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노래방 도우미

0.

긴 글을 썼다 지웠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난상토론이 되길 원하진 않으니까요.

 

 

1.

요즘엔 제법 짬도 차서 어지간하면 도망가도 문제가 없고(직장생활이 벌써 9년째네요)

본사로 들어와서 회식자리 자체가 줄고 해서

노래방엔 일년에 한 두 번도 갈까 말까지요.

 

사실 노래는 잘 못 부르지만, 노래방은 좋아합니다.

코인제 노래방 기계때부터 좋아했어요.

말 그대로 "방"인지라 마이크에 대고 노래를 부르면 막 울리잖아요.

운전하면서 가끔 차안에서 노래를 불러도 노래방 맛이 안나요.

요컨데,

전 노래방을 좋아하는데, 노래방에 자주 못가요.

 

 

2.

이유?

네.

도우미들 때문이에요.

고등학교 시절(대학생이었을땐, 가뭄에 콩나듯, 여자 동기들이나 후배들이 끼어 있었죠)에는

참 재미있었어요.

남자들끼리 가면, 막춤도 추고 서로 자기 노래 많이 부르려고 난리가 아니죠.

아주 유쾌해요.

아니면, 가끔 바람을 맞았을때 두세명이 가서

시간 끝날때까지 발라드-발라드-발라드 만 불러제낄 때도 있구요.

 

그런데,

회사에 들어오니, 뭔가 다르데요.

도우미 들이 들어와요.

신입사원이었던 우리들의 큰누나~이모뻘되시는 분들..

몇몇 고참들때문에 뭐라 말도 못하고 있긴 하지만,

참 싫었습니다.

제일 큰 방이라고 해도

우리 직원들 대여섯명에 도우미 누님 두세명이면 완전 비좁아요.

노래도 막 못부르고

댄스곡 나오면 자동으로 일어나서 춤 비슷한 거라도 춰야하고

숨차다 싶으면 부르스가 가능한 노래도 불러야 하고...

게다가 윗분들이 모르는 최신곡은, 막내들 말고는 부르지도 못했으니까요.

 

 

3.

작년 연말에 간 게 가장 최근이 되겠네요.

회사 근처에 있는 노래방이었는데,  그날은 제가 빠져나갈 수 가 없더라고요.

신입사원때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 때보다 능숙하게 트로트를 선곡해서(그 나이때 고참들 취향이 정말 다 비슷해요) 부르고

가끔 분위기 띄우는 노래 틀고 망가지듯 노래 부르고

중화반점으로 쇼타임~ 한 번 땡기고...

(가격의 스케일은 엄청 커졌더라구요. 그 돈이면... 한우라도 먹을 수 있었을텐데, 얼어죽을 양주는...)

 

4.

왜 이런 글을 적었냐구요?

제가 잘못 생각하는건가 하는 의문이 들어서요.

 

도우미 누님들(거의 1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저보다 어린 분들은 거의 보질 못하네요)이

들어와서 같이 노래를 부르는게 '성매매'에 범주에 들어가고, 또한 지탄받을 일인지요.

이 누님들을 쫓아낼 순 없으니(제 의지로 우리끼리 있을 순 없으니)

그냥 놀 뿐이에요.

무슨 신체적 접촉? 그런거 없습니다. 도우미를 부르신 고참들이야 부르스를 추며 접촉(?)을 하긴 하지만요.

우리 사무실이 웃겼던건지 모르지만,

여직원이 한 분 계셨는데, 가끔 같이 노래방에 왔어요.

여직원이 있어도

높으신 분들은 도우미를 불렀고... 무슨 문제 있는건 없었어요.

 

아니면, 제가 모르는 무슨 다른 노래방의 세계가 있는 것인지.

 

 

5.

노래방은 그냥,

도우미들 부르는게 싫지만,

의사결정권자들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같은 공간에 있을 뿐입니다.

마님에게도 말을 해요.

노래방 간다~ 갈꺼다~ 뭐 이렇게 얘기하는 게 아니라,

그 한시간 동안에 전화가 왔을때 말해요.

어쩔수 없이 왔고, 내가 접대(?)중이야.. 뭐 이렇게 말하죠.

개인적으로 제가 떳떳하기 때문에, 숨기는 것보단 낫다고 봐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 겠지만,

그리고 자주 가지도 않는 노래방이지만,

"사나이의 노래방에 대한 로망을 매도하지마~~~" 의 기분으로 몇 글자 적었네요.

 

언제 고향 내려가서 친구들이랑 노래방 한 번 가야겠네요.

