보면 마음이 불안하고 괴로웠어요.ㅋㅋ그래서 앤이 사고칠 때마다 제가 다 전전긍긍. 특히 막 공상하다가 남의 집에서 뭐 잘못했던 에피소드는 얌전한 친구를 괴롭게 만들어 놓고선 괜찮다고 우겨서 짜증났답니다. 크고나서 의외로 빨강머리 앤을 추억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삐삐는 뭔가 사람을 후련해지게 만들어서 약간은 좋아했어요. 정말 자유롭게 살고 출신성분도 뭔가 멋있구요!
    • 하하하하하! 마음이 불안하고 괴로웠던 어린 소소가가님을 두고 웃어서 죄송!
      저도, 앤이고 삐삐고간에 어른 되어 다시 봤을 때 그래 보이더라, 하는 거랍니다.
      앤은 주류 편입과 인습 적응에 성공한 케이스지요, 하하~ 뭐, 우리 모두가 꽤 그런 케이스들이겠지요. 어린 아이의 세계란!
    • 제 마음의 롤모델이신 삐삐님이시죠 ㅋㅋㅋㅋ
    • ㅋㅋㅋ저도 어른이 되고 앤을 새로 읽었는데 여전히 뭔가 얄미운 면이...첫인상 극복 못했나봐요. 삐삐는 역시 체제거부자에요. 게다가 패션 센스가 장난이 아니죠! 친구하고 싶어요. 같이 괴상한 짓 해줄 것만 같아요:) 삐삐도 읽어봐야겠어요.ㅜㅜ
    • 동화책들은 더 늙어 할머니되어 읽어도 여전히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저희 어머니 앞으로 기운 더 빠지셔서 만약에 자리에 오랫동안 누워 계셔야 하는 때가 온다면-지금은 매우 원기왕성하시지만- 곁에서 제가 아는(혹은 아직은 모르는) 아름답고 신나는 동화책들을 읽어드리고픈 작은 마음이 있어요. 나이 들어서 눈이 나빠져도, 더 나이 들어서 뇌세포가 조금씩 손상되어도 그림책만큼은 큰 어려움없이, 즐겁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저의 노년의 일상엔 분명히 동화가 크게 자리잡고 있을 것 같아요.

      +작년 여름 텃밭에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고추를 따다가 무심히 들춰본 고춧잎 뒷면에 진딧물이 가득 붙어있는 걸 본 적이 있어요. 너무 많다.. 혹시 사람들도 이 진딧물처럼 이 세상에 너무 많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 brunette / 오늘 스티븐 킹의 공포영화론 - 게시물을 읽었어요. 찾아볼 일이 있었어요. 요긴하게 잘 읽었습니다. 이런 우연이.
      네,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노인이 되어 있어도 참 좋을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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