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했는데.. 왜 이렇게 우울한지 모르겠어요. (바낭용 푸념글)

 

 

 

대전에서 결혼생활 2년 6개월차입니다. 

다리털이 무성한 방귀쟁이 남편이랑, 예쁜 러시안블루 고양이랑 같이 살아왔어요.

 

요즘 장염 증세가 이상하게 오래간다 싶었는데,

혹시나 해서 테스트기를 두 개나 사용해 봤더니.. 둘 다 양성 반응.

 

얼떨떨해하며, 산부인과로 갔는데

얼떨결에 손에 쥐어진 초음파 사진.  알고 보니 5주차라네요.

(시꺼멓고 허옇고..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가운데 쩜 하나 찍힌게 아기집이래요. 흑)

 

당연히(?) 시부모님, 저희 부모님, 새 신을 신고 폴짝폴짝 뛰시는데

정작 저는 왜 이렇게 얼떨떨한건지 모르겠네요.
기쁨은 요만큼도 없고, 임신이랍시고 벌써 시작된 입덧증세가 원망스럽기만 하고

서울에서 주말부부 하고 있는 무심한 방귀쟁이 남편이 원망스럽고 그렇네요.

 

'임신 5주차래..'

 

카카오톡으로 보냈더니, 신랑이 쿨하게 답변하길

 

'오우 좋은데?'

 

오우 좋은데에?

 

이 잉간이, 길가다 만원 주워도 그거보단 격렬한 반응이 나오겠다! ㅡ,.ㅡ

 

 

아... 머리가 복잡해요.

 

듀게에,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시고 예쁜 아기를 두신 슬기롭고 지혜로운 부모님이 많이 계신걸로 알고 있는데

임신이 반갑지않은 전 뭘까요....

길바닥에 늘러붙은 개똥같이 하찮은 난 대체. 

왜 하필 부모 자격이 제로인 저같은 사람이 임신을 한 걸까요.

 

    • 정말 기다리고 기다려서 계획하고 그런분들 아니면 이런 마음도 처음에는 조금씩 있는것 같아요.
      저도 계획하고 임신한게 아니어서 ^^;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럽기도하고 좀 이상한 기분이었어요.
      아이 낳고나서도 처음 봤을때는 흠.. 아이로구나 귀엽구나.. 정도지 내 아이라서 마구 사랑스럽고 그런건 좀 덜했구요.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존재니까 조금 당황스러운 느낌이 나는것도 당연한것 같아요. 생활에 엄청난 변화가 올테니까 그런것도 걱정되고 입덧등으로 피곤하면 마음도 덩달아 울적해지기도하고..
      저도 그랬어요. 흐흐.. 그런데.. 집에 있는 울아들 보고싶네요. 흐흐흐흐
      임신 축하드려요.
    • 축하드려요. 결혼하시고 가정을 이루시고 계시니 엄마자격은 충분하신 것 같은데요. 절대로 하찮은 분 아닙니다.
    • 저랑 똑같네요!
      전 무려 질질 짰어요!
      아이 가진거 알고 일주일까지 우울하고 어떻게 해야되나, 가서 없앨까(?!) 이런 생각 수백번도 더했어요.
      친정엄마가 와서 마음 좋게 가지라고, 그래도 이건 축복이고 좋은 일이라고 햄버거 사주며 위로해주시더군요.
      그 후로는 씩씩하게 임신하고...남편하고 싸우고...먹고..그랬어요.
      넘 걱정 마세요! 우리 남편은 어떻게 할까? 라고 물어봤어요 저한테 ㅋㅋㅋ
      그래도 지금은 무척이나 좋은 아빠입니다.
    • 계획임신아니면 원래 그렇죠. 제 친구도 가져야지 가져야지 생각만하다가 덜컥 들어섰는데 처음엔 좋은건지 나쁜건지도 모르겠고
      좀 우울해했던거 기억나요.
      저야 계획도 했고 오래기다리기도 해서 두줄보는순간 무릎꿇고 모든신께 감사기도하게되더라고요. 눈물도 왈칵 쏟아지면서..

