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탁상공론

* 성매매와 관련하여, 많은 부분에있어 개인의 자유와 의지, 선택의 문제로 엮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인간(그리고 인간이 구성하는 조직과 행위 등 모든것)은 온전한 자유와 의지, 선택을 부여받을 수 있을 만큼 현명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종족이 아닙니다. 무슨소리야? 난 지금 자유로운데? 아뇨. 우린 모두 엄청나게 우리의 삶을 통제하고 간섭하는 법규와 규제 속에 살고 있습니다.

 

전  내 주변의 가족과 지인, 친구들이 성매매를 하게되고, 이와 관련한 시각을 사람들에게 받는 것이 '합법화'되는 것을 반대하기에 성매매를 반대합니다.

 

나와 내 주변의 사람이 성매매에 빠지지 않도록 할 자신이 있나요? 나야 내 의지로 100%커버가 가능하다면 상관없겠지만, 내 가족은 어떤가요? IMF때 해고된 사람들은 조만간 IMF라고 명명된 경제위기로 자신들이 해고될 것이라는 예상을 했을까요? 특정한 부정적 상황에 자신이나 가족이 빠지는 것을 온전히 자신의 노력만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라면, 세상에 법이나 복지는 필요없겠죠.

 

아, 막 생각난건데, 지금부터 잠깐 다른 얘길하죠. 아래 한국남성들의 성매매 일반화에 대한 공론이 오고갔습니다. 만일 성매매를 노래방 도우미까지 확장한다면, 얼만큼 많은 성매매가 이뤄질까요. 통계적인 근거는 당연히 추정하기 어렵습니다. 성매매 자체가 타부시되는 사회에서 설령 정말 했다해도 자신이 성매매를 했다고 응답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방법이 없는건 아닙니다. 환경으로 추정해볼 수 있죠. 성매매가 땅파서 이뤄지는건 아니니 산업의 크기로 추정해볼 수 있고, 그밖에 역사적, 사회적인 환경이나 흐름을 통해 추정해볼수도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온통 아이돌 노래가 나온다면, 술집에 갔는데도 시끄러운 아이돌 노래가 나온다면, 딱히 통계조사를 하지 않아도 우린 "요즘 아이돌이 대세구나"라는 추정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다양한 장르가 있는 음악을 얘기하며 세상 모든 음악이 아이돌로 시작해서 아이돌로 끝난다라고 성급한 일반화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분명 락도 있고, R&B도 있고, 힙합도 있으니까요. 심지어 아이돌음악만 싫어하는 사람도 있죠.

 

그러나,그렇다해도 이런 얘기들은 현실을 반영하는 얘기들입니다. 성매매는 어떤 환경아래 이루어지는가? 경험하신 분마다 다르겠죠. 제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일단 바로 20분만 버스를 타고 나가면 온통 네온싸인 투성이로군요. 그유명한 수원역입니다. 홍등가요. 길바닥에 떨어진 광고;30명 아가씨 상시대기라고 전단지가 붙은 곳은 분명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겠죠. 이런 식의 광고표현이 불법이라는 얘길 어디서 들었는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이런게 있다는게 중요하죠.  이메일을 열어볼까요? 즉석만남, 조건만남에 대한 광고가 언제나 가득합니다. 낮익은 고교동창의 이름과 오랜만이야, 반가워라는 제목을 클릭하니 이런류의 낚시 광고입니다.

 

물론 정말 성매매를 하지 않은 사람들도 존재하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이런류의 술집에서 접대를 하고, 상당수의 남성들이 이런 조직에 소속되어 갑과 을의 관계로 만나는 현시대에서, "나는 그렇지 않다"라고 누군가 이야기한다해서 무조건적으로 일반화의 오류를 얘기할 수 있을까요. 모든 남성을 성매매자로, 혹은 잠재적 성매매자로 매도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모든 남성이 성매매를 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하에서 "예외는 많다, 당신들만의 성매매다"라고 얘기하는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습니까. 이건 현대사회 일부 남성들의 성매매에 대한 합리화나 일반화가 아닙니다. 그만큼 성매매가 쉬운 환경에 대한 설명일 뿐이죠. 여기서 벗어난  남성은 논외로하더라도, 설령 어쩔수없이 영합했다 하더라도 그 행위 자체는 비판받는게 맞습니다. 그러나, 여기엔 사회적 환경(써놓고보니 좀 이상한 말이군요. 사회적 환경이라)에 대한 비판도 함께 동반되어야 합니다.

 

 

* 성매매종사자들은 우리와는 다른 종족이며 특수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물리적, 정신적으로 섹스에 최적화된 사람들이 아닙니다. 물론 그런걸 견딜 수 없는 사람이라면 애시당초 떨궈져 나갔을지도 모르지만, 거꾸로 서비스 종사자들이라고 모두가 고객에게 충성하고 언제나 친절한 사람들로만 이뤄져 있는건 아닙니다. 네.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일 뿐입니다.

 

그들도 누군가의 딸이거나 친구이며, 심지어 아내일수있습니다.  이 분야의 논의에 있어 가장 위험한 것, 그리고 가장 많이 접하는 뉘앙스는 종사자들에 대한 타자화입니다. 다시한번, 성매매 종사자들은 별세계의 사람이 아닙니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성매매가 합법화될 경우, 여기에 가장먼저 노출되는 사람이 누굴까요. 당연히 여성들입니다. 여성이라는 성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설명드릴께요. 이 글을 읽는 분의 어머니는 대부분 여성입니다. 통계적 근거를 제시할 필요는 없겠죠? 혹시나 모르니 일단 99.99%라고 해두죠. 언니나 누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생이 여성일수도 있습니다. 글을 읽는분이 여성일 가능성도 있군요. 글을 읽는 분의 배우자가 여성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남고나 남중을 나오시지 않았다면, 학창시절부터 만나 지금까지 만나는 친구 중 일부는 여성일 겁니다.

