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어디에도 종속되지 않은 경우의 이야기.
포주와 관계없이, 정말 자기 혼자 결정하고, 만나고, 관계하고, 돈받고, 헤어지고, 그런 경우 말입니다.
지인의 이야깁니다.
카드값에 졸리다못해 한 일이니 자발적인 건 아닙니다.
그 사람이 그 일을 한 건 단시간 내에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이죠.
요즘은 세이클럽이 문을 닫았는지 말았는지..
당시엔 엄청나게 활성화되어있었고, 로그인만하면 그런 쪽지 날아오던 시절입니다.
뉴스에도 몇 번 보도됐었구요.
쪽지 받고, 금액 정하고, 만날 장소 정하고, 하고, 돈 받고, 집에 오고.
물론 이 경우엔 엄청난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됩니다.
막말로 어떤 미친 사이코가 나올지 누가 압니까.
단속 건수 올리려는 경찰일 수도 있고요.
잘못 잡혀서 납치되서 섬에 팔려갈 수도 있고, 엉뚱한 데 끌려갈 수도 있고, 변태성욕자 만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유영철이나..;;;
천만다행하게도, 지인은 몇 번의 성매매를 하는 동안 단 한번도 그런 일을 당하지 않았고,
상대남들은 신사적으로 플레이하고 약속한 돈을 줬답니다.
물론 돈 떼먹힌 경우가 한번 있었답니다.
이건 뉴스에도 나온 경우인데, 어떤 여중생들이 가출해서 세이클럽을 통해 성매매를 했는데,
하고 나서 씻고 나와보니 남자가 토꼈더라 하는 엿같은 경우죠-_-
이 경우, 여성은 전혀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고, 처음 시작은 자발적이 아니지만 자발적에 가깝게 자신의 성을 팔았으며,
진상변태고객에게 걸리지도 않았고, 돈은 약속한 만큼 받았습니다.
이런 성매매는 어떨까요?
자유로운 상태에서,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고, 자신이 번 돈은 어디에도 떼이지 않고 차지할 수 있으니,
착취라는 단어와 상관없는, 자발적인 성매매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그 사람은 하고 나면 정말로 끔찍하고, 피곤하고, 자기가 짐승이나 된 것 같고, 내가 왜 이러고 사는지 회의도 드는 등등..
아무튼 자존감에 심각한 악영향이 있었다는 겁니다.
카드값에 졸리긴 했을지언정, 본인이 선택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밑에 요니님이 룸살롱에서 2차는 나가지 않는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을 써주셔서,
전 다른 상황을 적어보았습니다.
성매매합법화가 된다고 해서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사회적 위치가 올라갈 거라고는 절대 생각지 않습니다.
성매매의 역사가 유구한만큼, 성매매여성들을 백안시하는 역사도 유구하니까요.
그게 공창제가 실현된다고, 자신의 아내가, 딸이, 여동생이 성매매하는 걸 '어디 회사에 다닌다'는 식으로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성매매합법화가 된다한들,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성관계시에 갖는 위험부담이 감소하지도 않을 거고요.
전 성매매가 불법이라고 생각하고 근절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한들 그게 불법이 아니란 근거는 못 됩니다.
어차피 인간이 자행하는 모든 범죄는 역사 이래로 근절되지 않고 행해져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으로, 범죄로 규정하고 단속하고, 단죄하는 거구요.
그런데 왜 성매매만큼은 필요악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어차피 근절될 수 없으니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 거죠?
게다가 '자발적으로 판매'하니 문제없다는 의견 대로라면 메피스토님의 말씀처럼,
생명에 지장이 없는 장기(눈 한쪽이라든가, 신장이나)를 파는 것도 문제가 안 되지 않을까요?
자기 피 뽑아서 판매하는 것도 말입니다.
심지어 마약조차 문제될 게 없을 겁니다.
성매매가 음성화되어 이런저런 문제가 발생한다는 의견은, 마약으로 치환해보면 거의 똑같습니다.
마약도 양성화시켜 국가가 관리하고, 그래도 건강에는 해로우니까 차츰차츰 끊도록 유도하고 이런 식으로 말이죠.
성매매에 대한 반대 입장이 도덕적이고, 관념적으로 접근하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게 가장 확실한 입장이거든요.
성매매는 성적자기결정권과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행위입니다.
성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문화에선, 여성(일단 여성이 성적으로 약자인 게 현실이니)의 사회적 위치 또한 높을 수가 없습니다.
(낮을 수밖에 없다..라고 쓰자니, 서구권에서 동성애에도 관대하고 성매매에도 관대한 나라들이 있다는 글이 있어서..)
상대의 성을 사서, 일정 시간 동안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상대방의 성을 존중한다고 보기도 어렵구요.
그러나 어려운 문제입니다.
제가 언급한 의견들도 허점이 많고, 반대 의견에도 충분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설명이 나오기도 하니까요.
예를 들어 성을 파는 거나, 회사에 고용되어 노동력 파는 거나 뭐가 다르냐는 의견도 있고,
착취를 말하자면, 밑의 리플에도 있다시피, 시간강사나 블루칼라 노동자나 뭐가 다르냐는 의견도 나옵니다.
그런데 묘하게..성매매는 그것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정말로 성매매가 합법화, 양성화된다면, 남성분들이나 여성분들은 자발적으로, 떳떳하게 그 일에 종사할 수 있는지요.
성매매가 합법화되어 사람들의 인식이 바뀐다면, 정말로 거리낌없이 '난 성매매 종사자야'라고 말 할 수 있는지요.
자신의 남편이, 아내가, 누이가, 딸이 성매매를 했다면, '아~ 오늘 옷 한벌 샀구나' 하는 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요.
저도 궁금합니다. 감정적인 '느낌'이 아니라, 어떤 점에서 성을 파는 것과 노동력을 파는 것에 대한 감정과 사회의 인식이 이렇게나 달라지는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