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석과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서 한마디.

저는 군대 가기 전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서 지극히 부정적으로 생각했다가 군대 다녀와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군대의 그 야만성, 비민주성, 비합리성에 질리고 끔찍하게 환멸을 느꼈었거든요.

강의석 씨가 형을 선고받을때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그의 행적들이 좌충우돌했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부정적인 인식이 더 강해질거라는 의견들을 봤는데... 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다 태산같이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편견이라는 생각입니다. 25살의 청년이 자신의 삶에 영영 남을 낙인을 지니게 되고 1년6개월동안 징역을 살아야 하는데 마음이 평온하긴 힘들겠죠. 물론 이전에 감옥에 갔던 분들은 그렇지 않았지만, 사람이란 예외가 있는 법이니까요.

본질은 '병역 거부라는 양심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기존에 마련되었던 구제안까지 뒤엎으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감옥에 쳐넣는 야만적인 정부'에 대한 비판이지 '한 특이한 개인이 법정에서 또라이같은 행동을 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부정적으로 보이게했다'가 아니죠.

그리고 언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인 적이 있었나요? 제 기억으로는 남녀간 의견 차이가 컸던걸로 기억합니다만.

이 문제의 본질은 '웬 또라이가 병역거부한다고 형을 선고받았는데 갈팡질팡했다'가 아니라 '또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감옥에 갔다' 입니다. 이에 대해서 별로 생각이 없거나 부정적인 사람들에겐 전자의 의미가 강하겠지만 다른 분들께는 후자의 의미로 받아들이시면 좋겠습니다.
    • 문제의 본질은 '또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감옥에 갔다'입니다2,
    • 결국 총 잡고 사람 죽이는 훈련하기 싫다는 건데, 그런 애들 모아서 사역 시키면 되지 무슨 징역을.
    • 전에 여호와의 증인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들은 차라리 자신들이 군대 갈 시간에 말기 암환자를 위한 봉사나 지하 갱도에서 탄을 캐면 캐겠다고 합니다. 군대 복무 기간 보다 더 길게 갈 각오가 되있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와 안보환경이 비슷한 대만의 경우 양심적 병역거부에 의한 대체복무가 잘 이뤄지는 것으로 압니다. 우리나라도 좀더 전향적으로 해주면 좋겠어요. 이제 군대 머릿수로 하는 세상이 끝나갑니다.
    • 네, 저도 후자에 공감합니다.

