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무숲) 아 놔 조별과제
듀나무숲 처음 써봐요. 저 푸념좀 할께요.
한국어도 영어도 중국어도 일본어도 아닌 특수어 수업인데, 기말과제가 그 언어로 PPT를 만들어서 발표하는 거에요.
어학연수 다녀왔지만 언어실력은 별로인 04 선배, 어학연수 다녀왔지만 실력은 별로인 08 여후배, 어릴때 그 나라에 오랫동안 살아서 언어는 원어민급이지만 서양식 사고에 익숙해서 개인플레이 성향이 강한 08 여후배 그리고 그 나라 땅은 밟아 보지도 못했지만 그나마 언어 조금 하는 05학번 저(아 부끄럽다;;) 이렇게 네명이서 PPT를 만드는데..
어릴때 살다 온 친구는 언어도 잘하고 자료도 잘 찾는 편이지만 너무 마인드가 서구적이라고 할까-_-; 자기꺼 빨리 했으니까 남들꺼 도와주라는 걸 대체 이해를 못해요. 어떻게든 편하게 할 궁리만 하고 있죠. 그래도 남들에게 피해는 안 주고 가장 어려운 부분 시켜도 투덜거리긴 해도 잘 해내니까 괜찮아요.
04 선배도 그럭저럭입니다. 실력이 좀 안되기는 하시지만 그래도 저랑 살다 온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이라도 하니까요. 립서비스라 할지언정 밥사준다는 말도 하고;
근데 문제는 08 여후배..Aㅏ.... 중간고사때 시험을 제껴버릴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모여서 PPT만들기로 하고 어느 정도 만들어오라고 했는데 정작 당일에 가져온 컴퓨터에는 PPT도 아예 안 깔려 있더군요...-_- 자기 슬라이드는 이미 다 만들어놓은 살다 온 친구가 결국 슬라이드도 스크립트도 다 만들어 줬지요.. 그게 대충 한달 전이었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발표날이 계속 밀려서 결국 이번 금요일로 PPT발표일이 밀렸어요.
몇가지 수정사항이 있고,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한국어로도 스크립트를 작성해야 해서 오늘 몇가지 말을 했는데 이 여자애가 도저히 하기 싫어하는 눈빛이 가득한 겁니다. 그래도 뭐 자기 분량은 내일까지 확실히 만들어 놓으라고 이야기했죠. 그리고 헤어지고 나서 04학번 형 만나서 비슷한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 형 말로는 걔한테 시켜 놓으면 차라리 발표날에 안와버릴 확률이 높다고, 니 실력으로는 간단히 하니까 니가 금방 번역해주면 안되냐고 이야기하더군요. 아무리 그래도 남의 과제는 안해주는게 철칙이기에 대답을 안하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형에게 띠딩 하고 카카오톡이 왔어요. 그 여자애가 보낸 메세지라서 같이 봤는데...
"ㅇㅇㅇ(저-_-;;) 그 사람 짜증나게 하는데 뭐 있어. 뭐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것 가지고 뭐 그렇게 볼때마다 난리야?"
아니 여보세요 기말발표가 중요하지 않으면 뭐가 중요하단 말이요 허 헐킈
그순간 빡침+신기함(이런 뒷담화를 들은게 너무나 오랜만이라서)+온몸으로 전해지는 카카오톡 수신자의 무안함+어이없음 이 합쳐진 복합적인 감정이 몰려오더군요. 이 인간을 발표에서 빼버려야 하나.. 어차피 성적도 제대로 안나올 인간인데.. 하지만조별 점수 때문에 모른척 하기로 했습니다. 뭐 별로 볼 얼굴도 아니고=_= 그 여자애에게는 세시간 걸릴 번역이었겠지만 완전 빡쳐서 제가 해버리니 삼십분만에 끝나더군요.
다 하고 나니까 드는 생각 - 결국 걔는 자기 손으로 한건 아무것도 없다... A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