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판 남에게 만원을 줘버렸습니다

지하철 역 앞에서 어떤 남자가 저에게 길을 묻는 척 하다가 차비를 구걸하더군요

자기가 지방의 집으로 내려가는데 돈이 없다는 겁니다

제게 있는 현금은 만원이 다였죠 그리고 그 사람이 말하는 거나 표정이 왠지 거짓말이라는 생각니 확 드는 겁이다

편견일 지도 모릅니다 개인적 생각이니까요 신기한 것은 그럼에도 그 피같은 돈을 그 사람에게 줬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그사람과 제 체격차이를 생각해 볼 때 겁이 나서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불쌍해서? 글쎄요 그사람 말발이 좋아서? 저 그사람 안믿었다니까요

모르겠군요 만원은 제게도 무지 큰 돈인데 제가 혹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멍청해서일까요

아마 그럴것 같군요 여하튼 아직도 어안이 벙벙해요 그 아저씨 혹시 초능력자?

    • 그사람 대단한 배우 같군요 그사람 운수 좋은 날이네요.
    • 에이 멍청해서라뇨 당황해서 그러셨던 것 같은데
      저런 사람 몇번 겪으면 나중엔 자연스럽게 무시하고 빨리 걷게 되요
      피할수 있는 요령이 생기는거죠
    • 상대방의 방어적 심리를 파고들어 빈틈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적절한 타이밍과 멘트를 발견해내기까지
      수천번의 반복과 실패를 되풀이한 그 남자의 노력과 시간과 교활함의 승리겠죠
      아님 재능이거나
    • 가끔 빤한 거짓말이란게 보인긴 하는데 싸우기 싫어서 그런 사람 마주치면 줘버려요.
    • 전 어릴때 그런 분 만났는데 수중에 가진 돈이 없어서 인출기에서 뽑아준 적도 있어요ㅋ 만원 정도가 아니었음
      그 사람 잘 살고 있으려나.. 혹시 레이바크님의 그 남자와 동일인물일지도ㅎ
    • 당황하면...그럴 수도 있는거 같아요.
      저는 오늘 공예과 학생이라는 여자분한테 천원을 줬어요. 지갑에 있는 현금 전부였는데.
      좋은데 기부하고 어쩌고 저쩌고 말하는데 의구심이 강하게 들면서도 뭔가에 이끌리듯 돈을 내주는 이상한 심리 ;-;
    • 당해본 사람은 알죠! 사람 많은 지하철에서 매일 상주하며 그 일하는 꾼들이신걸요. 저도 강변역에서 한 번 당해봤습니다. 어꺠를 살짝 두드려 길가는 저를 부르더군요. 전 뒤를 돌아봤는데 제 어깨를 두드린 것 같은 사람은 절 쳐다보지 않고 저 구석을 보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먼저 다가갔습니다.(이게 첫단계) 제가 가니까 아주 조근조근한 말투로 조용히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였습니다. 원래 귀가 그리 좋지 않은 저는 - 전형적인 사오정타입 - 좀 더 신경써서 그 분 말을 들으려 신경썼죠.(이게 두번째단계) 자신의 상황이란 이래저래해 고향으로 내려갈 터미널버스비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약 만얼마정도라고 정확한 액수도 말해줬습니다. 그 순간까지 넋을 놓고있던 갑자기 저는 정신이 버떡들어서 '학생이라 돈이 없어요. 죄송합니다' 하고 벗어낫습니다. 지하철타러 올라가면서 정말 제대로된 사기꾼들은 얼마나 무서울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1주일후, 같은시간 같은장소에서 그 아저씨는 대학생남자를 데리고 똑같은 일을 하고 있더라구요.
    • 핸드폰으로 남기다보니 오타,비문이 많네요-ㅇ-.. 암튼 그 아저씨가 말하는 상황이란게 조금만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어요. 지방에서 올라와 찜질방에서 하루 묵었는데 찜질방키를 잃어버려서 지갑이 없고 수중에 아무것도 없으니 집으로 돌아갈 터미널 버스비를 달라. 이거였는데 작은 소리이면서도 빠른 톤으로 후루룩 말하다보니 정말 혹하더라구요. 또 부탁하는건 그쪽인데 말투와 행동으로 계속 내가 그쪽에 더 신경쓰게 만드는 기술.. 암튼 근데 그 아저씨가 작업걸던 장소가 웃기게도 지하철 개찰구 안쪽이었습니다. 지하철승강장 올라가는 계단 바로 앞말이죠. 지갑도 없다는 분이 개찰구는 어찌 지났을까요? 또 옷은 어디서?.. 지금 생각해보면 아침에 지하철 타기 바로 전이라 가장 바쁜 장소에서 사람을 잡아서 다른생각 더 안해보고 '빨리 돈 주고 지하철 타러 가야해'란 기작을 이끌어 내기 위함이었을지도요...
    • 솔직히 그 분 오늘 호구 제대로 물었구나 하면서 룰루랄라 하고 있을거 같아요.
      다음번엔 당하지 마시길.
    • 저도 이천원 준 적 있어요. 맨-처음 당했을 때. 당황은 지갑을 열게 하죠. 그 남자 근데 만원이라닛! 마성의 남자?
    • 비싼 수업료라고 생각하시고 앞으론 절대 걸려들지 마세요
      막말로 그런 곤란함에 처한 사람에게 필요한 건 돈꿔줄 사람이 아니라 경찰입니다.
    • 전에 합정역 근처에서 정말 멀쩡해보이는 젊은 남자가 자기는 부산에서 왔는데 PC방에서 가방을 통째로 잃어버렸다고 하면서 처음에는 서울역까지 가는 걸 물어보더니 이래저래 결론은 집에 갈 돈 달라는 거였는데 역무원이랑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해도 계속 돈 빌려달라는 걸로 말을 돌리더라구요.
      진짜 옷도 잘 차려입고 멀쩡히 생겨가지고 왜 그러고 다니나 모르겠더라고요;;
    • 전 예전에 지하철역에서 어떤 여성분이 대구 갈 버스비를 빌려달라고 한 적이 있어요. 만만한 사람으로 보였다는 것에 대한 짜증과 장난기가 섞여 저는 마침 터미널 가는 길이니 그 분에게 같이 가자고 했지요. 버스는 터미널에 가서 직접 표를 사주겠다고 하고요.
      그 분은 같이 지하철을 탄 상태에서 안절부절못하시다가 정거장 3개 쯤 가니까 문 열리자마자 바로 줄행랑.
    • 파랑희님 / 앗! 저랑 똑같은 사람을 만나셨군요!!!! 스토리가 똑같아요! 저도 저한테 이러실 것이 아니라 사정이 그렇게 딱하다면 역무실이나 경찰서에 가보시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계속 이야기했었는데!!! 서로 같은 이야기만 몇분동안 반복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사람이 휙 하고 돌아서서 가버리더라구요. 저는 홍대입구역이었습니다! 정말 왜 그러고 다닐까요;;;
    • 그런 사람 꽤 많아요. 저도 한 다섯분쯤 뵌적있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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