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소재의 드라마를 보며 항상 궁금한 점

요즘 그 유명한 퍼시픽을 보고 있는데요. 전쟁물을 좋아해서 즐겨보는데, 미군이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항상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1. 쟤들 군생활은 정말 저렇게 프리할까?


이건 2차대전물이든 비교적 최근을 묘사한 작품이든 느끼는 점입니다. 내무생활이 참 프리(?)하게 묘사되더군요.


물론 전 지구를 누비는 미군이니만큼 군대가 유지된다는 건 군율이 존재한다는 의미겠지만요. 육군 최말단 부대 땅개생활을 했던 저로서는 완전 별세계더군요.


뭐 아무리 프리하다고 장교하고 병사가 친구먹는다든지 마음대로 근무지를 이탈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든지 하는 일은 없겠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 굉장히 의아해요.


예를 들어 대대장 훈시 들으면서 껌 씹고 오렌지를 까먹는다든지, 사단장하고 농담따먹기를 한다든지;; 위관급하고 거의 친구처럼 지내는건 일도 아니더군요.


우리 군 문화가 유난히 경직된건지, 미군의 기풍이 독특한건지 참 궁금해요. 대대장 사단장은 커녕 중대장 정신교육 시간에 한놈이 졸았다는 이유로 전 소대원이 연병장에 집합해서 완전군장을 하고 2시간동안 구보를 했던 거지같은 추억이 떠오릅니다. 대대장이 뜨면 아예 숨도 잘 못쉬었죠. 이건 오히려 상병, 병장으로 짬을 많이 먹으면 더 심해지더군요. 이등병들이 오히려 고급장교를 가깝게(?) 여기는 경향이 있더랬죠(입버릇처럼 '고참들이 괴롭히면 나한테 말해'를 이야기하다보니..)


더불어 우리 군 병영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빡센 내무생활... 아예 이런 건 분위기조차 찾을 수 없더라구요. 이등병때 근무조 사수 깨울때 하도 안일어나서 살짝 흔들었다가 초소에서 2시간동안 두들겨맞은 제 동기 생각이 납니다. 밥을 고참들보다 느리게 먹었다는 이유로 한방 맞고 코뼈가 휜 후임의 슬픈 일화도...ㄷㄷ


카투사 근무했던 분들은 아시지 않을까 해서 여쭙습니다. 미군 내무생활 정말 그래요?




2. 미화일까 당시 시대상의 현실적인 반영일까?


양키 전쟁물의 클리셰처럼 등장하는 장면 있잖아요. 신체검사에서 부적격판정 받고 입대를 못하게 되자 눈물을 펑펑 흘리며 '국가와 동포에 대해 떳떳할 수 없다니 너무나 수치스러워'라고 외치는 장면, 혹은 부상이나 기타 불명예스러운 사유로 비전투부대나 본부로 전출되자 비참한 표정으로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꿈벅거리며 잠시 옆의 기둥-_-;;을 부여잡고 비틀거리는 장면.. ㅋㅋㅋ 솔직히 '미국놈들 허풍은 ㅋ'이러고 말았는데, 퍼시픽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하네요. 2차대전 당시 쟤들 분위기가 실제로 저랬으려나요. 뭐 입대 못하게 되었다고 엉엉 우는거야 아직 군생활이나 전투경험을 안해봐서 철이 없어서; 그렇다고 쳐도, 치열한 전투를 겪어보고도 비전투부대로 전출된다고 엄청난 모욕이라도 당한듯 화를 내는 장면은 정말 황당해요. 우리나라 영화에서 그런 장면이 나오면 '놀고 있네'하고 비웃고 말텐데, 양키영화를 보다 보면 '쟤들은 정말 내가 이해못할 그런 정서가 있는건가?'하고 갸우뚱하게 되네요.

    • <캐치22>에 보면 어떻게든 야전병원에 오래 남아보려는 파일럿들이 이야기가 나오죠. 당시 병역기피하려고 대학교 들어갔다는 얘기도 들어본것 같네요. 뭐 반대로 애국심 드립에 선동당한 젊음이도 많겠지만요.
    • 1. 사실 한국군의 엿같은 위계질서같은건, 일제시대 일본군의 영향이 크게 남아서... 라고 그러더군요. 자세한건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못된것만 골라 배워가지고.....

      2. 최일선에서 치열한 전투를 거쳤는데 너 이제 필요없음, 혹은 너의 전투력은 더이상 이 부대에 쓸모가 없다. 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모욕적이지 않을까요? 마치 주전선수로 잘뛰던 사람에게 너 이제 벤치에서 구경이나 해라 - 이런느낌인듯.
    • 바보마녀/ 역시 일단 피하려고 하는게 현실적인 모습 아닐지..