      남편분도 아직 실감이 안나서 어리둥절해서 그런걸거에요.
      행복한 생각만 하세요. 태교잘하시고 순산하시길 빌게요.
    • 저도 그랬어요. 지금도 얼떨떨한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기다려지고, 기대되고 그래요. 초음파 할때마다 '저게 내새끼(!)인가!!!!' 이런 경이로움비스무레한것도 생기고요.
      저희 남편은 제가 임신했다고 하니까(무려 결혼전이었어요. 양가 상견례 마친 직후긴 하지만 어쨌든) "오..."라고만 했어요. 오 라니.
      그나저나 오늘 저도 그렇고 듀게는 임산부의 날. 히히
    • 부담감이 크셔서 그럴 거에요. 제 아내도 그랬답니다. 큰 애 태어난지가 벌써 몇년인데...이제 좀 익숙해질려고 한다니까요..
      나는 아빠다.
    • 갑자기 예쁜 러시아블루 고양이의 향후 거취가 궁금해진...죄송.
      축하드리고 순산 기원합니다.
    • 축하드려요~~ 입덧은 조금만 견디면 지나가요.. 그 강도가 괴로워서 문제지마는.. ㅡ.ㅡ
      이제 조금만 견디시면 다이어트 이런거 신경 안쓰고 막 먹어도 되는 천국이 옵니다.

      저 임신했을때 저희 시어머니께서는 본인 남편한테(제 시아버님)한테 임신 했다고 말하시 말라고 하시더군요.
      친구들이 할아버지 된다고 술사라고 한다고.. 돈없는데..

      저같은 사람도 있답니다~~~ ㅋㅋ

      축하드려요~~
    • 학부모님 상담 끝내고 들어와보니.. 와. 답글들을 아홉개나 달아주셨네요.
      우울한 마음을 위로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 쥬디님 말씀에 문득,
      임신하면 반려묘 반려견들 파양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걱정하시는군요. 괜찮습니다.
      하도 속이 울렁거려 누워있었더니 살짝 다가와 곁에서 말끄러미 쳐다보던걸요. 이런 녀석을 어디로 보내나요.
    • 축하드립니다. 대전 시민 만세~! (음?)
    • 저는 계획임신인데도 신기하고 불안하던데요. 금방 헤헤거리다 삐치고 아주 사춘기 소녀가 따로 없어요. ㅎ 아주 오랫동안 아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으니 감사해야겠죠? 금방도 병원 진료실에서 어떤 분이 울먹이며 나왔어요.. 어깨라도 두드려주고 싶네요. ㅠ
    • 축하드려요^^ 저도 계획임신이었는데도 테스트기에 두줄이 나왔을 때 어찌나 당혹스럽던지.. 엄마될 준비는 임신기간 중에 하면 되고, 자연스럽게 됩니다. 초음파로 아기 모습 보이고 그러면 마음이 달라지더라구요. 임신기간동안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즐겁게 보내세요-
    • 지옥의 입덧을 두 번 겪은 사람으로서, 축하와 위로를 함께 보냅니다. 입덧은 개인차가 있으니 지옥까지 안 가실 수도 있지만요. 심지어 입덧을 안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군요!!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봐요!!
      처음엔 그런 반응일 수 있어요. 남편의 반응도 그 정도면 뭐~~ ㅎㅎ
      저는 태교고 뭐고 힘들게만 보냈다가 낳아놓고 나니 저절로 애정이 솟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당.
    • 임신하면 감정이 널뛰듯 뛴다고 해요. 전 성격 자체가 무덤덤한 편이라 임신이란 사실을 알고도 음, 그렇구나 했지만요.
      그리고 남편의 반응은 신경쓸 필요 없어요. 공감 능력이 떨어져서인지 모르겠지만 제 남편도 신통찮은 반응을 보였거든요.(아니 그렇게 아기 얘기를 해놓고서!!)
      지금은 좀 힘들테니 남편께 힘들다고 본인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세요. 안그러면 어떤 상황인지(특히 임신 초기는 맘대로 먹지 못하고 울렁거려서 힘들죠) 잘 모르거든요.
      축하드립니다. 즐겁고 행복한 생각 많이 하세요. 스트레스는 임신에 좋지 않다는 다 아는 얘기 마지막으로 남깁니다.^^
    • 남자들은 원래 좋아도 무덤덤한 사람이 대부분인듯. 저도 임신사실을 알렸을때 덤덤한 반응이길래 이 사람 안반가운가? 싶었는데 웬걸, 엄청 좋아했더라고요.ㅎㅎ지금도 난리 아니에요. 내색을 잘 안해 그렇지.
      입덧 가볍게 하시길 바래요. 곧 폭풍식욕이 방문하실 겁니다. ㅎㅎ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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