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의 듀나무숲 ㅎㅎ

아무래도 인터넷에서 회사 이야기를 듣다보면 팀원이 팀장 욕하는 이야기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당연한 것이, 팀원이 팀장보다 머릿수가 많잖아요. ㅡㅡ 저도 말단이라 보통 팀장 욕하는 글을 보면 공감이 되는데, "아 처지에 따라 생각이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가... 회사 밖에서 만난 어르신들과 회사 이야기할 때입니다. 그때 느껴요. 팀장도 힘들긴 힘들구나 ㅎㅎ.

 

오늘의 이야기는 팀장이 싫어하는 팀원의 말. 이게 팀장을 이해하게 하는 글이 될지, 오히려 더 욕하게 하는 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ㅎㅎ

 

1. 실력으로 승부하겠습니다

 

뭔소리냐? 할 수 있지만 의외로 그렇더군요. 이른바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들, 혹은 하기 싫은 일을 해야할 상황이 되면 나오는 대사가 "전 그런거 안합니다." 거기에 아니 자네 회사생활이라는게... 이렇게 잔소리 나가기 시작하면 "전 그딴거 필요 없습니다. 실력으로 승부하겠습니다." 팀장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건 일부 젊은 직원들이 '실력'의 정의를 너무나 좁게 잡고 있다는 것이더군요. 예를 들어 회계사가 주어진 "회계감사"를 꼼꼼하게 잘 하는 것만 실력이라고 생각하며 클라이언트 관리 업무(접대, 영업) 등은 안하려고 한다거나. 회사에서 보기엔 감사 좀 꼼꼼하게 잘하는 것보다 클라이언트 잘 관리해서 계속 돈이 들어오게 하는게 더 큰 실력인데 말입니다.

 

결정적으로, 그렇게 말하는 직원의 실력이 정말 넘사벽 수준으로 좋으냐 하면 것도 아니라는 거. 사실 그렇게 넘사벽 수준의 실력이 존재하는 업종이 얼마나 되겠어요. 인간문화재 될 것도 아니고.

 

2. 모르겠는데요 & 제 담당이 아닙니다

 

본인의 업무분장이 아닌 분야에 대해서는 1g도 공부할 생각이 없는 직원. 어차피 같은 팀 업무라 자기도 그 문의전화 엄청 받게 되는데, 간단한 사항이라도 좀 공부해서 직접 응대하고 끊을 생각은 절대 안하고 무조건 "전 모릅니다. 담당자한테 돌려드릴게요."만 반복하면 미칩니다. 보다못해 "이번에 대형 이벤트가 있어 문의 전화가 많이 올테니 다들 공부해두라"고 해도 "아니 왜 제 업무도 아닌걸 강요하십니까?"

 

3. 이걸 왜 하는거죠? & 왜 이렇게 해야하죠?

 

이 일을 해야하는 이유, 혹은 꼭 이런 방식으로 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나에게 지시하지 말고 나를 설득하라. 설득 되면 정말 열심히 하겠지만 왜 하는지 모르겠는 일은 난 못하거나 하는 시늉만 낼 수밖에 없다."고 하는 직원. 여긴 군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너랑 내가 친구는 아니란다 ㅠㅠ

 

4. 아니 위에서 시킨다고 일을 다 받아오시면 어떡합니까?

 

얘야. 젊은 니가 사장한테 게기면 사장은 '젊은 직원이 패기있군' 하겠지. 해코지 하려고 해도 노조가 널 보호할거고. 하지만 난 찍히면 짤린단다. ㅠㅠ

 

5. 전 이거 하려고 입사한게 아닙니다 or 전 ㅇㅇㅇ 전문인데 왜 xxx를 시키죠?