후평파출소 네거리에 다비드 노래방.. 아직 있으려나 ㅋ

    • 이 정도는 사실 수인을 해요. 굳이 까탈떨며 나올 필요도 없구, 저라도 굳이 안 나왔을 것 같아요.
      여기서 좀 더 심각한 수준이라면 또 모를까.
      그런데 친구들과 같이 가는 자발적 성구매가 되면 뚜껑이 열리더라구요. 그건 진짜 못 참겠어요.
    • 엘케인님이 모르시는 노래방의 세계가 있습니다.
      성추행 정도 수준에서 완전 성매매 정도의 수준까지 가는 곳도 있다고 하더군요..
      (부산이나 울산쪽이 그렇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저도 비슷한 글을 쓰려다 말았는데..
      저희 동네는 엘케인님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도대체 왜 도우미들을 부르는지 모르는.. 돈도 아깝고..)
      서울은 다들 성매매 하는 분위기인가 싶어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거든요..
    • 직장상사들에게는 만연해있는 문화인가요? 그걸 인정하고 말고 이전에 그 분들의 문화형성이 더 궁금하네요.
      노래바도 아니고 노래방이 언제부터.
    • One in a million // 음.. 저 정도 수준이라도, 자발적으로 가서 부른다면, 성구매가 맞겠죠? 남자들이 가서 돈으로 여성 도우미를 부른거니...
      도야지 // 저도 소문은 들었습니다만, 그게 '친구의 친구'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 처럼 명확하지 않은 이야기라서요.
      그리고, 돈은 정말 아까워요. 그 돈으로 맛있는 맥주집이나 사케 마시러 가면 좋은데..
      아.도.나이 // 그게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지금 다니는 곳이 세번째 사무실인데, 첫 현장은 위의 분위기였고,
      두 번째 현장에선 노래방 자체를 안갔어요. 본사에 오니, 워낙 사람이 많아서...
      댓글을 쓰다보니, 특정 몇몇 사람들의 문제일 수 있네요. 그네들이 움직일수 있는 사람들을 끌고 들어가는 형국...
    • 모든 것은 케바케.. 듀게는 역시 케바케죠
    • 엘케인/ 돈으로 불렀다고 하더라도 본문에 쓰신 것처럼 그냥 노래만 같이 부르고 손잡기나 어깨동무 등의 가벼운 스킨쉽이라면 성매매로 보기는 어렵겠죠. 거기서 한 단계만 앞으로 나간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 근디 돈내고 그 누님들 부르는 그 어르신들은 비좁은 노래방에 불편하게 박자맞춰주는 누님들이 있는게 재미있을까요?
      젊은이들은 원하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고(?) 재밌지도 않아하는데. 참 이해안되는 문화예요.
      사나이의 노래방 로망을 뭐라고 하는 사람 있나요? '노래방'자체가 문제가 되는게 아닌데요. 노래방 가서 노래 부르고 노는거 한국 사람 80%쯤은 좋아할겁니다(%는 신경쓰지 맙시다 ㅋㅋ). 여자들은 노래방가서 노래 안하나요 뭐? 즈도 고딩때 야자째고 노래방 ㅋ대딩때 공강시간 노래방에서 죽돌이 좀 했는데요 ㅋ
      노래방에서 원치도 않게 재롱잔치 하고 술도 마셔주고 언니들도 옆에 앉혀야 하는 것이 접대 문화라는 것도 불만이지만(이건 내가 거부 한다고 되는게 아니라는것도 아니까 많은 마나님들이 이 악물고 참고 넘어가는거죠)
      접대의 범위를 넘어서서 친구들끼리의 유흥으로 '도우미'를 부르는 사람들에 대한 문제제기 아닌가요.
      이렇게 건전한 노래방 로망에 묻어가시면 그 사람들 변명밖에 안되는데요.
      그리고 님이 모르는 노래방 세계가 있다는게 정설인것 같습니다. 영화 드라마에도 나오지 않나요 그런거.. 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거 안한다고 믿는게 좋겠죠...
    • 피노키오 //
      1. 대게 당신들은 즐기고 있었지요. 그 분들은 거기 안가도 그만인데, 나름 밑에 직원들 챙겨준다는 의미로 도우미를 불렀겠죠.
      2. 제가 알기로는 그런 곳-님이 모르는 노래방 세계-은 노래방이 아닌걸로 알고 있어요. 술집에 노래방 기계가 있는 거죠.

      게다가 노래바(하고 밑에 마이크나 하트 등으로 '노래방'으로 읽히게 해 놓은 곳도 있고), 노래밤(역시나 ㅁ과 ㅇ이 헷갈리게..) 등등
      노래방처럼 간판을 달아놓은 술집도 있구요.
      본가가 있던 사당동 주택가 초입에 있는 노래'밤'을 본 이후로 주시해서 보는데,
      이거 대학가 근처 말고는 '노래방'이 거의 없더라구요.
      번화가 다닐때 한 번 찬찬히 봐 보세요. 정말 노래밤, 노래바 로 된 간판 많을거에요.

      아무튼, 물타기하려는 건 아니었는데, 본의아니게 물타기가 되어버렸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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