      그림니르/ 음.. 하긴 전투경험자가 느끼는건 두려움만은 아니겠네요. 이건 전투는 커녕 훈련도 '가라'로 했던 저같은 땅개 출신에겐 공감하기 힘든 영역인듯ㄷㄷ
    • 1. 모병제에서 한국군 같은 분위기면.. 누가 오겠어요?
    • 군대 생각 나네요. 미국 부대와 같이 있었습니다만. 어느날 사령관의 지시사항이 공문으로 내려왔어요.

      "사병들이 복도를 멀쩡히 잘 걷다가, 멀리서 사령관이 보이면 얼른 사무실, 화장실 등으로 들어가 숨어버림. 같이 걸어오고 있던 미군 사령관이 '쟤들 왜저러는 거임?' 이라고 물어서 졸라 민망했음. 보니까 미군애들은 사령관 만나면 웃으면서 hi~ 하고 자연스럽게 인사함. 앞으로는 복도에서 사령관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대할 것. 실내에서는 딱딱한 경례 대신 가벼운 목례도 무방하다고 봄."

      다음 페이지 지시사항 "군기확립 및 상관에 대한 경례 철저" ㅡㅡ; 사령관 앞에서 쪼개면서 안녕하세요~ 했다가 부대에 무슨 일이 생길지 생각하면, 숨는게 최선이지요. ㅡㅡ
    • DH//그러고보니 JSA에 파견갔다가 미군 중령이 해맑게 웃으며 "HI"하고 손흔들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뭐 당당하게 아이 캔트 잉글리시 그랬지만.
    • DH/ ㅋㅋㅋㅋ진짜 웃기네요. 어쩌라는건지...
    • 바보마녀/ 캐치22 하니까 요사리안이 "오이로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이 비슷하게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더워서 진짜 오이가 되고 싶네요.
    • 카투사 경험자 등장입니다.. 일단 진짜로 프리한건 맞긴 합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미국 사람들 어지간하면 다 농담하길 좋아하고 해서 중령 대령 정도라도 이병들이 스스럼없이 농담걸고 그럽니다.(다만 저 있을때 연대장 같은 경우는 좀 빡센 사람이라 병사들도 어려워하긴 했습니다) 장교들도 사병들한테 농담 잘 걸구요. 머리좀 긴채로 여단 본부에 일있어서 갔다가 옆대대 대대장(중령)이 보고선 다음에 봤을때도 머리 안자르면 내가 직접 잘라주겠다고 한적도 있고.. 그리고 그와는 별개로 별 정도가 되면 아무리 미군이라도 그렇게 만만하게 대하지는 못하구요. 아마 애초에 영어에 존대표현이 없는것도 한 이유라 봅니다. 끝에 sir/maam만 붙이면 되니까요.
    • 사실 위계서열은 미국에도 분명히 있습니다.

      단, 그걸 강하게 내세우느냐 아니면 유연하게 넘기느냐는 위계상 상위에 있는 사람의 선택이고
      유연하게 넘길 줄 아는 "여유"를 가진 사람을 더 유능한 사람으로 평가하는 분위기 때문에 보통 그쪽을 선택할 뿐입니다.

      즉, 그 동네에는 리더가 되려면 이래야 한다. 는 목록에
      여유있음, 유머감각 있음, 위계서열에 의지하지 않고 능력으로 대함 등등이 포함되어 있는 듯.

      꼬장꼬장한 인간은 정말 꼬장꼬장합니다. 물론 그런 경우에도 합리적인 문제제기 같은 건 받아들이는 편이지만요.
    • 둘다 케바케겠지만 2번은 나이를 속이고 입대한 사람들 케이스가 적지않게 있는 걸로 압니다.
      6.25 한국전쟁 때도 그런 경우가 한국군에 있었고요.
      하지만 제가 과문해서 그런지 일제시대 조선인이 학병에 자원입대한 케이스는 있어도 나이를 속여서까지 그렇게 한 케이스는 보지 못했습니다.
      '어차피 끌려갈거면 자원해서 좋은 곳으로 배치받자'는 정서 정도만 있던 것이겠죠.

      현대 한국에서도 군대가기 싫어하고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당당하게 가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전시가 되어도 두 케이스가 모두 존재하겠죠. 그렇지만 그걸 평시건, 전시건 전수조사 하기는 어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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