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타/ 소공녀, 세라 크루는 묘한 캐릭터지요. 자기가 놓인 잔인한 세계를 정확히 알고 미래를 결코 낙관하지도 않고....
너무 춥고 힘든 날 몸을 떨면서 '난 이제 곧 죽을 거야' 라고 인형에게 말을 걸다가 '넌 그냥 인형일 뿐이야, 아무 말도 못 알아듣고 아무 감정도 없지' 라면서 인형을 패대기치고 울음을 터트린 후 '그래, 너도 인형으로 태어나고 싶어서 인형으로 태어난 게 아니겠지'라고 인형을 다시 다독이던 장면.
자기가 살고 있는 다락방이 얼마나 멋진지 공상을 섞어 이야기해주어 어린 로티의 찬탄을 불러낸 다음, 로티가 가버린 후 혼자 주저앉아 "여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곳이야" 라고 쓸쓸히 말하는 장면....등이 기억에 남아요.
'비록 쓰레기를 걸치고 있고 아무도 알아주지 못 하겠지만 난 홀로 공주로 살아겠어'는 "비록 습하고 허름한 옥탑방에 있지만 난 버텨낼꺼야"에 처절하도록 가까운 거 같아요.
주된 공상도 '바스티유 감옥에 있는 공주' 스타일이었지요. 어둡고 산문적인 현실을 한층 더 어둡고 로맨틱한 소설적 사건으로 바꿔서 버텨나간 것이니까.
오하라도 처절해요. 북군이 스캐빈징해가고 황폐함만 남은 타라의 농장 흙바닥에 엎드려 익지 않은 무를 뽑아먹으며 다시는 굶주림을 나와 내 가족에게 겪게 하지 않겠어! 그러기 위해 나는 거짓말, 도둑질, 살인도 불사할 거야! 절규하잖아요.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요. 긍정적이기로는 스칼렛보단 멜라니인 것 같아요. 아마 힘든 일은 스칼렛이 다 해줘서 그렇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