 

전 이거 하려고.... 하면 보통 차심부름과 복사에 시달리던 신입직원이 일다운 일을 시켜달라며 울부짖는 대사로 생각하기 쉽습니다만... 일다운 일 중에서도 종류에 따라 저렇게 튕겨내는 경우가 있더군요. 보통 입사할 때 어느 분야로 들어왔느냐가 저 주장의 근거인데 회사로서는 사무직을 생산직으로 돌린다거나 하는 큰 변화가 아니면 사무직 내에서는 이\일 저 일 다양하게 시키고 싶어하는데 그때마다 "전 그 분야로 들어오지 않았는데요? 전 ㅇㅇㅇ 전문가인데 왜 딴거시켜요." 라고 하면 팀장은 "니가 ㅇㅇㅇ 전문이면 얼마나 전문이니? ㅠㅠ" 싶다고.

 

뭔가 더 있었는데... 방금 스트레스 만땅인 업무전화를 받아서 이제 그만.. ㅠㅠ

    • 아.. 5번은 공감할수 없어요 ㅠㅠ 변명을 마구 하고 싶어지지만 참겠어요. 흑.
    • 저는 팀원이지만 본문 공감합니다. 5번도요. ooo전문이라고 해도 ooo이 맨날 있는 일이 아니라면 다른 일에 치이는 팀원 일을 나눠 할 수도 있을텐데, 그거 못하겠다고 하면 옆에서 보는 팀원도 짜증납니다.
    • 1,2,5번같은 경우. 아마도 젊은 직원들 입장에서는 회사에 뼈를 묻기보다는 성과나 경력 관리를 해야 되는 게 크지 않을까요?
      회사 입장 생각해서 이일저일잡일 다 하다보면 결국 포트폴리오엔 이렇다 할 게 안 남을 테니까요.
    • 저런 직원들 때문에 시키는 일 다 하는 직원에게만 업무가 몰린답니다.
    • 저도 웬만하면 제 업무 외의 일도 시키면 다하고 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자기 업무 외적인걸 안 하고 싶어하는 게 이해는 돼요. 그래서 변명하고 싶다고 한 거구요.
      전문이면 얼마나 전문이니 라고 하셨지만, 자신이 전문인 일을 맡아서 정말 전문가가 되고 싶지 않을까요...
      다른 업무를 맡으면 사실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은 안 되잖아요.
    • 결정적으로 이것저것 다 맡아서 하는 직원은 결국 인정도 못받습니다.
      우리회사 보면 그렇더군요. 승진에서도 밀리고 이리저리 치이지만 결국 이것저것 다 맡아서 하게 됨.
    • 초코 / 아직 전문가가 아니니까 이런 일까지 하다가 막상 내 일에는 전문가 못 되는 거 아냐? 하는 조바심인 것 같아요. 오히려 전문성을 인정받고 능력을 인정해줘서 자신있는 경우엔 가리지 않고 다 하게 되는데 (어차피 원하는 일도 나한테 다 돌아오게 되어 있고) 그런 부분이 확실하지 않은데 다른 일을 해야 하는 경우엔 불안하고 불만이 가득차게 되더라구요. 의무도 아닌데 내 시간 뺏겨가며 다른 사람 일 도와줄 맘도 안 들고.
      본의 아니게 시키는 일 다 하는 직원 & 완전 다른 일 해야 하는데 좀 불만인 상황 다 겪어봐서 그런지 둘 다 이해가 될까말까 해요. 지금은 차마 말은 못하고 1년 뒤에도 요러나 보자 크르릉 하며 불만에 가득 차서 댓글질 하는 중이지요!
    • 팀원과 팀장을 왔다갔다 하는데 저 내용 전부 100% 공감합니다.
      경력관리? 결국 이직을 기본전제로 하는 행동이라는 건데.. 그럴거면 그냥 나가라고 하고 싶어져요. 이직을 전제로 일하는 직원이 회사에 얼마나 필요할까요.
      하지만 사실 결국은 저렇게 사는 직원은 스트레스를 덜 받으니 잘 버티고 주변 사람만 고생하고 스트레스 받아서 회사 그만두고...ㅜㅜㅜㅜㅜ 그렇게 되더라구요
    • 1~5를 설마 대놓고 말한다는 건 아니겠죠? 저렇게 말할 수 있다면 참 좋겠네요. ;; 그리고 초코님, 웬만하면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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