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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엇보다 먼저, 반성합니다.
진보신당을 만들 때의 이상을 가슴 속에 품고 있었음에도
대중정당이기에 현실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에
(지금 생각해보면) 진보신당의 이상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았던 분들께
당을 맡겨놓고 나는 한발짝 빠져있었음을.
개인적으로 좌파임을 스스로 자부했을 뿐
좌파가 가져야 할 조직적 전망과 정치적 비전을 재생산하는 일에는
너무나 무능했음을.
2.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은
정치적 현실주의와 이상주의의 극적인 분리입니다.
이상을 품되 그것을 현실 속에서 관철시켜 나가야 한다는 게
너무나 당연한 '원론'이지만
그 원론은 실제로는 전혀 작동되지 않았고
이제 우리는 현실의 냉엄한 장벽 속에서
둘 중 하나에 대한 선택을 강요받기에 이르렀습니다.
3. 조대표님과 노고문님, 심고문님, 정종권 동지, 신언직 동지
그 외 모든 분들의 고민과 노고를 정말이지, 진심으로 이해합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 말을 꼭 해드리고 싶었는데
우습게도 결국 이런 상황에서야 이 말을 하게 되는군요)
그리고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그 분들의 정세인식에 동의합니다.
아니, 사실은 저는 위의 분들보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더 비관적이고 냉정하게 정세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정치적 어려움 하에서 어떻게든
좌파의 활로를 열겠다는 님들의 결단에 정말이지, 진심으로 이해가 갑니다.
그리고 님들의 선택을 (합의문 문구대로) '존중'합니다.
4. 하지만 저는 정치적 이상주의를 택하겠습니다.
현실이 어렵고 그 현실 속에서 길을 열려는 님들의 입장을 존중하지만
님들보다 더 비관적인 단기적 정세인식을 하고 있는 저로서는
그 현실에서 길을 여는 것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길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합니다.
이미 세상은 완전히 변했고 이후 훨씬 거대한 파도가 밀려올 것입니다.
그 거대한 파도를 헤쳐나갈 뗏목의 재료를 만들기 위해
지금은 제대로 된 씨앗을 뿌릴 때입니다.
5. 님들의 길을 굳이 반대하지 않겠습니다.
님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십시오.
하지만 그것과 다른 판단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지금은 어렵더라도 새로운 나무를 가꾸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다시 먼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이번 당대회에서 확인받고자 합니다.
6. 당대회에서 우리 당이 존속하게 되더라도
그 당은 현실적으로는 그리 큰 의미가 없는 정당이 되겠지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있는지도 모르는 정당이 되겠지요.
그러나 바로 그러하기에,
선거에 신경쓰지 않고 대중들의 투쟁에 연대하는 당.
한국 사회에서 그 누구도 제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을 말하는 당
(노동시간의 문제를 비롯한 우리들 삶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고
경영자를 노동자의 투표를 통해 뽑을 것을 이야기하고
생태와 에너지 위기에 대한 정의로운 전환을 이야기하는)
그 무엇보다 몫없는 자들의 몫을 이야기하는 당을 만들 수도 있겠지요.
낯모르는 이들에 대한 연대와
각자의 꿈을 위한 목소리만은 지키고자 하는
'유령정당'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숨겨진 꿈을 일깨우는
유령이 되어 여러분들 곁을 배회하겠습니다.'
7. 잘 가세요. 그동안 행복했습니다. 진심으로.
여러분들 덕분에 제가 다시 돌아오게 되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돌아온 탕자인 저는 이제 저 자신의 꿈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부디 건강하시길...
닉네임은 한윤형씨의 이름으로 해놨지만 전 nishi 입니다. 전문은 한윤형님의
블로그에서 긁어왔습니다.
글을 소개합니다.
제 생각은 음.... 안타깝게 되었군요. 하지만 일단은 다른 여러 많은 사람들의 글을
읽고 판단하려 합니다. 대선을 1년 반을 남기고 정말 정권교체 요구의 물결에
정도의 역할에 그치게 될지...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