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다큐멘터리 '그 날' 부산저축은행 사태편 보고... 안타까워요...
지난주의 내용은 부산저축은행이었습니다. 부산저축은행은 아시다시피 영업정지를 당했고, 피같은 돈을 날리게 생긴 고객들은 본점을 점거했습니다. 처음부터 보진 못했는데, 외부인들의 출입을 막아서던 농성자들이었지만 어떤 사람들이 오자 비상대책위원장이 "열어주라. 협조해주라."고 나서더군요. 누군가 했더니 다름아닌 대검 중수부 검사와 수사관들이었습니다. 그 전에는 어떤 구호를 외쳤나 모르겠지만 그때는 "우리는 중수부를 믿는다! 믿는다!" 하고요. 오늘이 바로 그 대검 중수부로부터 수사를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이고, 지금 대검 중수부 해체 논의가 한창이라는 걸 생각하면 참... 조사를 마친 대검 사람들이 떠날 때, 일부 예금주들은 그들을 따라가며 눈물흘리고 살려달라고 호소하더군요. 그들이 돌아간 후에 농성자들끼리의 대화는 더 가슴아팠습니다. "지금 대검이 직접 나서서 이렇게 수사한 곳은 여기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
글쎄요... 중수부가 수사를 하면 과연 그들이 찾을 수 있는 예금액이 늘어날까요? 심지어 후순위채권까지도 회수할 수 있을까요? 엄청한 수사로 많은 사람이 쇠고랑을 찰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피해자들의 금전적인 손해 회복에는 큰 도움이 안되지 않을까요?
뭐 알면서도 답답한 마음을 호소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검사들 덕분에 재산을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생각하니 답답했어요. 어찌보면 지금 재산을 날리게 된 것 자체가 예금자보호 제도와 후순위채권이 뭔지 잘 모르는 무지에서 기인한 것일텐데, 그 피해를 복구해 보겠다는 농성에서조차 지금 이 사람들이 뭐 하러 온건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 같아서...
일부 국회의원들이 이번 저축은행 사태의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법안을 제출했다고 하지만, 아마도 포퓰리즘이라는 공격만 왕창 받고 무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아마도 대부분은 예보에서 보호해주는 5천만원의 예금 외에는 건지지 못하겠지요. "법이 그렇고, 본인의 책임하에 예금하고 투자하는 것" 이라는 원칙은 참 명쾌하고 이해하기 쉽지만, 실제 적용하긴 참 어려워요. 휴...
p.s. 보면서 검사들이 이거 좀 봤으면 했습니다. 본인들이 힘없는 서민들에게 어떤 존재로 느껴지는지 좀 알게요. 다른 놈들은 몰라도 '검사님'들이 나서면 나쁜 놈들을 잡아넣고 내 돈도 찾을 수 있다고 그냥 믿게 되는 게 서민들입니다. 민사니 형사니 하는 그런 구분같은 건 모르는 일이고요. 검사들이 나서서 민사 문제를 다 해결해주겠다고 나서는 건 바람직한 일이 아니지만, 적어도 그들이 그런 기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스폰서 검사, 검새, 떡검, 섹검같은 만신창이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