      더불어 군대가 정말로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많이 입혔구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 기존에 마련되었던 구제안을 뒤엎으면서.. -> 구제안이 마련되었던적이 있나요? 논의만 되고 하나도 확정된 것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글링을 해봐도 안나오는데 혹시 마련된 구제안이 있으면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 참여정부에서 대체복무안을 마련했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국방개혁2020의 일부였는지는 잘 기억 안 나는데...
    • 문제의 본질은 '또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감옥에 갔다'입니다.3333
      오늘 몇몇 댓글 보며 좀 답답했습니다.
    • 마으문 / 참여정부를 키워드로 넣으니 2007년 기사가 나오네요. 현역병 18개월, 사회복무자 22개월, 종교에 의한 병역거부자에 대해 사회복무(강제배정, 난이도 높음) 36개월의 안이 나왔는데, 정권 바뀌면서 법률화도 못되었고, 게다가 현역병 근무 18개월 감소도 스톱에 24개월 환원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으니 정권 바뀌기전까진 참여정부 수준의 안이 나오기는 요원할듯 하군요. 그런데 사회복무와 종교적 사유에 의한 사회복무는 또 왜 차별하는건지..
      • 사회복무는 공익근무잖아요. 원래 유엔 권고안으로는 현역 복무기간의 1.5배인가? 하여튼 징벌적인 느낌의 대체복무는 안된다고 했는데 그래도 이정도라도 대안이 마련된게 어디였나요.
    • 우리나라 군인이 대략 60만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양심이든 뭐든에 의해서 그 중 10만여명이라도 빠지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암환자 봉사는 군역과는 전혀 다른 일입니다.
      탄을 캘 사람이 모자라는 것도 아니고.
      당장 북한을 어찌할 수 없어요. 통일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 후엔 중국이 있지요.
    • 강의석의 법무관 드립을 옹호하기 위해 심신상실이 요구된다면, '양심적 병역거부'는 빼도 될 것 같은데요? 왜 억지로 가져다 붙이나 모르겠군요.
    • 아내를 때린 남편은 잘못했지만, 개빠였던 아내가 문제다.
      병역거부는 지지하나(혹은 이해하나), 병역거부한 강의석은 문제다.
      이건 선후를 바꿈으로써, 문장의 앞부분을 기묘하게 부정하고 있는 무의식을 보여줍니다. 가라님은 (강의석을 제외한) 병역거부자를 지지하시는 거 맞나요? 아닌 거 같은데요.
      보세요, 교사에게 부당한 폭력을 당한 학생이 있다 칩시다. 교사를 비난하고 처벌을 주장하는 사람들 앞에서 피해자 학생의 과거 흠결이나 문제를 꺼내는 사람의 심리는 뭘까요. 교사의 폭력을 무의식적으로 옹호하고 있거나, 그냥 그 학생이 싫다는 얘기를 타이밍 못 가리고 하고 싶은 것 뿐입니다.
      차라리 캐스윈드님처럼 병역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펴시면 논의가 가능한데, 강의석이 '진정한' 병역거부자들을 욕되게 한다거나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지지가 철회될 거라는 건 억지지요. 양심적 병역거부 지지자들이 강씨 한 사람의 '급'을 보고 지지를 철회하거나 할 정도로 '급'이 떨어지진 않거든요.
    • 군대가 비합리적이다 -> 양심적 병역거부를 찬성한다
      이것은 서로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군대가 야만적이고 비민주적이고 비합리적인것과, 양심적 병역거부는 별개의 문제로 봅니다.
      군대에 문제가 있으면 군대의 환경을 별도로 개선해야겠죠.
      또한 양병거는 제도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이므로 군대라는 제도와 절충안을 찾아야 할것입니다.
      • 아... 그 부분은 안 쓸걸 그랬나봐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반대가 남성들이 압도적인 이유는 군대 가기전이라면 자기는 군대 가야되는데 니들은 왜 안감? 이라는 피해의식, 군필은 자기는 갔다왔는데 니들은 왜 안감? 이라는 피해의식일텐데 그걸 포장하기 위해서 군복무의 신성함이라는 허구의 개념이 도입되죠.



        저도 그렇게 생각했을 뿐 아니라 종교에 대해서 냉소적이기 때문에 종교적인 이유로의 양심적 병역거부를 비웃기까지 했는데, 군복무중에 환멸을 느끼면서 '아, 그 사람들은 이런걸 못 견디는 감수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군복무를 반대하는게 아닐까?'란 생각을 갖게 되어서 생각을 바꿨죠.