 

뭐 성매매의 당사자가 남성일수도 있지만, 남성의 수가 늘어날수도 있지만, 결국 여성이 많겠죠. 여성들 중에서도 약자들이 노출될 가능성이 큽니다. 어렵고 힘들며 사회적 가치를 낮게 평가받는 일들의 대부분에 사회적 약자들이 몰리는건 특이한 현상이 아니니까요.  성매매를 할 인간의 자유에 대한 본격적인 고찰이나 논리를 펴지않은채 단순히 자신의 가족을  생각해서 성매매에 반대하다니, 이기적이고 무식한가요? 모르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메피스토는 이기적이고 무식한 사람입니다.

 

세상에 '하고싶은 일만 하는 사람'이 어디있냐고요? 논의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군요. 세상에 많은 일들이 있지만, '성'이라는 특수성이나 이에 준하는 사회적 타부가 끼어드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 인간의 자유에 대한 문제를 따지며 성매매를 찬성하시는 분들이나 규제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이런 점을 고려하시거나 예상하시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설마 "그정도야 익스큐즈된것"인가요? 그렇진 않겠죠. 만일 그렇다면 계속 주장하시면 됩니다. 제가 성매매에 일관되게 적용하는 논리는 이거 하나니까, 난 기꺼이 감수할 용의가 있다라는 분께 딱히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습니다. 참으로 빈약한 논리의 메피스토입니다. 

 

그러나, 정책이나 현상이 사람들에게 직접적이고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 것을 가리켜, 우린 탁상공론이라고 합니다. 노파심에 덧붙입니다. 이 논리는 절대 폭력이 될 수 없습니다. 정책이 국민에게 적용되는 것, 그리고 국민에게 적용될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일 뿐이니까요. 즉, 엄청나게 감정적으로 보이는 이 얘긴 결국 무미건조한 행정적인 얘길 하고 있는겁니다.

 

즉, 우리가 성매매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따위는 제 관심사가 아닙니다. "전 성매매에 찬성합니다/반대합니다",  "성매매를 도덕적으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있습니다" 같은게 관심사가 아니라는거죠. 우리가 성매매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가 제 관심사지.

 

 

* 글을 쓰다가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와. 이건 정말 너무 재미있고도 불쾌한 얘기군요. 근데 억지 망상에 가까워서 쓰지 않을께요. 힌트를 드리자면, '성'이 재화로 인정받은, 즉 공식화된 사회입니다. 거창한 얘긴데 이건 성매매 합법화에서 아주 살짝 한단계 더 나간 사회일뿐입니다. 재화로 인정받은 섹스가 섹스와는 전혀 상관없는 상품의 판촉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그것이 영업사원이나 서비스 종사자들에게 강요되는 상황 말입니다.

 

네. 망상이라고요 망상.

    • 이거 참 어려운 문제 입니다 한동안은 별 달라질거 같지 않아요 20년 후에나 합법화가 되든지.
    • 성매매 합법화 여부가 실제 성매매가 얼마나 일어나냐의 정도에 결정적 요인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사실 집창촌이나 장안동 같은 사례만 해도 부동산 개발 논리에 의해 그리 된 것 뿐이죠. 실제 성매매가 얼마나 버라이어티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모르시진 않을 겁니다. 만연한 성매매의 해법이 강력한 단속일까요? 저는 차라리 기업이나 기관의 판공비나 접대비 사용 쪽에서 해법을 찾는 게 백만배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 dos/
      그건 모르는 일이죠. 전 성매매가 성립되는 원인 중 단속과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비용요인은 둘째치고)단속과 규제, 통제가 확실하고 강력하며 지속적이고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단속이 성매매의 해법은 아니더라...라는 결론이 도출되어야 하는데, 지금 8시 30분이군요...수원역만 나가도 막 문을 열고 한창 호객행위를 하는 아저씨 아줌마들이 지나가는 남자들 붙잡고 놀다가라고 얘기하는게 현실입니다. 한국사회에 모든 계층, 환경에 걸쳐서 제대로된 단속이 이루어진 적이 얼마나 있습니까?
    • 메피스토/

      저는 앞서 언급한 접대비 판공비 얘기도 그렇고, 가령 법 집행을 엄정히 한다면 성노동자보다는 성매수자에게 엄격히 한다던가(실제는 그 반대죠) 식의, 구체적이고도 성 소비 문화를 근저에서 바꿀 움직임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무턱대고 법대로!라면 실제 현실은 법대로가 아니라 딱 세상 입맛에 맞는 만큼만 법대로인 것 같습니다. 성매매 중에서도 대세에서 한참 벗어난 집창촌이 부동산 논리로 타겟이 되듯이요.
    • dos/
      무턱대고 법대로가 아니죠. 법이나 제도는 현대사회에서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거치고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의 행태를 함에 있어 결정적인 동기가 되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사회에서 사회의 구성원이 법을 어겼다면 그것은 그 구성원이 '처벌의 감내'라는 가격을 지불할만큼 자신의 인생을 포기했거나, 혹은 그 처벌이라는 가격이 너무 싼 것이거나, 그 처벌을 여러 다른 제도, 다른 법률적인 방법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각각일수도 있고, 겹칠수도 있지만 어쨌든요. 그렇다면 문제는 제도를 어떻게 확립하고 얼마만큼 확실하고 강력하게 시행하는가가 관건 아닐까라는 것이 성매매&규제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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