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듀나님 말씀대로 단락이 없죠. 끊어서 읽었던 저는 아예 처음부터 읽듯이 해야했어요. 한숨에 읽어버리면 좋았을텐데. 그 리듬감을 끊김없이 쭈욱 읽어내려갔더라면 후회가 되요. 그리고 등장하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지 못한게 아쉽고. 온전히 이해를 못하고 문장을 읽으니까요. 저는 나열되는 느낌이 왠지 움베르토 에코의 느낌이 났어요. 그러나 현학적인척,하지 않고 작가의 의식을 그대로 따라가니 더 재밌어요.
어쩐지 빡빡하다 했더니 정말 딱 두 문단이네요. 중간중간 집중을 잃고 대강 읽어버린 부분들도 있어요. 저는 자폐적이면서도 자개적으로(자폐의 반대가 뭔가요ㅜㅜ) 웅얼거린단 느낌을 받았는데, 닳고 닳은 노신부가 죽기 전에 쏟아내는 소리로 작가가 부러 그렇게 적은 건지 아님 이 작가가 글 쓰는 스타일이 좀 그런 건지 궁금했어요(이 분 다른 책들을 전혀 몰라요).
전 세 권을 읽었는데, 이 작품이 유달리 그래요.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은 일종의 사전이니까 읽기 훨씬 쉽고, 먼 별도 상대적으로 수월해요. 근데 사실 칠레의 밤도 그렇게 어렵게 읽힌다는 느낌은 안 들었어요. 몰아치는 흐름이 있으니까요. 전 오히려 가장 집중해서 읽었던 책이었어요.
신부가 과거 일들을 자신의 에고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편집해서 들려주고 있어서 숨은그림찾기 같은 기분도 들었어요. 이 사람의 장황한 자기변명이나 합리화 혹은 허영심 같은 것들 속에서 실제 벌어졌던 일의 조각들을 다시 맞춰보는 식의 재미라면 재미가 있었구요. 가령 산들바람이 불어도 하필이면 '프로방스 뚜쟁이처럼' 불어오고 그 바람이 신부의 사제복을 들추고, 페어웰은 허리춤에 두었던 손을 엉덩짝으로 향하고, 내가 겁을 내며 쳐다보던 달은 산들바람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하는 식의 묘사 같은 것들이 일렬로 적어놓고 보면 명확하지만 처음 읽으면서는 긴가민가 하고 다시 읽어보게 되고 그랬어요.
그리고 엊그제 본 1박2일의 여파 때문인지,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이 책을 읽던 저는 거의 매 페이지마다 각주로 나열되는 칠레의 문학인, 정치인들의 이름들에 '앗, 이거 혹시 칠레의 100명의 위인들이 줄줄이 언급되는 그런 작품이면 어떡하나'싶었어요. 근데 몇몇 인물들만이라도 미리 좀 알고 있었으면 더 재밌게 읽긴 했겠어요. 프레이, 알레산드리, 아옌데 같은 전직대통령들에 대해 피노체트가 씹는 부분들도 그렇구.. 하여간 칠레하면 와인밖에 안 떠올랐는데 이 책 읽으면서 미국의 지원을 받은 군부독재를 경험한 또 다른 나라였구나 하는, 약간은 익숙한 감정도 들게 됐어요.
저는 가급적 시간이 오래 걸려도 꼼꼼히 한 호흡에(하루에 못 읽을 작품이면 최대 일주일 안에, 읽다가 오래 손을 놨으면 반드시 처음부터 다시) 읽으려는 편인데 번역작품 중에 이렇게 읽으면서 조이는 느낌(좋은 의미입니다)이 오는 작품은 꽤 오랫만이었습니다. 자정 너머 읽기 시작했다가 다음날 일찍 나가는 것 때문에 그날 못 끝내고 다음날로 미루면서 무슨 죄라도 지은 기분이었고요. 작년에 제가 읽은 책 중 다섯 손가락에 들어갔어요.