        뭐 그렇다고 해서 일반군복무의 2배에 힘든 곳에서 통제된 생활 하에 대체복무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치 않았습니다만.
    • 강의석은 좀 극단적으로 군대 폐지 운동을 하고있어서 다른 종교적 이유 등의 양심적 병역거부와는 좀 다르죠
    • 옥수수가 모르잖아/ 가라님께서는 강의석이 얘기했다고 해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아닌 걸로 보이네요. 오히려 둘(강의석이 주장한 양심적 병역거부/강의석이라는 인물)을 구분하자는 쪽이죠.
      강씨를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의 요지는 '쟤가 하는 말은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못 믿겠고 지극당연한 정의를 논해도 저의가 의심이 간다'입니다.
    • sourcream / 제가 대체복무를 지지하는 건 인권 차원의 이유지만, 경제학적 논리로 봐도 대체제가 없는 독점 제도는 자체 개선이 매우 힘들다는 점에서 그것도 별개의 이유가 될 것 같은데요.
    • 대체복무는 지지하지만 강의석의 대체복무 희망은 저의가 있어보여여 감옥에 갔으면 한다라... 사람의 마음을 두고 심판하려 하면 아주 옛날로 돌아가는 건데 참.
    • 호레이쇼/ 예 제도적으로 풀어야겠죠 그것도. 인권차원이란건 누구의 인권을 뜻하는 건가요?
    • 옥수수가 모르잖아 / 양심적 병역거부 지지자들이야 '급'이 높다니 어떨지 모르겠지만, 강의석 케이스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부정적 인상을 끼칠 수는 있겠죠.
    • sourcream/ 자기 의지로 군사훈련을 받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인권이죠.
    • 호레이쇼/ 전 양쪽다 걱정이에요. 군인들의 인권과 양병거인들의 인권.
      군인들의 인권은 군대환경을 개선토록 주문해야 할 일이고, 양병거 문제는 군대존립의 타당성을 훼손하지 않는선에서 제도적인 절충안으로 풀어야 한다고 봅니다. 가끔 보면 [군대가 쓰레기라서 양병거를 지지한다]는..둘을 분리하지 않고 다이렉트로 연결짓는 논리가 있는데 이건좀 감정적이고 일방적인 이상향이라고 생각되네요.
    • 매일마치/ '급' 얘기는 가라님이 다른 게시물에서 하신 말씀이지요. 가라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양심적 병역 거부자=똘기 충만한 이상한 사람'이라는 성급한 일반화보다는 병역 거부를 왜 하는지 없던 관심이 생길 확률은 없을까요?
      프로스트/ 네, 가라님은 강의석 빼고 다른 병역거부자들을 지지하신다고 했죠. 그의 진정성은 확인 불가능하지만, 그의 행동의 낮은 '급'이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테러를 가하기 때문이라고요. 보세요, 900여 명의 수감자들이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인지도 알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제 말은 양심적 병역 거부를 지지하면서 어떤 사람의 거부는 지지하고 어떤 사람의 거부는 지지하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냐는 것이죠. 네, 그렇다는 얘깁니다.

      저는 이만 자러 갑니다~안녕히들~! ^^
    • 옥수수가 모르잖아 /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해 대체복무 제도가 마련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대체복무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것일텐데, 대체복무 & 양심적 병역거부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강의석씨 기사를 보고 없던 관심이 생겨 대체복무 도입을 지지할 확률보다는 부정적 인식이 강화될 확률이 더 높아보입니다.
      전 글의 가라님 댓글도 그러한 의미인 것 같습니다. 대체복무 도입 지지자들이 강의석씨를 보고 그 지지를 철회하지는 않겠지만 강의석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 양심적 병역거부는 현재 한국의 환경에서는 폭넓은 지지를 받기 어려운 이슈잖아요. 여성들은 왠만해선 찬성하고, 남성들은 왠만해선 반대하는 이슈인데 강의석 하나 때문에 여론이 크게 변할것 같진 않아 보이는데요. 지금도 그냥 단신 느낌으로 묻히는 것 같은데요 뭘. 이건 여론보다는 국회나 대통령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 마으문 / 제가 알기로 남녀 모두 공히 대체복무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 또한 강의석으로 인해 대세에 엄청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단, 부정적 인식이 강화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비판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회나 대통령의 의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 여론입니다. 설사 여론의 지지없이 대체복무제도를 강행한다 하여도 제도의 안착과 존속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마치 군가산점 문제가 그러하듯이). 적어도 국민 과반수 이상이 대체복무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면 대체복무안이 그렇게 쉽게 파기되지는 않았겠죠.
    • 옥수수가 모르잖아/ 다른 900여명은 어떤 사람인지 모르니 주장 자체만 놓고 판단하는 게 마땅하지만, 강씨의 경우는 그동안 벌여놓은 행적이 있으니 '그의 병역거부에 대해선 과거 행동과 마찬가지로 그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판단을 내릴 법도 하죠.

      호레이쇼/ '사람의 마음을 두고 심판'이라고 표현하면서 아주 옛날로 돌아가는 건 아닌가 걱정하시지만, 지금도 개별 행위의 '고의성'에 대한 판단은 합니다.
      "강씨는 나쁜 사람이니까 얘가 하는 행동은 다 나빠!"식으로 판단하는 게 아님은 당연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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