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입원한 아기

...머리숱이 많아서 사진을 찍어놓으면 제 나이보다 먹어보이는데, 생후 49일, 실측중량 4.5킬로그램의 조카군입니다.

손이 다친 게 아니라, 수액 주사바늘 안 빠지게 고정시켜 놓은 거.


조카는 생후 30일에 탈.장.(검색으로 동생 부부가 이 글을 찾아낼까봐 ㄷㄷ) 진단이 나왔어요.

이게 저희집안 고질병인지 유전병인지, 아버지, 저, 남동생에 이어 조카까지.; 

...아버지가 참 미안해하시더군요. 


수술 자체는 제가 수술받던 20년 전에도 '수술 축에도 안 낀다'고 할만큼 간단한 것이긴 하지만,

조카는 너무 어리다보니 전신마취 수술한다는 게 좀 ㅎㄷㄷ. 거기에 수술전 금식 얘기가 나오면 으헉.

(주변에 아기가 없는 분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낮에는 두시간 밤에는 서너시간에 한번 정도는 먹지 않으면...난리납니다;)


아무튼 조카는 오늘 입원, 내일 수술&퇴원(경과 별일 없으면) 예정으로 병원에 갔고,

잠시 후 무엇을 빠뜨렸으니 가져오너라 하는 명을 엄마님에게 받고 설렁설렁 가봤습니다.


아기를 맡겨놓고(물론 제가 아니라 아기 할머니인 저희 엄마한테;) 동생 부부가 밥먹으러 간 사이 검사하러들 몰려들더군요.;



체온 - "아가 울 텐데..." 하시기에 "잉? 안 울어요."라고 답해드렸음. 귀 체온계 정도야 뭐...



맥박 - 가슴에 청진기를 대고 시계를 들여다보며 측정. 우는 건 아닌데 "끼양! 꺄앙!"(정확한 표기 불가한 소리;) 하며 싫어하더군요. 



혈압 - 무려 간호사가 두 분이나 오셨어요. 꺼내든게 팔뚝에 밴드 감고 기계 작동하면 압박 가해지는 그 혈압계라서, 아 이번에는 진짜로 울겠구나 했습니다.

혈압계 밴드를 푸는데 밴드 폭이 아가 팔길이를 2/3은 감쌀 지경. 제일 작은 거라는데. 


간호사 한 분이 측정 들여다보고 다른 분과 엄마, 저는 아기 붙들고 측정을 시작했는데, 안 울더군요.

와아 기특해~ 했는데 측정 실패. 2차도 실패. 

조카는 아픈 눈치는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잡고 안 놔주니 버둥버둥. 

간호사가 "너 자꾸 움직이면 또 재야 한다?"고 했더니 마치 알아듣기라도 한 것처럼 "이앙!" 하고 화난 소리를 지름.;


"너무 작아서 안 되는데요?" "일단 그렇게 적어놔, 꼭 필요하다고 하면 소아과 가서 ***빌려다 하든가 해야지."

라고 이야기를 나누며 간호사들 퇴장.


후에 생각해본 결과, 아기 팔이 너무 가늘다보니 충분히 압력이 가해지지 않음 -> 측정실패 / 아기도 아프지 않으니까 울지 않았음 이란 결론에 도달.; OTL


그 담에 아기 부모가 돌아와서, 수액 주사 맞으러 위층 주사실로. 

소아병동 주사실이 따로 있다는군요. 어린이들은 워낙 혈관이 가는 데다가 움직이지 않게 고정시키는 것도 신경써야 하니까요.


주사실 앞엔 어린이들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고, 보호자는 밖에서 기다리게 한다고.

(전 병실에서 짐 지키느라 안 따라갔고)


부모님 증언에 따르면 안내문을 읽고 걱정하며 기다리고 있자니, 생각보다 빨리 "들어오세요~" 하더니, 

"이런 어린 아기가 주사 찌르는데 안 우는 건 처음 봐요!" 하고 아기를 내주더랍니다.


사실 저도 좀 놀랐어요. 저번에 검사차 목에서 채혈할 때는 조카가 너무 울어서 얼굴에 실핏줄이 다 터져나갔다고 했는데.;

그 뭐냐, 휴먼다큐 사랑의 서연이 생각도 나고... 그 아가도 팔에서 채혈할 때는 순순히 받아들였는데 목에서 한다니까 목은 안된다고 울어댔죠. 전 플짤만 봤는데 눈물나더라고요.

http://hgc.bestiz.net/zboard/view.php?id=gworld0707&page=1&sn1=&divpage=63&sn=off&ss=on&sc=off&keyword=%C8%DE%B8%D5&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31926

(자동재생)


조카 자는 거 보고 나오는데... 아기띠로 엄마 품에 안긴 아기, 이동침대 탄 아가 등등 여기저기 수액 꽂은 어린이들. 

저 어린애들이 다들 무슨 병일까 생각하니 깝깝 답답합니다. 역시 건강이 최고...

    • 갓난 아기가 고생했네요. 얼굴에 땀인가요? 금세 회복해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랄 거에요.
      저도 아픈 사람들 다 안타깝지만 아기들이 제일 깝깝 답답해요.
    • 저도 1살쯤 될 적에 급성콜레라 때문에 고생했다고 부모님이 그러시더라구요. 입술이 파래서 이러다가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셨대요. 게다가 아버진 숙직이라 오지도 못하고..부모가안됐어도 이 심정이 괴로운건 아는데
      직접 겪는 분들은 어떨지 상상이 안되죠.
    • 아기가 힘겨워보여요. 수술 잘하고 건강해졌으면 좋겠네요!
    • 머리숱이 많아서 한참 큰 아이인줄 알았어요.
      49일된 아기라니 너무 안쓰럽네요. 만지기도 조심스러울 땐데..
    • 아이가 고생하네요. 그런데 머리숱이 정말 많아요. 저희 조카는 200일 가까이 되는데도 아직 동자승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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