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외부에다 모르겠다, 못하겠다고 하지 말라는건... 팀장에게 가혹한 요구일까요? ㅠㅠ

다행히 지금 저희 팀 일은 아닙니다. 전에 소속되어 있던 팀에서 들려오는 하소연을 듣고있으니 등골이 오싹할 지경이네요.

 

그 팀의 팀장님은 이른바 '잘나가는' 사람은 아닙니다. 동기들에 비해 승진도 늦고, 팀장도 상당히 늦게 달았지요. 사실 그 팀에서 처음으로 팀장이 되었어요. 그 전에는 한직이라고 알려진 곳에서 상당 기간 휴식-_-을 취하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거기에 개인 성격까지 더해져서 나타나는 결과가 그 팀 팀원들을 상당히 괴롭히고 있습니다.

 

이 분의 가장 큰 특징은 대외활동이나 "팀장이라면 ... 해야지" 라는 부담을 지는 걸 매우 하기 싫어한다는 겁니다. 외부에 회의 가서 누구를 만나 인맥을 넓히거나 나름 우리 회사를 전문가집단으로 보고 자문위원 한 분을 초빙하는 요청이 와도 가기 싫어합니다. 보직상 본인이 딱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부담되는 거죠. 강의 요청 같은건 당연히 거절. 회사 내 워크샵에서 활발한 의견 개진을 위해 찍어두는 지정토론자 역할도 강력히 고사. 그냥 조용히, 특별히 뭐 책임지거나 능력을 뽐낼 일 없이 지내고 싶다는 뜻이 노골적으로 드러납니다.

 

게다가 그 거절의 이유로 대는 것이 "제가 숯기가 없어서..." 라거나 "울렁증이..." 이런게 아닙니다. 그렇게 얘기하면 더 설득이 들어올 거라고 생각하는지 "난 그런거 모른다"고 답해버립니다. 헉. 거절의 현장에 같이 있어보면 직원으로서는... 까놓고 말해 좀 쪽팔립니다. 정말 모르더라도 외부인과 있을 때는 차라리 "내가 정말 이 분야 전문가인데... 그 날은 내가 바빠." 혹은 "내가 그정도 규모의 강연을 하기엔 지체가 좀 높지" 라고 거드름 피워주는게... 재수없긴 하지만 쪽은 덜 팔려요. 전 졸지에 개뿔 아는 것도 없는 걸 팀장이라고 모시고 있는 불쌍한 불우직원이 되어버린 느낌이랄까요...

 

물론 그렇게 해도 거절되지 않으면 밑으로 하도급되죠. ㅡㅡ; 저쪽에선 사장, 안되면 실장, 정말 안되면 팀장이라도 와달라는데 이쪽에서 내미는 카드는 과장. 이유는 팀장이 능력이 없어서. ㅡㅡ;

 

뭐 팀장이 모든 걸 다 알고 있고 뛰어난 언변과 친화력을 무조건 가지고 있으라는 것도 가혹하지만... 그래도 어디 가서 대놓고 농담으로라도 "난 모른다" "난 능력이 없어서..." 라고 말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는데... 이게 가혹한 생각일까요? 겸손한 것도 좋지만 너무 겸손하게 굴면(게다가 상대방이 정말 이 사람이 별로 실력 없다고 생각할만한 정황이 있으면) 그건 겸손이 아니라 자학이 되는 것 같은데 말이죠. 처음 그렇게 거절했을 때 실장님이 "팀장이 되면 이런 요청이 계속 들어올텐데 계속 못한다고 할 수 없잖아. 이번에 하면서 연습해보지 그래?" 라고까지 이야기했으나 그냥 버틸 생각이신듯... ㅠㅠ

    • 팀장이면 그런일을 잘하는게 능력이죠.
      그런일을 못하면 능력이 없는거죠.
      능력없는 사람으로 남고싶다고 본인이 자처하신다면 조직에서 평가를 하든지. 어떻게 하든지 되겠죠.
    • 케바케이긴 하지만서도....팀장이 그런 성향이시라면 밑에서 클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곤 하던데요.
    • 모르는데 아는 척 하는 것보다 모른다고 하고 배우는 것이 낫다. 는 격언 비스무리 한 말도 있지만...
      모른다고 해서 모든 일이 해결되는 건 아니죠. 그런 분 밑에 있어봤는데 정말...
    • 그러다가 보직 해임 되겠죠. 그때까진 내비두시는게...
    • 뿌린대로 거두시겠지요.뭐. 그대로 살게 냅두셔요.^^
    • 금방 내려가시겠네요.
    • 내려올 팀장은 내려옵니다.
    • 그 팀장 바로 아래 직급인 분이 힘들겠네요. 웬만한 건 다 넘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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