뒤늦게 돌아왔습니다. 헥헥. 1. 흐름에 대해서. 전 1/4 정도 지점까지는 잘 집중이 안되더라구요. 한자리에서 다 읽지 못하고 틈나는 대로 조금씩 읽어서 더 그랬던것 같아요. brunette님이 말씀하신 웅얼거리는 느낌.. 저도 그런 느낌 때문에 집중이 잘 안되더군요. 초반엔 이야기 진행이 느리고 생각들을 웅얼웅얼 적어놔서 더 그랬어요. 그 이후부터는 그럭저럭 잘 읽혔습니다. 뒤쪽으로 갈수록 사건들이 나오니 읽기 편해지더라구요. 2. 소르델로 소르델, 소르델로, 어느 소르델로냐고? 이건 무슨 뜻인가요? 끝으로 가면 뭔가 이해가 가려나 하고 끝까지 읽었지만 아는게 없어서 그런지 역시나 끝까지 읽어도 무슨뜻인지 모르겠어요. ㅠ_ㅠ
저에게는 다시 읽어야 할 책이예요.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어렵더군요. 흐름이 균일하지 않아서였을까요? 시간이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키워드가 됨직한 것들을 설명을 하다 말다, 이런 것들이 (읽긴 읽지만) 잡히지 않았어요. 칠레의 현대사라는 맥락 안에서 읽었다면 훨씬 달랐을 것 같아요. 후반부의 사건-강의라든가 모임-도 읽는 중에는 가공의 사건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역자 후기 보고 깜짝 놀랐죠.
그런데 신기한 것은, 상당히 암울하고 억압적인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칠레의 '밤'이잖아요- 소설 전반적으로 에너지(열기?)가 느껴졌어요. 지금껏 제가 접해본 남미 문학도 대개 그랬는데... 문학에서 '국민성'을 말하는건 좀 그렇지만, 적어도 어떤 '경향'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3. 첫느낌 첫장을 읽으면서 든 느낌은.. '이거 왜 이렇게 책에 여백이 없냐....' 문단 나누기가 없기도 하지만 위아래 여백도 다른 책에 비해 현저히 좁아요. 제본이 잘못되서 짤린 책 같은 느낌; 종이 아끼려고 그런건가요; 4. 구성 가장 핵심적인, 혹은 사건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사건은 피노체트와 마리아 카날레스가 등장한 이후 전개되는데요. 그렇다면 그 전의 긴 이야기들은 무얼 담고 있는걸까요? 혹은 무엇을 의도한걸까요? 페어웰과의 만남이라던가.. 네루다라던가.. 유럽여행이라던가.. 매라던가.. 영웅의 무덤을 만드는 제화인의 이야기라던가.. 우르티아 신부가 가난하거나 무식한 이들에게 던지는 시선이 상당히 거칠어서 풍자적으로 쓴 소설 같다는 느낌은 처음부터 쭉 있었는데 단지 그걸 보여주기 위해서라면 너무 긴것 같아요. 앞부분이.. 그냥 어떤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뒤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극대화하기 위한 긴 전조 같은걸까요.
전 처음 부분은 읽기가힘들었습니다. 우선 뒷배경에 대해서 모르니 글 자체가 따라가는데 힘들었어요 꾹꾹 참고 읽다보니 중간 부분 이후로는 좀 술술 읽혔구요. 역자 후기 보고 다시 앞부분 읽으니 그때야 뭔가 좀 따라가겠던군요. 전에 이책의 후기를 어딘가읽었는데 재미있는데, 역사를 알면 더 재미있다 였던것같은데 제 느낌은 그냥 읽으면 별로 재미없는데 역사를 알면 아주 재미있겠네 였어요. 근데 이렇게 아는 사람들끼리 아는 이야기를 다 아는 것처럼 말하는 책 종류를 별로 안좋아해서 (사실 의도했던 독자는 저같은 사람이 아니였을테니...) 책 자체만 놓고 보면 전 별 다섯개에 세개로 마무리
소르델로 어느 소르델로 냐고? http://djuna.cine21.com/xe/?_filter=search&mid=board&search_keyword=%EC%86%8C%EB%A5%B4%EB%8D%B8%EB%A1%9C&search_target=title&document_srl=2332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